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신생아 포경수술, 자폐 위험 높이지 않았다 "과거 연구와 상반"
신생아 시기에 시행하는 의료적 남아 포경수술(Neonatal Medical Male Circumcision, NMC)이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일부 연구와 온라인상에서 제기돼 온 포경수술과 자폐 연관성 논란에 대해 보다 신뢰도 높은 근거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지원을 받는 Environmental Influences on Child Health Outcomes(ECHO) 연구진은 지난 3일 JAMA Pediatrics 온라인판에 발표한 연구에서 신생아 포경수술과 ASD 진단, 자폐 관련 특성 및 행동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03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14개 ECHO 코호트에서 수집한 자료를 이용해 남아 2771명을 분석했다. 대상자는 출생 후 28일 이내 의료기관에서 포경수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단태아로 제한했으며, ASD 진단 여부가 확인된 경우만 포함했다.
전체 대상자의 66%(1840명)는 출생 직후 포경수술을 받았고, 나머지 34%(931명)는 수술을 받지 않았다. ASD는 부모가 의료진으로부터 진단받았다고 보고한 경우와 ADOS, ADI-R 등 표준화된 임상평가를 통해 확인된 사례를 모두 포함했다.
분석 결과 전체 대상자 가운데 192명(7%)이 ASD 진단을 받았다. 포경수술군에서는 108명(6%), 비수술군에서는 84명(9%)이 ASD로 진단됐다.
단순 비교에서는 포경수술군의 ASD 발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구진이 부모 연령과 교육 수준, 가족력, 거주 지역 등 ASD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란변수를 보정한 결과 두 군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보정 오즈비는 0.83(95% 신뢰구간 0.59~1.17)으로, 포경수술이 ASD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 조산 여부, 신생아중환자실(NICU) 입원 여부에 따른 하위 분석도 시행했다. 이들 분석에서도 대부분 연관성이 없거나 오히려 역상관이 관찰됐으며, 포경수술이 ASD 위험을 높인다는 일관된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ASD 진단뿐 아니라 자폐 관련 특성과 행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결과는 동일했다. 연구진은 사회적 반응성 척도(Social Responsiveness Scale-2, SRS-2)와 영유아 행동평가척도(CBCL 1.5/5 DSM-5 Autism Spectrum Problems)를 이용해 자폐 관련 특성과 행동을 분석했지만 포경수술 여부와의 유의한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이 원인 주장도 뒷받침 못 해
이번 연구에서는 그동안 제기됐던 아세트아미노펜 가설도 함께 검증했다.
일부에서는 포경수술 과정의 통증이나 진통 목적으로 사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의료기록 분석 결과 포경수술 과정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투여받은 경우는 4%에 불과했고, 출생 후 30일 이내 사용도 7% 수준이었다. 신생아 입원 기간 전체를 포함해도 사용률은 5% 미만으로 매우 낮아 아세트아미노펜이 포경수술과 ASD를 연결하는 매개요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연구진은 판단했다.
이번 결과는 2015년 덴마크에서 발표된 연구와는 상반된다. 당시 연구에서는 포경수술을 받은 남아의 ASD 위험이 약 46% 높다는 결과가 보고됐지만, 연구진은 덴마크의 경우 포경수술이 종교문화적 이유로 제한된 집단에서 주로 시행되는 만큼 가족 특성이나 의료 이용행태 등 다양한 교란변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신생아 포경수술이 다양한 인구집단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이러한 선택 편향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가족력이 높은 코호트를 제외하거나 특정 연구기관을 하나씩 제외하는 민감도 분석, 2021년 이전 출생아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 가족력이 없는 아동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 등을 시행했으며 결과는 모두 일관되게 유지됐다고 밝혔다.
다만 보험 가입 여부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었고 의료기관 밖에서 시행된 포경수술은 분석에 포함하지 못했다는 점, 미국 전체 신생아를 대표하는 표본은 아니라는 점 등은 연구의 한계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번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는 신생아 포경수술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이나 자폐 관련 특성 및 행동과 연관된다는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번 결과는 포경수술을 고려하거나 이미 시행한 가족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의료행위와 마찬가지로 장단기 안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감시는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의사면허원, 전문가 규제기관 아닌 가장 강력한 보호막"
- 서정성 부회장, 베네수엘라 지진 복구에 정수기부터 찾은 이유?
- 검체검사 수탁기관에 검사비 '직접' 지급 법안 등장
- 윤성환 전문병원협회장 "의료체계 혁신 마중물 되겠다"
- 한미약품, 항혈전제 ‘피도글’ 10년 추적 연구 발표
- 종근당, 美 키오라와 망막질환 신약 라이선스 계약...상업화 추진
- 한 번의 사고, 세 번의 소송
- 복지부, 의료사고 이력 공개 선 긋기 "필수의료 기피 우려 균형 검토"
- '약 배송' 확대 신호탄, 플랫폼 웃고 약사회 뿔났다
- 로봇 인공고관절 수술, 초기단계부터 정밀도·안전성 확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