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료사고 이력 의사 이름과 함께 공개 동의하지 않는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사고 이력을 의사 개인의 이름과 함께 공개하자는 주장과 입법 시도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사는 위험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위험을 책임지고 감당하는 사람인데, 의료사고 이력의 무분별한 공개 시도는 환자안전을 강화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의료진에게 침묵과 회피를 강요하고, 필수의료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이유 때문.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은 7월 29일 의료사고 이력, 국민은 알아야 합니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의협은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의협은 의료사고로 고통받은 환자와 가족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환자의 알권리와 의료 선택권을 강화하고, 반복적인 중대 의료과실을 예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많은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으며 가시적 효과를 내고 있고, 또한 분쟁조정을 위한 여러 제도들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료사고 이력을 의사 개인의 이름과 함께 공개하자는 주장과 입법 시도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의료는 이미 질병과 손상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이라며 중증외상, 응급수술, 고위험 분만, 장기이식, 암 수술과 같은 진료에서는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더라도 합병증이나 사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환자의 예기치 못한 결과를 모두 의료사고로 몰고,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사의 과실이나 실력 부족을 단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의료사고로 통칭되지만 실제로는 사고로 표현되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도 많다고 짚었다.
이어 여기에는 불가피한 합병증, 환자의 기저질환과 중증도에 따른 예측하기 어려운 치료 반응도 포함될 수 있다며 이는 여러 사건들을 의료사고라고 단정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의료사고 건수로 의사를 평가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도 우려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고위험 환자를 많이 치료한 의사, 다른 병원에서 거절당한 중증환자를 받아 수술한 의사가 오히려 위험한 의사로 낙인찍힐 수 있다며 반대로 수술을 거의 하지 않거나, 위험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한 의사가 무사고 의사로 평가받는 모순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처음 수술을 시작한 의사가 수 천 건의 고난도 수술을 시행한 숙련된 외과의사보다 더 안전한 의사로 표시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의료사고 이력을 낙인처럼 공개하면 의료진은 환자의 필요보다 자신의 기록을 먼저 걱정하게 된다고도 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고령환자, 응급환자, 중증환자와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를 기피하는 방어진료가 확대될 것이라며 결국 의료사고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환자를 맡지 않는 의사를 만들게 되고, 그 피해는 치료가 절실한 환자와 이미 붕괴 위기에 놓인 필수의료에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이소희 의원이 지적한 문제는 정보공개가 아니라 자율규제를 통해 환자안전을 지키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며, 의사들의 진료를 위축시키지 않는 방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어떤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수련과 교육을 인증하고 평가하는 일은 전문가의 영역이고, 여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행위를 계속할 수 있는가를 전문가 단체에서 조사하고 심사하는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환자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것.
김성근 대변인은 의협은 환자안전을 위한 합리적인 제도 개선에 적극 의견을 개진하고 있지만, 의료의 특수성을 외면한 이런 낙인식 공개제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론화라는 틀에서 논의될 주제조차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주제에 대한 토론회는 다음에 다시 부른다고 해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명확한 입장을 전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의사가 위축되지 않고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사회가 결국 국민 여러분을 지키는 사회임을 인식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지금의 여러 시도들은 힘든 가운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사들을 떠밀어, 결국 떠나게 하는 결과로 귀착될 것이라며 그동안 여러 사법적 판단과 법 제정이 대한민국 의료를 붕괴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이번 제도 도입 시도는 그나마 남아있던 불씨마저 재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낼 것이라는 이야기를 경청의 자세로 듣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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