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고 이태석 신부 제자, 남수단 최초 신경과 전문의 됐다
고 이태석 신부의 제자 조셉 볼(Joseph Bol)이 남수단 최초의 신경과 전문의가 됐다. 어린 시절 이태석 신부를 만나 의사의 꿈을 꾸던 소년이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의로 성장한 것이다.
조셉이 의사의 꿈을 이루기까지 국경을 넘어선 특별한 인연이 있다. 고 권성현 군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백혈병 진단을 받고, 서울의대학에 합격했다. 하지만 끝내 의사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고 권성현 군의 부모는 아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다른 청년을 통해 이어가고 싶다며 이태석재단에 6년간 학비를 기부했다.
이태석재단은 조셉을 권성현 장학생으로 선발, 전문의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도왔다. 조셉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대학교 교육병원인 블랙 라이언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남수단 최초의 신경과 전문의가 됐다. 블랙 라이언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친 박기범 하버드의대 교수(신경외과)도 조셉이 전문의로 활동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다. 박 교수가 당시 지도한 제자가 조셉의 지도전문의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를 직접 찾아 조셉을 만난 구진성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 대표는 조셉은 블랙 라이언 병원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의사라면서 무엇보다 조셉의 방에 이태석 신부님의 사진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셉 군은 학비를 후원한 고 권성현 군의 부모에게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두 분께 받은 사랑과 도움을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고 이태석 요한 신부(1962-2010년)는 1962년 이봉하신명남 씨의 4남 6년 중 아홉째로 태어나 부산 경남고와 인제의대(1987년 3회)를 졸업하고, 이듬해 인턴을 수료했다. 군의관으로 전역한 뒤 살레시오회에 입회하면서 사제의 길을 걸었다. 사제 서품을 받은 직후 그는 망설임 없이 가장 헐벗고 가난한 아프리카 남수단으로 향했다.
남수단 톤즈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의사이자 교육자로, 건축가이자 음악가의 모습으로 살았다. 20년 동안의 오랜 내전으로 마음을 다쳐 감사함을 모르던 주민에게 사람은 본시 따뜻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2008년 휴가차 귀국해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하루 빨리 톤즈 아이들에게 돌아가겠다며 투병했지만 2010년 1월 14일 Everything is good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선종했다. 너무도 이른 47세였다.
조셉은 이태석재단이 추진한 이태석 2.0 프로젝트의 인재 양성 사업이 결실로 이어진 첫 사례다. 이태석재단은 지난 7월 고 이태석 신부의 제자 9명을 한국으로 초청, 원광의과에서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의대를 졸업했거나 의대 6학년에 재학 중인 예비 의료인들이다. 원광대는 이들의 연수를 위해 수업료와 기숙사를 무상으로 지원, 남수단 의료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조셉의 사연은 유튜브 채널 구수환 PD의 공감 36.5을 통해 전파를 탔다. 구수환 PD는 KBS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2010년)를 통해 고 이태석 신부가 세상에 전한 사랑공감섬김희생의 정신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2020년에는 후속작 부활을 통해 이태석 신부가 남긴 사랑의 씨앗이 톤즈 제자들과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영상에 담았다.
이태석재단(https://www.leetaeseokfoundation.org/)은 고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계승해 교육의료식수 지원 등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펼치는 UN NGO(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보유) 공익법인이다. 남수단과 우크라이나 등 도움이 필요한 지역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이태석 2.0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 혁신을 지원하고 있으며,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이태석리더십아카데미를 통해 나눔과 섬김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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