닥플 플러스
의료 전문직업성 구현을 위한 '의사면허관리원' 필요성
비윤리적이거나 전문성이 결여된 의료 행위에 대해 의료계 내부의 전문가들이 직접 심사하고 징계함으로써 실효성 있고 객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마약 불법 투약대리수술 등 중대한 비윤리적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지체 없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중앙윤리위원회 심의징계, 사법당국 고발, 보건복지부 면허 자격정지 요청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선진국 수준의 근본적인 자율규제(Self regulation)와는 거리가 있다.
보건의료인 감독과 징계 권한이 있는 정부는 법률에 따른 처벌과 처분이라는 타율 규제(External Regulation)만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사회적인 의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전문직 자율규제를 외면한 채 관주도의 시대착오적인 대책을 제시하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사회적 지탄을 받은 의사라 할지라도 자율규제의 틀에서 벗어나 처벌과 행정처분 기간만 지나면 버젓이 개업이나 취업을 하고 있다. 이는 의료윤리와 전문성에 입각한 전문직 자율규제 시스템이 부재해서 발생하는 문제임에도, 그로 인한 사회적 비난은 의사단체가 대신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내 소수의 공무원이 60만 명에 달하는 보건의료인력의 면허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구조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의료분쟁이나 사고 발생 시 환자나 보호자가 불만이나 문제를 접수해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문 기구도 없다. 따라서 자신이 입었다고 생각하는 억울함과 피해를 언론이나 시민소비자단체 등 전문성이 없는 단체에 제보해 여론재판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부적절한 의료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사회적 기제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반면, 캐나다영국프랑스 등은 자율규제를 시행하는 독립적인 의사면허관리기구가 의사면허를 관리하며, 비윤리적인 의료행위와 전문성을 결여한 진료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가짜 진료가짜 환자 등 거짓청구를 집중 적발하겠다며 기획조사에 나섰다. 실제로 하지 않은 진료행위를 한 것처럼 속여 진료비를 청구하는 행위는 건전한 의료 질서를 해치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는 기획조사를 통해 적발된 거짓청구 요양기관에 대해 부당금액 환수 외에도 국민건강보험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최대 1년간 업무정지, 과징금 부과, 거짓청구 기관 명단 공표, 자격정지 등 실효성 있는 제재를 부과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 주도의 징계와 과징금자격정지 등으로 의료행위에 대한 사회적 불만과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 주도의 도수치료 관리급여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진정한 의료개혁을 하려면 전문지식을 갖춘 의사 스스로 주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치 규제는 근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과잉 진료나 소극 진료 등 왜곡된 풍선효과만을 초래할 것이다. 의료개혁이 국민 의료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의사 전문가 주도의 자율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선진국의 면허관리기구는 의사와 사회 구성원이 함께 구성한 입법공익단체다. 이 단체의 역할은 의사가 전문인으로서 자율규제를 시행해 사회적 신뢰와 명예를 스스로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자율규제는 사전 예방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추며, 의료인 개인별로 안전하게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관리한다. 따라서 자율규제는 의사 사회 내에서도 별다른 저항 없이 수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자율규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시민단체의료계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국형 면허관리원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전문직 자율규제와 공정한 책임체계를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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