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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정부-민간 긴밀한 공조 프랑스의 상시진료체계

안덕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2026.08.04 09:50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의대 명예교수)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의대 명예교수)

얼마 전 대통령이 주재한 지역 필수 공공의료 간담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전라남도 순천지역의 보건진료소장이 발언한 월요일만 아파야 해요!라는 말이 화제가 됐다.

이 발언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는 K-의료의 민낯을 보여주는 아주 명료하면서도 원초적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의료 성과는 대부분이 주중 정규 시간에 이뤄지는 진료 성과로 보인다. 주말이나 휴일, 그리고 정규 근무시간 이외의 진료를 담당하는 체계는 아직 발달단계에 있다.

비정규 시간의 진료는 주로 규모가 큰 병원의 응급의료가 중심이 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평일 의료기관 근무 시간 이외의 상황에서 응급실에 가야 할 정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생명이 위험한 상황 즉, 적어도 즉각적인 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 대부분 응급 의료기관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이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큰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프랑스의 SOS Medecins은 단순한 왕진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의 중요한 의료체계 중 하나인 상시진료제공체계(Permanence des soins)로서, 외래 위주의 일차 진료(PDSA:Permanence des soins ambulatoires)를 연결하는 핵심적인 민간의료 연결망이다.

우리나라의 개념으로 비유하면 전국적인 개원의 응급왕진조합에 가깝지만, 정부와 공식 협약을 맺고 공공서비스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훨씬 제도화되어 있다.

특히 이 제도를 통해 정규 근무 시간의 의료와 응급의료 사이의 간극을 메꿔 주고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SOS Medecins France는 응급실까지 갈 정도는 아니지만, 즉각적인 진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24시간 의사가 직접 진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있다.

현재는 전국 63개 지역협회 약 10001300명의 개원의가 1년 365일 24시간 운영 체계로 구성된 프랑스 최대의 개원의 응급진료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가동하고 있다.

반면에 프랑스의 국가 응급의료(SAMU:Service dAide Medicale Urgente)는 의사가 직접 전화를 받고 중증 환자에게 의료진이 동승한 구급차를 출동시키는 의사 주도형 공공 응급의료 체계로서 SOS와는 차이점을 보인다.

■ 프랑스 상시진료제공체계, 민간 운영 정부 제도적 지원 필요한 서비스 적기에 분배 제공
SOS Medecins은 정부 기관도 병원도 공공기관도 아닌 순수 민간단체 사단법인이다. 모두 일반의학 개원의(GP)로 구성돼 있고, 비보험 진료를 하지 않는 의사로서 왕진 및 외래, 응급진료 경험이 풍부한 의사로 구성돼 있다.

주 업무는 왕진이 가장 잘 알려진 역할과 기능이다. 예를 들어 고열, 폐렴 의심, 노인 탈수, 소아 발열,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까지 이동이 어려우면 의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간다. 연간 약 250만260만 건의 왕진 및 진료를 수행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SOS Consultation 형태의 외래 진료소도 운영한다고 전해진다. 전국 단일 전화번호 3624를 통해 365일 상담을 진행하는데, 연간 약 600만 건 이상의 전화 업무를 처리한다.

모든 환자가 왕진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데, 의사가 전화상담을 통해 상담만으로 끝낼지, 아니면 외래나 왕진이 필요한지, 나아가 국가응급의료체계인 SAMU에 연결할지 신속하게 판단하고 결정한다.

SOS Medecins은 민간 조직이지만 정부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 상시진료제공체계인 외래 당직의료체계 PDSA는 법적으로 공공서비스인데, SOS Medecins은 민간기구로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SOS Medecins은 각 지역의 보건청(ARS:Agence Regionale de Sante)과 계약하고, ARS는 진료권 설정, 당직 배치, 운영 평가, 재정지원 등을 담당한다.

SOS Medecins은 국가응급의료인 SAMU와 협약을 맺고 있으며, 상호 전산망이 연결돼 있다. 환자가 국가 응급 전화 15번을 누르면 SAMU 의사가 응급실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SOS Medecins으로 바로 연결해 준다.

반대로 SOS Medecins과 상담 중 심근경색, 뇌졸중, 심정지가 의심이면 즉시 SAMU로 전환한다.

SOS Medecins은 매일 진료 자료를 프랑스 공중보건청(Sante publique France)에 보낸다. 수취한 자료는 독감, 코로나, 폭염, 위장염 등의 조기 감시에 활용되는데, 이 데이터는 병원 응급실 자료, 사망자료와 함께 국가 감시체계의 중요한 핵심 자료원이 된다.

SOS는 정부가 직접 운영하지 않고 민간 의사단체가 운영하는데 정부는 법률, 계약, 수가, 평가만 담당한다. 즉 운영은 전문직인 의사들이, 정부는 공식 협치를 통해 지원한다. 재원은 건강보험 진료비, 왕진 가산, 야간가산, PDSA 당직보상, 그리고 일부 지역 보조금 등으로 구성된다.

■ 전문직 자율성-정부 책임 협치적 거버넌스 진짜 응급 환자에 집중 효율성 극대화 도모
SOS Medecins과 응급실의 관계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은 응급실 과밀 해소가 목적이다.

고열, 요로감염, 기관지염, 독감, 등은 응급실이 아니라 SOS Medecins 소속 의사가 방문해 재택치료가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응급실은 심근경색, 뇌졸중, 외상 등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진정한 응급 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는 상시진료제공체제를 위한 비영리 민간단체는 없다. 상시진료제공체제가 아직 확정된 공공의료로 편입되지 않고 있다. 당연히 정규 시간 외 진료는 응급 의료기관이 중심이고, 이로 인해 응급실 과밀현상을 피할 수 없다.

지역의료 거버넌스의 관점에서 SOS Medecins은 단순한 왕진 서비스가 아니라 전문직 자율성과 국가 거버넌스가 결합된 공동생산(co-production) 모델이다.

즉, 국가는 법적 틀, 재원, 지역계획(ARS), 응급의료체계(SAMU)를 제공하고, 의사집단인 SOS Medecins은 조직 운영, 의사 배치, 의료의 질 관리, 교육과 훈련 등을 담당한다. 건강보험은 관련된 모든 의료 행위와 당직에 대한 보상을 제공한다.

따라서 SOS Medecins은 정부가 운영하는 조직도 아니고, 정부와 무관한 민간 조직도 아니다. 민간 전문직 조직이 국가의 공공서비스를 계약에 따라 수행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프랑스 보건의료 거버넌스에서 전문직 자율성과 공공 책임을 조화시키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로서, 프랑스 의료제도를 이해할 때 매우 중요한 조직이다.

이런 상시진료제공체계를 갖춘 나라는 의료비 지출이 통상 GDP의 11% 내외인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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