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국회 싱크탱크, 초고령사회 의료 해법으로 '주치의제' 제시
국회미래연구원이 초고령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해결책은 주치의 제도라는 답을 내놨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의 방향성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 의료계는 아직 주치의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사회적 합의가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의료비용 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제도 설계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초고령사회 지속 가능한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주치의 제도 설계 방안 보고서를 6일 공개했다.국회미래연구원은 국회미래연구원법에 따라 2019년 출범한연구기관으로 기후위기, 저출생고령화, 복지체제 등의 분야에서 미래 환경 예측분석 및 국가 중장기 발전전략을 연구한다. 보고서 연구책임은 허종호 인구센터 연구위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시범사업 명목으로 진행된 주치의 사업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등 3개다. 연구진은 이들 사업에 대해 특정 질환 및 대상에 국한된 파편적 구조라며 ▲포괄성 결여 ▲보상구조 미흡 ▲다학제 팀 구축 실패 ▲법 제도적 제약을 한계로 짚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부터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보고서는 제도를 소개하면서도 단독 개원 위주 공급 구조, 환자 수용성 한계, 전산 인프라 미비 등 구조적 과제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의료공급자의 약 80%가 전문의 중심의 단독 개원 형태인 상황에서 다학제팀 운영을 요구하는 모형 자체에 현실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단독 개원 의원은 추가 인력을 고용할 재정적 여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상주하며 환자를 교육하고 상담할 별도의 물리적 공간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
연구진은 시범사업 참여 시 방대한 서류 작업은 현재도 과부하 상태인 의사들에게 막대한 행정적 부담을 유발해 시범사업 참여를 꺼리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동해 왔다라며 기존 전자차트기록과 매끄러운 연동이나 통합적인 ICT 환자정보공유 플랫폼이 완벽히 구축되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하면 시범사업 진입을 어렵게 하는 실무적 장벽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해외 상황 분석해 내린 결론은 한국형 주치의 제도
그러면서도 보고서는 한국형 주치의 제도가 필요하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연구진은 한국형 주치의 제도 설계를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의 주치의 제도를 비교 분석해 한국형 일차의료 주치의 제도 설계 방안으로 환자 중심 다학제 팀 기반 일차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단계별 진화 모형, 공공 종합의원 도입 등을 제시했다. 동시에 현행 행위별수가제를 가치기반 지불보상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며 인두제 성격의 월 포괄관리료라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환자 중심 다학제 팀 기반 일차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4단계를 제시했다. 1형은 단독개원 등록관리, 2형 그룹개원 및 재택관리, 3형 다학제 팀 관리, 4형 일차의료 지원센터로 진화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개원가 81.8%가 단독 개원으로 의사 한 명이 포괄적 관리가 힘들고 다학제 팀 직접 고용이 어렵다는 이유에서 나온 방안이다.
모형 안착을 위해서는 모형별 차등 지불보상체계 설계, ICT 기반 통합 정보공유 플랫폼 구축, 전문직 간 교육 및 팀워크 훈련 도입, 다학제 인력 공유를 위한 법과 제도 규제 완화 등이 과제라고 봤다.
공공 종합의원은 앞서 제시한 일차의료 진화 모형 중 4형인 일차의료 지원센터의 기능 수행 역할이다. 단순한 직접 진료를 넘어 지역 생태계를 구성하는 인프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 다학제 인력의 거점 고용 및 협력 네트워크 내 민간 의원 파견 공유, 거점형 재택의료 및 코디네이션 타워 운영, 의료취약계층 집중 관리 및 사회적 처방 수행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단독 개원의가 외래 진료를 비우고 방문진료에 나서기 어려운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공공 종합의원 소속의 다학제팀이 원내 진료와 재택의료를 유기적으로 전담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1차 의료기관의 구조적 한계를 공공부문 선도 투자로 보완하고 기존 보건소 및 지방의료원을 통합돌봄 가치기반 일차의료 거점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 종합의원 소속 의사 및 다학제 팀원에게는 진료 건수에 얽매이지 않고 포괄적인 환자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기본급 기반의 보상체계를 적용한다라며 동시에 해당 인구 집단의 총 의료비 절감액이나 임상적 질 향상, 환자 만족도 등 명확한 건강성과 목표를 달성하면 팀 단위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가치기반 지불제도를 선제적으로 적용해 제도의 타당성을 실증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주치의제 하려면 행위별수가제 한계, 혼합형 제도 필요
지불제도도 기존 행위별수가제에서 혼합형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학제 팀 기반 진료와 비대면 모니터링이 원활히 작동하려면 개별 행위 청구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인구 기반 월 정액 보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올해 3월부터 시행된 지역사회 통합돌봄제도와 연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치의 팀에 환자가 등록되면 의원에는 환자당 일정한 월 포괄관리료를 지급하는 식이다. 이때 관리료는 환자의 중증도와 투입되는 의료자원의 양에 따라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생각.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성과 기반 인센티브를 결합해야 한다고도 했다. 질 관리가 질 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평가해 진료에 대한 피드백을 의료진과 다학제팀에게 제공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월 관리료 외에 가산된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성과 지표로는 환자군의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율 및 급성기 입원 감소, 만성질환 관리 지표 달성률, 예방접종률, 환자경험 및 만족도 등을 예로 들었다.
연구진은 주치의 제도 도입은 의료 공급자 입장에서 진료의 본질을 회복하고 가치기반 보상 확보 및 직무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연구진은 주치의 제도 논의 때마다 의료계 반발이 있어왔다라며 공급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력 있는 대안 제시가 중요하다. 특히 기존의 양적 서비스 제공에 최적화된 행위별수가제 외에서도 예측 가능하고 효율적인 수익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공급자는 무리하게 환자 수를 늘리거나 불필요한 검사를 유도하지 않아도, 등록된 환자 패널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어 경영상의 재정적 불확실성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의사는 최종적인 의학적 진단과 처방에 집중하고 일상적인 임상 수치 모니터링과 생활습관 교육은 간호사, 지역사회 자원 연계와 사회경제적 사정은 사회복지사가 전담하는 합리적인 업무분담이 이뤄진다면 의사의 행정적, 감정적 노동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종호 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주치의 제도의 정착은 환자에게는 살던 곳에서 맞이하는 건강하고 존엄한 노후를 보장하고 의료공급자에게는 진료의 본질적 가치 실현과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며, 국가 차원에서는 급증하는 의료비를 관리하는 재정적 기제로 기능할 것이라며 정부, 의료계, 그리고 시민이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구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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