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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의사면허 관리 '사후 처벌' 구조 벗어나 '사전 자율관리' 전환해야

송성철 기자2026.08.17 11:40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허정식(비뇨의학과)·김현주(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의료법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의사 면허 관리의 현황과 이에 대한 자율규제'를 통해 사후 처벌과 일방적 국가 통제의 한계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정부의 일방적 정책을 지적했다. 교수팀은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허정식(비뇨의학과)김현주(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의료법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의사 면허 관리의 현황과 이에 대한 자율규제를 통해 사후 처벌과 일방적 국가 통제의 한계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정부의 일방적 정책을 지적했다. 교수팀은 단순히 숫자를 늘리거나 강제로 묶어두는 방식은 교육 부실화를 유발해 면허의 공공성을 훼손한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 대안으로 전문직 자율규제(Self-regulation) 체계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의협신문

국민과 정부의 신뢰를 받는 전문직의 핵심 가치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현행처럼 범죄 발생 후 면허에 제재를 가하는 정부 중심의 타율적인 행정사법 처벌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가 집단 스스로 윤리와 진료 역량을 철저히 검증하는 자율규제에 기반한 사전관리체계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허정식(비뇨의학과)김현주(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의료법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의사 면허 관리의 현황과 이에 대한 자율규제를 통해 급변하는 의료 환경과 확대되는 환자의 권리 속에서 의사의 직업전문성과 사회적 책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수준의 독립적인 의사면허 자율규제 기구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허정식김현주 교수팀은 정부가 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명분으로 과학적 근거와 세밀한 수요 예측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의대 정원 대규모 증원 정책으로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더블링(2425학번 동시 교육) 사태가 맞물려 교수인력 부족교육 부실화 등 의학 교육이 극심한 파행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역필수 의료 기피 현상과 수도권 쏠림을 막기 위해 10년 의무복무를 강제하는 지역의사제도를 도입하며 국가 개입을 강화했지만, 오히려 의정 갈등의학교육 파행필수과 기피 심화라는 구조적 부작용만 낳았다고 분석했다.

사후 처벌과 일방적 국가 통제의 한계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정부의 일방적 정책을 지적한 교수팀은 단순히 숫자를 늘리거나 강제로 묶어두는 방식은 교육 부실화를 유발해 면허의 공공성을 훼손한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 대안으로 전문직 자율규제(Self-regulation) 체계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교수팀은 의료계가 자정 능력을 스스로 입증할 때 비로소 정부의 과도한 법적 개입을 막고 전문가로서의 소신과 자율성을 보호받을 수 있다면서 엄격한 교육과 수련, 그리고 평가인증제도(한국의학교육평가원)를 지키지 않으면 면허의 정당성과 공공성 자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교수팀은 면허 획득 이후 연간 8시간 보수교육만 이수하면 평생 면허를 유지하는 시수 위주의 형식적 관리로는 고도로 발전하는 현대의학 지식을 갱신했는지, 고령화나 질환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진료를 수행할 신체적정신적 역량(Fitness to practice)을 갖추고 있는지 전혀 평가할 수 없다며 자율규제 공백 문제를 경계했다.

자율규제의 공백 속에 대리 수술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C형 간염 집단 감염마약류 오남용 등 비윤리적 행위가 적발될 때마다 정부와 국회는 법적 처벌 수위를 극단적으로 높이는 방식을 택해 왔다고 짚었다. 특히 의료사고를 제외한 일반 범죄(교통사고 등 포함)에 대해서도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선고유예 포함)을 선고받으면 즉각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한 의사면허취소법을 대표적인 처벌 위주의 극단적 행정 규제 사례로 꼽았다.

교수팀은 행정적사법적 규제는 환자에게 이미 피해가 발생한 뒤에야 작동하는 사후 약방문에 불과하다면서 대법원 최종 판결 전까지는 위험한 진료를 선제적으로 차단할 권한이나 장치가 없어 환자 안전 보호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의료 선진국들은 의사 전문가 단체 스스로 윤리적 기준을 세우고 문제 소지가 있는 동료를 선제적으로 조사징계하는 자율규제 시스템을 확고히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국의 면허총괄기구인 GMC(General Medical Council)는 국가와 분리된 완전한 자율적 독립기관이다. 영국의 의사들은 면허를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5년마다 지식진료 성과환자와의 의사소통신뢰 유지 등 다방면에서 능력을 검증받는 면허 재인증(Revalidation) 절차를 거쳐야 한다. GMC는 환자의 불만을 직접 접수하고, 의사가 진료에 적합한 역량을 갖추었는지 조사할 권한이 있다.

미국 역시 각 주 단위로 독립적인 의료위원회(SMB)가 구성해 면허 발급갱신자율 징계를 총괄한다. 미국의료위원회연맹(FSMB)은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AI 기반 임상 의사결정에 대한 감독 범위, 원격진료 확산에 따른 처방 가이드라인, 의사 노조 결성과 파업이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최신 규제 정책(2026-2027)을 선제적으로 채택, 진료 현장을 효율적으로 지휘하고 있다. 이는 법 개정에 수년이 걸리는 국가 주도 규제보다 훨씬 빠르고 유연한 대처다.

일본은 후생노동성 산하에 의료심의위원회를 두고 있으나, 실질적인 징계 심의는 의료 전문가와 법조인이 참여하는 동료 평가(Peer review)를 거쳐 결정한다. 후생노동성은 전문가의 윤리적 판단 결과를 그대로 반영해 행정처분을 내림으로써, 행정 규제 속에 전문가의 자율적 판단을 깊숙이 융합시켰다.

교수팀은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등 타 전문직종처럼 의사 단체에 법률에 근거한 자율 징계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호사는 변호사법(제90조, 91조)에 따라 대한변호사협회가 직무상 의무 위반이나 품위 손상에 대해 영구 제명정직 등의 징계를 독자적으로 내릴 수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비윤리적 회원을 인지하더라도 강제 조사권이나 실효적 징계권이 없어 스스로 자정(自淨)할 수 없는 기형적인 구조에 갇혀 있다는 것.

교수팀은 실효성 있는 면허 자율규제를 위한 구체적인 과제로 ▲단순 시간 이수형 보수교육 폐지 및 환자 안전윤리 기반 교육 강화 ▲의사의 신체적정신적 진료 역량을 점검하는 주기적 평가 도입 ▲동료 평가(Peer Review) 시스템 및 비윤리 행위 신고조사 체계 구축 ▲전문가 집단의 징계권이 보장된 독립적 면허관리기구 법제화 등을 제안했다.

교수팀은 최근 의협 산하에 대한의사면허관리원이 출범한 것은 고무적인 첫걸음이라면서 이 기구가 실질적인 면허 재인증과 징계 기능을 수행하려면 반드시 의료법 개정을 통한 권한 위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교수팀은 자율규제는 국가가 전문직에게 조건 없이 베푸는 특권이 아니다. 내부의 비리를 묵인하지 않고 타 직역과 협력하며, 환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사회로부터 획득해 내야 하는 치열한 반대급부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주도의 획일적 사후 처벌에서 벗어나, 의료계 스스로 엄격한 교육과 윤리 기준을 정립하는 자율규제 체계로의 전환만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실효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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