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법원, 전임교원 미달 대학 '교육 불인증' 처분 "정당"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이 적정 수 이상 전임교원을 확보하지 못한 간호대학에 내린 간호교육 인증 불가 판정은 정당한 행정처분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A학교법인이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이하 간평원)을 상대로 낸 간호교육인증평가 불인증 처분 취소 소송(2025구합53428)에서 원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법원이 대학교육과정 평가인증 제도를 규정한 고등교육법 제11조의2 제2항에 따른 판정이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고등교육 평가인증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한국치의학교육평가원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한국간호학교육평가원의 역할에 법적인 무게가 실리게 됐다.
사건은 A학교법인이 2024년 대학 구조 개혁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하 C대학교와 D대학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A학교법인은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두 대학 통폐합과 E대학교 출범 승인을 받은 뒤 기존 D대학 캠퍼스에 간호학과를 운영했다. E대학교는 그해 하반기에 간평원에 간호교육인증평가를 신청했다.
간평원은 E대학교 간호대학의 비전과 운영체계 영역, 교육과정 영역, 교수 영역, 시설과 설비 영역, 교육성과 영역을 평가한 결과, 인증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단기간 내에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인증 불가 판정했다. 교육부는 간평원의 간호교육 인증 불가 판정을 근거로 해당 대학 간호학과 입학정원 100% 모집정지 처분을 내렸다.
소송을 제기한 A학교법인은 인증불가 판정은 교육 여건 미비 사실을 확인하는 행위에 불과하고, 실제 불이익을 준 것은 교육부의 모집정지 처분이라며 간평원을 행정청으로 볼 수 없으며, 인증 불가 판정 역시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간평원이 교육부 장관의 인정기관 지정을 받아 그 관리감독 하에서 간호대학의 교육과정과 여건이 국가의 요구수준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인증 여부의 판정을 하는 것은 국가의료체계의 적정한 유지관리를 위한 국가사무라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간평원은 공무수탁사인으로서 행정청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간평원의 판정을 행정처분으로 볼 수 있냐와 관련해서도 인증불가 판정을 받은 간호대학은 간평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을 뿐이고, 판정 결과에 대해 교육부 장관 등 다른 기관에 의한 심사검토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면서 인증불가 판정은 간평원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등교육법 제60조 제2항의 위임에 따른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1조의2 [별표 4] 학생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의 세부기준은 의학계열 대학이 인정기관에 평가인증을 신청하지 않거나, 평가인증을 받지 않아 고등교육법 제11조의2 제2항 단서를 위반한 경우 1차 위반 시에는 입학정원의 100% 범위에서 학생 모집을 정지하도록 하고, 2차 위반 시에는 해당 학과를 폐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간호대학이 간평원으로부터 확정적으로 인증 불가 판정을 받는 경우에는 그 판정 사실 자체로 고등교육법 제11조의2 제2항 단서를 위반한 것이 되어 시정명령, 모집정지, 학과 폐지의 불이익을 받을 상황에 처하게 되므로, 인증불가 판정과 간호대학의 불이익 사이에는 실질적 견련성(牽連性)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학교법인이 인증평가 이후 비전과 운영체계교육과정시설과 설비교육성과 영역 등 사후 개선을 완료한 점을 인정하면도 핵심 평가 영역인 교수(전임교원) 영역에서의 결함은 단기간 내 개선이 불가능하므로 불인증 처분이 유효하다고 판시했다.
실제 E대학교(A학교법인) 간호학과(정원 400명)의 법정 전임교원 정원은 20명으로, 간평원 인증을 받으려면 61%인 최소 12.2명 이상의 전임교원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전임교원은 담당 분야 박사 학위와 3년 이상의 임상경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E대학교 간호대학은 전임교원 16명 중 14명이 퇴직했으며, 수 차례 초빙 공고에도 교원을 임용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C대D대 시절부터 박사학위 미소지자 비중이 높았던 데다, 교원 모집 난항으로 교육부 시정명령에 따른 재평가 신청마저 스스로 취소한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다른 영역의 지적사항이 사후 개선됐다 하더라도 교원 수와 경력 요건 미달이라는 결정적 사유는 단기간 내 충족이 어렵다면서 이러한 사유만으로도 인증불가 판정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학 통폐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학과 폐지 위험이라는 불이익이 크므로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풍부한 연구실무경력을 갖춘 전임교원을 적정 수 이상 확보하는 것은 의료인 양성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 요소라면서 A학교법인이 입는 불이익이 이 사건 판정을 통해 달성하려는 의료인 교육의 질적 수준 유지라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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