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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오른 '관리급여'…강제지정제 합헌 논리 뒤흔드나
정부의 비급여 통제 제도인 관리급여제도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18조의4 제1항 제4호에 대한 위헌 확인 심판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헌재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18조의4 제1항 제4호,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조, 선별급여 지정 및 실시 등에 관한 기준 제3조 제3항, 선별급여 지정 및 실시 등에 관한 기준 제조(2026헌마2246)의 위헌확인 심판을 회부했다고 22일 밝혔다.
헌재의 전원재판부 위헌확인 심판 회부는 해당 하위 법령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본안 재판을 통해 정식으로 다루겠다는 의미다. 헌재는 청구인과 이해관계인인 보건복지부 장관법무부 장관국회의장에게 심판회부 통지를 송달한 상황이다.
헌재 위헌 확인 심판의 핵심은 정부가 모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하위 법령을 개정해 비급여 가격과 횟수를 직접 통제하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느냐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의 4호(선별급여)는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제성 또는 치료효과성 등이 불확실하여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하거나, 가입자와 피부양자의 건강회복에 잠재적 이득이 있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양급여에 대해서는 본인일부부담금의 부담률을 달리 정하여 실시하는 요양급여(선별급여)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2026년 2월 19일 국민건강보험법 하위법령인 시행령 제18조의4(선별급여)를 개정, 기존 △경제성 또는 치료효과성 등이 불확실하여 그 검증을 위하여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한 경우 △경제성이 낮아도 가입자와 피부양자의 건강회복에 잠재적 이득이 있는 경우 △제1호 또는 제2호에 준하는 경우로서 요양급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있거나 국민건강 증진의 강화를 위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외에 사회적 편익 제고를 목적으로 적정한 의료 이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라는 포괄적 조항을 신설했다.
이후 도수치료를 관리급여 1호로 지정해 가격을 회당 4만 3850원, 이용 횟수를 연간 15회(최대 24회)로 제한해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관리급여 도수치료는 환자 본인이 비용의 95%를, 건강보험이 나머지 5%를 부담하지만 정부가 가격과 횟수 등 진료 기준을 정해 직접 관리한다.
의료계는 해당 시행령 조항이 모법인 국민건강보험법에서 규정한 선별급여 조건을 벗어났다는 입장이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헌재 위헌확인 소송 청구인으로 나선 신인식 SK법률사무소 고문(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법제이사)은 기존 선별급여제도는 치료 효과나 경제성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환자에게 잠재적 이득이 있어 건강보험 정식 항목으로 들어오기 전 단계인 예비적 요양급여로서 당장은 환자 본인 부담이 크더라도 차츰 부담을 낮춰 정식 건강보험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만든 제도라면서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새로 내놓은 시행령(관리급여)은 환자의 부담을 줄이려는 게 아니라 의료 이용을 관리해 과잉 진료를 막고 의료자원을 재분배하려는 것으로 선별급여와 전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신 고문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 작용은 반드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만든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법률유보원칙과 정부가 만든 시행령(하위 법령)이 상위 법률(국민건강보험법)의 위임 범위를 넘어선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국회가 정한 법률의 본래 취지와 위임범위를 벗어나, 정부가 만든 시행령만으로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와 의료인의 정당한 진료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힌 신 고문은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반드시 국회가 만든 법률에 근거해야 함에도 모법에 근거도 없는 통제 권한을 시행령 개정으로 창설했다며 국회 입법권을 침해하고, 모법을 넘어 하위 법령을 통해 과도하고 포괄적인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시행령에서 규정한 사회적 편익 제고와 적정한 의료 이용이라는 문구가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하위 법령에 규정하는 내용의 대강을 수범자(국민의료인)가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들었다.
신 고문은 2002년 헌재의 강제지정제 위헌소원(99헌바762000헌마505 병합) 사건을 소환했다.
신 고문은 당시 헌재는 국가가 모든 의료기관을 건강보험체계에 강제로 묶어두는 강력한 규제를 가하더라도 비급여 영역이 존재하고, 가격 결정의 자율성이 있다는 점을 종합해 최소침해성을 인정하고 합헌으로 결정했다면서 하지만 관리급여는 정부가 직접 가격과 이용 횟수를 제한해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관리급여 제도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단이 현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법률 자문과 현장 실태를 파악하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계는 그동안 ▲의료행위에 대한 행정부의 과도한 감시통제(CCTV: 2023헌마1072-전원재판부 심리중 /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 및 공개 의무화:2021헌마7432021헌마3741043 병합-기각-합헌 5:4)와 ▲의료인의 인권 및 기본권 제한(의료인 면허취소법: 2023헌마12842023헌마12852023헌마1311-각하, 2024헌바351 전원재판부 심리중 / 사직서 수리 금지 및 업무개시 명령: 2024헌마372/전원재판부 심리중) 등에 관한 헌법소원을 진행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도수치료 연간 횟수 제한으로 수술 후 관절 구축 및 관절 장애선천성 근육성 사경영유아 및 청소년 척추측만증암 수술 후 재활만성 근골격계 질환 등 초기에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증재활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 도수치료 수가는 회당 4만 3850원으로 관행수가(10만원)에 못미치고, 자보산재 수가(6만 8000원)도 일괄 인하하다보니 인건비시설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한 대학병원종합병원은 물론 개원가에서도 도수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도수치료실 폐쇄로 일자리를 잃게된 물리치료사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관리급여 전환 정책 유예 및 백지화범 정부 재활의료협의체 구성의학적 재활 기준 마련 등을 요구하며 대정부 투쟁에 나섰다.
지난 6월 11일부터 7월 12일까지 진행한 국회 국민동의청원(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정책의 재검토 및 제도 개선 요청에 관한 청원)에는 6만 8000명이 동의,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의협은 현재 진행 중인 법률자문을 통해 정부의 시행령 개정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포괄위임금지원칙과잉금지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법리적 논거를 정립하는 한편, 제도 시행으로 인해 발생한 구체적 피해 사례를 수집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의협은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환자 피해 사례나 치료실 폐쇄 등 실태를 파악해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행정부의 무분별한 시행령 남용과 기본권 침해의 위헌성을 명확히 입증해 헌재 재판관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회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방사선온열치료 등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관리급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체외충격파와 언어치료 등으로 관리급여 항목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법적 근거(시행령 제18조의4 제1항 제4호)가 살아있는한 치과계(임플란트턱관절 치료 등)도 관리급여 통제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신 고문은 정부는 의료기관 강제지정제 합헌 결정 당시 반대의견이 제시했던 공공의료 확충과 적정 수가 보장은 25년째 외면한 채, 민간의료기관을 통제하면서 저부담저수가 체제를 유지해 왔다. 이제는 의료인의 최소한의 자율 영역이었던 비급여마저 위헌적인 방식으로 통제하려 한다면서 통제와 규제로만 의료를 대하는 정부의 관성을 이제는 멈춰 세워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개별 단체의 목소리를 잠시 내려놓고 정부에 맞서 위헌 결정을 받아낼 수 있는 가장 실효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협력과 연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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