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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도 개정 '의료분쟁조정법' 우려…의료계와 얼마나 다를까?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 만들기가 한창인 가운데, 의료인뿐만 아니라 환자보호자 측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의료계의 걱정과는 관점을 달리하고 있다.
의료계는 지난 4월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이 사법리스크 완화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대통령령으로 중과실 및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를 정하는 것에 대해 의료계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우려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은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분쟁조정법의 과제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환자의 시각에서 개정법의 개선 방향을 확인했다.
국회는 지난 4월 23일 본회의를 열고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필수의료 행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일정 요건을 갖추면 형사 기소를 제한하는 공소제기 제한 특례를 핵심으로 한다.
정부는 개정법의 내년 5월 시행을 앞두고 ▲의료사고 설명의무 등에 관한 사항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책임보험 가입 의무 등에 관한 사항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심의절차를 하위법령에서 정해야 한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중과실 의료행위 범위에 대해서는 열려있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과실 의료행위는 대상 범위를 최소화해 국민적 수용성을 높이고 시행을 통한 검증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중대한 과실 범위도 법률에 획일적으로 열거할 것이 아니라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과 의료행위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험도 상대가치수가를 행위수가에 포함시킬 게 아니라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보험료를 대신 지급하는 방식을 적용해 책임보험에 의무가입도록 유인하는 방안도 있다는 제안도 했다.
안 대표는 의료사고 피해자 목소리는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국회의원도 들어주지 않았다라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환자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책임보험 제도 마련으로 폐지된 손해배상금 대불제도의 부활을 요구했다. 윤 총장은 필수의료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필수의료 보호를 이유로 환자 알 권리와 재판 절차상 권리, 평등권, 신속한 피해 구제 권리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 의사특례조항 위헌성 놓고 법조인도 엇갈려
토론회에는 다수의 법조인도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건국 이래 가장 강력한 의사 특례법이라는 비판과 함께 개정법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정민박천우신현호 변호사, 송기민 교수가 발제 및 토론자로 자리했는데, 이들은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의 위헌성을 지적했다.
박천우 변호사(법무법인 LBK평산)는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 56조는 국민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원천 봉쇠하는 문제를 담고 있는 조항이라며 의사는 헌법 위에 존재한다고 비난했다. 건국 이래 가장 강력한 의사 특례법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해당 조항은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특례를 담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의사의 업무상과실치사 범죄가 발생해 과실과 인과관계가 모두 입증돼 의사에게 책임이 있음이 명백하더라도 의료인이 손해배상금을 전액 지급하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기피는 비급여 시장, 미용의료분야의 급성장이 야기한 보상체계 왜곡, 즉 의료영리화가 근본 문제인데 이를 도외시하고 형사처벌특례로 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의사와 환자를 대립구도로 볼 필요는 없다며 의사도 의료사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의사와 환자를 대립구도로 볼 필요는 없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형사 기소를 제한하고 있는 제56조 전면 삭제,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를 위임한 제2조 제9호 내용 법률에 직접 규정 등을 주장하며 개정법 결과를 평가해 폐지할 수 있도록 일몰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현호 변호사(법률사무소 해울)는 위헌 소송을 제기할 의지까지 보이며 의료분쟁조정법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지 않는 비호환법이기 때문에 더 엄격하게 법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고위험, 중과실 의료행위는 국민 생명권과 직결되는 사항인 만큼 법률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법 전문가인 이석배 교수(단국대 법대)도 법 조항의 위헌성에는 동의했지만 이견을 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의료분쟁조정법이 특정 직군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형사처벌은 처벌대로 하고 환자 이익만을 보장해 주면 의사들이 어떻게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도 일반적인 업무상과실치사상에 형벌권을 자제하고 민사 배상을 제대로 하는 게 목적이라면서도 사망이나 중상해를 입은 의료사고에 공소제한 특례를 인정하는 것에는 위헌성이 있다고 했다.
고위험 필수의료를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어쩔 수 없는 것 아닐까 한다라며 이게 위헌이면 우리나라 행정령법은 거의 다 위헌이라며 위헌성을 부정했다.
이 교수는 너무 자세하게 법에서 규정해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포괄적으로 하면 법원에서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법률로 정하면 너무 넓어질 수 있다. 추후 열거를 포기하는 쪽으로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후 설명의무도 표현에 혼돈이 올 수 있으니 고지 의무 등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 의사 입장에 선 보건복지부 필수의료 기피 원인 해소해야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관계 부처와 협의한 내용이고, 나름대로 검토를 많이 한 법이라며 위헌까지 갈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동시에 의료계가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이유가 사법리스크 영향이 크다는 점을 다시 짚었다.
신 과장은 고위험 필수의료는 의사가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하는 행위인데 과실이 있었다고 해서 처벌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고민이 있었다라며 우리사회가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존경심을 갖고 사회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가 치료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야 우리나라 의료가 지속가능성 있을 것이라며 의료인 입장에서도 어려운 의료행위에 사고 가능성도 높은데 처벌까지 한다고 하면 안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젊은 세대일수록 그런 경향은 더 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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