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병원은 기업 아닌 지역의료 인프라" 가업상속공제 제외 철회 촉구
대한병원장협의회가 정부의 2026년 세법개정안에서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지난주 대한중소병원협회의 비판 기자회견에 이어, 병원장협의회 역시 비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병원장협의회는 18일 아스팔트 위에서 말라 죽어가는 의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기반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정책 오류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6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기업 승계 지원을 위한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손질하면서 병원을 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병원장협의회는 기업의 원활한 상속과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을 배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재 지방 중소병원의 현실을 비 온 뒤 아스팔트 위에 놓인 지렁이에 비유하며 지역의료 현장이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소병원의 경영권 승계가 어려워질 경우 지방 의료공백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승계를 포기하는 병원이 늘어나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지방의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외과 수술실이라며 분만할 곳이 없고 응급환자가 갈 곳이 없는 지역의 비극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의료 강화와 필수의료 확충 정책 역시 중소병원의 역할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며 정작 현장을 지탱하는 의료기관을 세제 개편으로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 승계를 단순한 재산 상속이 아닌 의료서비스의 연속성 유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병원에는 의료진과 직원, 환자와 가족, 그리고 오랜 기간 지역사회와 함께 구축해 온 의료 인프라가 존재한다며 중소병원이 상속세 부담으로 폐업하거나 매각될 경우 피해는 병원 운영자 개인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의료진 모두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병원의 가업승계 배제 조치가 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정책이라고도 비판했다.
협의회는 세금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듯 병원에 대한 가업승계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의 몰락은 예정된 수순이라며 단순한 조세 형평성 문제가 아니라 의료공급체계 유지라는 공공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업승계 필요성이 큰 중소병원 상당수가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방에 위치해 있으며,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외과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협의회는 정부가 이번 개정안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지방 의료기관이 상속세 부담 아래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지역의료 말살과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정부는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한 방안을 재검토하고, 병원의 공공적 역할과 지역의료의 연속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승계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병원장협의회는 오는 19일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대한분만병의원협회와 함께 가업상속공제 대상 병원 제외 관련 합동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래 대한병원장협의회 성명 전문.
아스팔트 위에서 말라 죽어가는 의료
비 온 후 아스팔트 위에 올려 진 지렁이
대한민국 중소 병원들이 마주한 참혹하고 비장한 자화상이다. 대한민국의 지역 의료와 필수의료의 최전선을 지켜온 우리는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번 개정안은 원활한 기업 상속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명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국민의 생명 및 건강과 직결된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전면 배제하는 치명적인 악수를 두었다.
지방의 중소 병원들이 문을 닫는 순간, 지역과 필수 의료의 심장도 함께 멈출 것이다. 정부가 추진해 온 지역의료 강화와 필수의료 살리기 역시 이러한 중소병원의 역할 없이는 결코 완성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과도한 세금 부담을 이기지 못해 승계를 포기하고 사라질 병원들은 지방의 소아과이고, 산부인과이며, 외과 수술실이 될 것이다. 차가운 새벽 숨넘어가는 아이를 업고 달릴 곳이 없어지고, 분만할 곳이 없어 먼 타지로 떠나야 하는 지방의 비극은 이제 지옥이 될 것이다.
의료기관은 단지 물려받는 유산이 아니라 연속성이 담보되어야하는 책임이다. 병원의 승계는 단순히 개인의 재산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문제가 아니다. 병원에는 의료진과 직원이 있고, 수많은 환자와 그 가족이 있으며, 오랜 시간 지역사회와 함께 형성해 온 의료의 연속성이 있다. 중소병원의 경영권 승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과도한 세 부담으로 인해 폐업이나 매각을 선택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병원 소유자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사명감과 소명의식으로 뭉쳐진 의료인들에게, 정부가 외치던 지방 시대와 필수의료 살리기가 결국 고사(枯死) 작전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다.
가업승계 대상에서 병원을 배제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정책과 매우 흡사하다. 세금이 부동산 시장을 악화시키는 것처럼, 병원에 대한 가업승계 세제혜택이 사라지면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의 몰락은 예정된 수순이다. 정책의 당초 목적만을 바라보고 현장의 현실과 시장의 반응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경우, 선의의 정책이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세제 역시 마찬가지다. 병원의 가업승계를 제한하는 것이 단순히 조세 형평성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료 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세법개정안의 혜택을 받아 가업승계를 유지해야 하는 중소 병원들은 주로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방에 집중 분포해 있으며, 특히 이들은 현재 대한민국 의료의 아킬레스건이자 가장 시급한 필수의료 영역인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를 묵묵히 지켜내고 있는 지역 의료의 핵심 보루들이기 때문이다.
비가 그치면 지렁이는 결국 죽는다. 정부가 이 비정한 세법개정안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지방의 필수 의료기관들은 상속세라는 무거운 뙤약볕 아래 방치될 것이고, 그 결과는 명확하다. 타도의 대상인 병원만 죽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료, 필수의료는 말살되고, 그 뒤는 말 할 필요조차 없다.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도 지역주민을 위해 버텨온 중소병원들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지역의료의 빈자리는 되돌릴 수 없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고, 병원의 공공적 역할과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의 연속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승계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 8. 18
대한병원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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