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임상 효과 입증했는데 품목허가 거부? 법원, 식약처 '제동'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 3상 시험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한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해 약사법상 명확한 근거없이 기존 시판 의약품보다 효과가 뛰어나지 않다는 이유로 품목허가를 거부한 것은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법률유보 원칙과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주식회사 A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상대로 낸 의약품 제조판매 품목허가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2025구합55403)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식약처가 A사에 내린 의약품 제조판매 품목허가 거부처분을 취소하면서 소송비용도 전액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식약처가 품목허가 심사 과정에서 명문 법령의 근거 없이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성을 요구한 행위가 헌법상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지적이다.
A사는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추출한 기질세포를 이용해 중증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식약처 승인을 받아 제1상부터 제3상까지 임상시험을 마친 뒤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제3상을 통해 사전 설정한 통계분석계획에 따라 치료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음에도 기존에 시판 중인 치료제 대비 효과가 뛰어나지 않다며 보완 요구와 반려처분을 되풀이했다. A사는 식약처의 품목허가 반려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국가권력의 국민 기본권 침해에 관한 헌법 제37조 제2항을 제시하며 약사법상 품목허가 단계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치료효과의 우월성이 인정되어야 허가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기존 의약품을 보호하고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면서 기업의 영업 활동(신약 제조판매)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영업의 자유)인데, 약사법에 명확한 근거도 없이 행정청이 자의적으로 이를 제한한 것은 헌법의 법률유보 원칙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약사법은 위험을 방지하여 시장 판매를 허용할 것인가(품목허가)를 판단하는 경찰법(질서행정법)이고, 국민건강보험법은 국가 재정으로 약값을 지원해 줄 것인가(보험급여)를 판단하는 법으로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약처가 국민건강보험법(급여 판단)에서나 고려해야 할 기존 약 대비 상대적 우월성비용효과성 개념을 약사법상 명확한 근거도 없이 임상적 유의성이라는 불확정개념을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기존 의약품을 보호하고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용도로 전용(轉用)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소송 과정에서 식약처는 생물학적제제 등의 품목허가심사 규정 제39조 제1항을 들어 재신청 단계에서는 신규 자료만 검토하므로 법원도 새로 제출된 자료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고시는 상위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행정청 내부의 업무처리지침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국민과 법원을 구속할 수 없다면서 종전 심사 자료를 들춰볼 필요가 없다는 취지라면 이는 행정청의 업무 편의만을 추구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규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임상적 유의성은 가치평가가 필요한 불확정개념이므로 변론종결 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해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비슷한 효과의 치료제가 이미 다수 시판 중인 상황에서 특정 의약품에만 선별적으로 우월성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평등원칙과 행정의 자기구속 법리를 위반한 재량권 남용이라며 식약처의 품목허가 처부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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