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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SSRI 복용 논란 속 "우울증이 더 큰 위험 초래" 연구 주목
임신 중 주요 우울장애(MDD)를 치료하기 위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사용하는 것이 산모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SSRI 자체의 위험보다 치료되지 않거나 충분히 치료되지 않은 산모의 우울증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 D.C. 어린이국립병원(Childrens National Hospital) 발달뇌연구소(Developing Brain Institute)의 캐서린 L. 위스너(Katherine L. Wisner) 박사 연구팀은 임신 중 MDD와 SSRI 치료가 산모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특별 커뮤니케이션을 12일 JAMA Psychiatry에 게재했다.
미국에서는 임신부의 약 5~6%가 SSRI를 복용하고 있으며, 주로 MDD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다. 임신 중 MDD 유병률은 약 12%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 상당수가 관찰연구라는 한계가 있지만, 누적된 근거를 종합하면 SSRI와 주요 임신소아 발달 이상 사이의 연관성 상당 부분은 약물 자체보다 기저질환인 산모의 MDD와 관련 요인으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MDD가 있는 임신부는 조산 위험이 46% 높았으며(OR 1.46), 저체중아 출산 위험은 약 90% 증가했다(OR 1.90). 제왕절개 분만도 3.5%포인트 높았고, 임신오조 위험은 약 5배 증가했다(OR 5.2).
우울 증상은 고혈압과 자간전증 위험을 약 3배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정서적 스트레스에 따른 교감신경 및 아드레날린성 활동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태아와 영아의 뇌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태아의 뇌 구조와 기능적 연결성 변화, 영아의 정서조절수면 문제 등이 보고됐다. NIH ECHO 연구에서도 임신 중 스트레스와 우울 증상이 자녀의 정신과적 증상 증가 및 인지능력 저하와 연관됐다.
연구진은 산모의 정신질환을 단순한 약물 연구의 교란변수가 아니라 태아가 실제로 노출되는 중요한 환경 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신 중 SSRI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은 임신부 대상 무작위 위약대조시험이 거의 없어 대부분 관찰연구에 의존한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특히 SSRI를 복용하는 여성은 우울증이 더 심하거나 재발성만성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아 적응증에 의한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 연구에서는 임신 1분기 SSRI 노출과 선천성 심장기형 사이에 2~3배의 위험 증가가 보고됐지만, 이후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산모의 MDD와 사회인구학적임상적 특성을 보정하자 이러한 연관성이 크게 약화되거나 사라졌다.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등 장기적인 신경발달 결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SSRI 노출과 ASD 사이의 연관성은 산모의 MDD와 유전적가족적 요인을 보정하면 크게 감소했으며, 형제자매 비교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신경발달장애와 ASD, ADHD 등에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현재까지 축적된 근거를 고려.하면 SSRI가 선천성 기형이나 ASD를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관찰연구의 특성상 작은 위험이나 중간 정도의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며, 불완전한 교란요인 보정과 노출질환 분류 오류 등의 한계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SSRI 치료의 효과 역시 임신부 대상 무작위 임상시험 부족으로 근거가 제한적이다. 그러나 항우울제를 중단한 여성에서 우울증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다.
한 주산기 정신의학 프로그램 연구에서는 항우울제를 중단한 여성의 우울증 재발 위험이 치료를 유지한 여성보다 5배 높았다(HR 5.0).
메타분석에서도 임신 중 항우울제를 중단한 여성의 우울증 재발 위험이 치료 지속군보다 높은 경향이 확인됐으며(RR 1.74), 중증 또는 재발성 우울증 환자에서는 재발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RR 2.30).
반면 경증중등도 우울증에서는 위험 증가가 상대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모든 임신부에게 SSRI를 일률적으로 지속하거나 중단하도록 해서는 안 되며, 우울증의 중증도와 과거 재발 횟수, 현재 증상, 치료 반응, 환자 선호도 등을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SRI가 심각한 장기적 위험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제한적이지만, 신생아기에 일시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임신 중 SSRI에 노출된 신생아의 최대 30%에서 신생아 적응장애 증상(PNAS)이 나타날 수 있으며, 떨림호흡곤란과민성빈맥수유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입원 가능성도 높았다(OR 1.5).
특히 SSRI와 벤조디아제핀을 함께 사용한 경우 위험이 더 높았다.
다만 대부분 지지요법으로 회복되고 2주 이내 증상이 사라지며, 장기적인 발달 이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임신 중 MDD 치료에서 SSRI가 여전히 중요한 1차 치료제라고 평가했다. 인지행동치료와 대인관계치료 등 심리치료와 전기경련치료, 광선치료, 경두개 자기자극술 등도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임신부가 비약물 치료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특히 정신건강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SSRI가 핵심적인 치료 수단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임신 중 SSRI 치료 여부를 결정할 때 약물의 잠재적 위험뿐 아니라 치료를 중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우울증 재발과 산모태아에 미치는 위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절대위험을 가능한 한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하고 불확실성까지 환자에게 전달하는 공동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임신 중 우울증 치료의 초점은 단순히 약물 노출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산모의 우울증을 관해시키고 재발을 예방하는 데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산모와 태아, 두 세대의 건강을 함께 고려하는 주산기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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