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지금은 단순한 협력 보다 혁신을 현실로 바꾸는 시간"
가톨릭대학교와 POSTECH(포스텍)이 의사과학자 양성 생태계 조성을 위한 K-MediST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포스텍-가톨릭의생명공학연구원(PCBMI)이지난 20년 동안 쌓아 온 학술적임상적 성과와 의사과학자 양성 체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가톨릭대-셀트리온의 난치성 자가면역질환 신약 기술이전까지 더해지며, 기초의학-임상-산업을 잇는 선순환 구조가 보다 뚜렷해졌다.
김완욱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장(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가톨릭대 의생명산업연구원장포스텍가톨릭의생명공학연구원장)은 21일 간담회를 열고, K-Medist 지원사업 선정과 난치성 자가면역질환 신약 기술이전 등 최근 성과가 갖는 의미와 향후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미주 PCBMI 행정지원팀장, 박성웅 가톨릭대 산학협력단 산학협력팀장 등이 함께 했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K-Medist 지원사업은 의대와 이공계 대학원 간 협력 기반 공동교육 및 융합연구 체계 구축을 위해 교육연구사업화가 연계된 의사과학자 양성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정 기관에는 총 4년 9개월간 498억원이 지원되며, 첫 지원 대상으로는 MediCapo(가톨릭대-POSTECH), KUNIST(고려대-UNIST), MIRACLE(전남대-GIST) 등 3곳이 선정됐다.
가톨릭대는 정부 사업비(166억원)외에 매칭펀드 개념으로 50억원을 자체 출연해 모두 216억원의 사업비를 운용하며, ▲공동학위과정 개설운영 ▲공동연구소 설립운영 ▲공동연구수행 및 사업화 등을 중점 추진한다.
가톨릭대의 강점은 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이 보유한 의료바이오 분야 첨단 인프라와 우수한 연구진이다.
김완욱 단장은 우리의 자산과 정부, 기업, 연구기관 간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기술, 새로운 가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가겠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협력이 아니고 혁신을 현실로 바꾸는 일이라면서 우리가 선도하는 파트너십을 통해 대한민국 RD의 성장을 이끌겠다. 함께 움직이면 미래는 더 빨라진다고 전했다.
가톨릭대와 포스텍의 협력은 단기간에 형성된 관계가 아니다. 두 기관은 2002년 학술연구교류협정을 체결한 뒤, 병원과의 공동연구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2005년 국내 최초 대학 간 공동연구기관인 포-가연구원(PCBMI)을 설립했다. 이후 연구원은 포스텍의 생명과학공학 기반 원천기술과 가톨릭의대학 및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임상역량을 결합해, 단순한 공동연구를 넘어 중개연구와 사업화로 이어지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PCBMI의 지난 20년은 연구성과를 실제 가치로 바꾸는 모델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연구원은 공동연구팀 31팀, 연구회 222팀을 지원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16개사를 창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학술적 성과는 연구 분야 전반에서 확인된다. 연구원은 첨단의료기기와 제재 개발, 진단 및 영상기술 개발, 면역조절 및 치료제 개발, 생리활성 조절제 개발을 축으로 임상연구와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해 왔다. 특히 세계적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들은 연구원의 수준을 방증한다. 2019년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실린 인공 생체칩 기반 교모세포종 연구는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 반응을 규명하는 데 기여했으며, 같은 해 Nature Immunology의 T세포 분화 연구는 혈관신생과 자가면역의 연결고리를 제시했다. 2024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심근경색 염증회복 조절 연구, 2025년 Science Advances의 갑상선 결절 영상생검 결정 연구도 융합의학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원의 이같은 실적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융합연구 생태계로 작동해 왔음을 보여준다. 특히 의학과 공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 구조는 국내 의생명공학 분야에서 보기 드문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K-MediST 선정은 이런 성과 위에 의사과학자 양성 체계를 제도화하는 전환점이다. K-MediST는 의과대학과 이공계 대학원이 공동교육, 공동연구소, 공동연구과제 및 사업화를 함께 수행해 의사과학자와 의과학자 양성 생태계를 구축한다.
가톨릭대와 포스텍은 이미 공동학위 체계와 연구 인프라 구축, 53개 공동연구팀 사전 선발, 기술사업화 분과 운영 등 사전 준비를 진행해 왔다. 2027년 1학기 공동학위 과정 개설을 목표로 세부 실행 계획도 본격화되고 있다.
K-MediST의 핵심은 인재 양성을 단순한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연구와 사업화로 연결하는 데 있다.
두 기관은 공동교육을 통해 실전형 의사과학자를 키우고, 이들이 공동연구소와 연구과제에 참여하며, 성과가 나오면 사업화와 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K-MediST Hub라는 통합 모델도 제시했다. 교육-연구-사업화를 하나로 묶어 연구자, 임상의, 기업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향후 5년 안에 의사과학자의과학자 80명 양성, 공동연구과제 113건, SCIE 논문 100편, 상위 10% 저널에 논문 18편 이상 게재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의과대학과 이공계 대학원이 서로의 강점을 흡수해 장기적으로 작동하는 연구문화와 거버넌스를 만든다는 데 있다. 기존의 산학협력과도 다른, 보다 구조적인 인재양성 모델로 읽힌다.
가톨릭대의 최근 셀트리온 기술이전은 이러한 방향성을 현실 성과로 증명한 사례다.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을 겨냥한 신약 후보는 세계적 학술지 Nature Immunology에 연구 성과가 게재되며 기전적 가치를 인정받았고, 이후 공동연구의 중단과 재개, 독자적 검증을 거쳐 최종 기술이전 계약에 이르렀다.
2020~2021년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집중으로 협력이 일시 중단됐지만, 가톨릭대 연구진은 20222024년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등의 지원을 받아 유효물질의 hit-to-lead(H2L신약개발에서 초기 활성을 보인 hit 화합물을 더 높은 효능과 개발에 적합한 lead 화합물로 전환하는 최적화 단계) 타당성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
이번 기술이전은 역대 최대 계약 규모라는 성과는 물론 새로운 의미도 품는다.
가톨릭대는 8개 부속병원 기반의 CMC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장의 미충족 의료수요를 연구 주제로 전환했으며, 산학협력단은 특허 전략과 기술가치 평가, 협상을 직접 주도했다. 외부 중개기관에 의존하는 대신 대학 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기술이전 전담조직)가 기업을 선제 발굴하고 직접 협상해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이전과 차별화했다. 연구 성과가 산업으로 연결되고, 다시 환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보다 선명하게 제시했다.
기술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해당 후보물질은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동시에 과도한 혈관형성까지 조절하는 기전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 다발성경화증 등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에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가톨릭대는 이 기술이 자가면역질환뿐 아니라 병적 혈관형성과 연관된 다른 질환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환자-연구-산업의 연결이 대학 안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대학은 원천기술을 만들고, 병원은 임상적 의미를 검증하며, 기업은 글로벌 상업화로 확장한다. 이 삼각 구조가 정교하게 맞물릴 때 기술은 논문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가치로 전환된다. 가톨릭대와 포스텍은 PCBMI와 K-MediST를 통해 바로 그 구조를 제도화하려 하고 있다.
이번 기술이전 연구를 주도한 김완욱 단장은 이번 기술이전 신약에 대한 항체 검증과정은 이미 거쳤다. 기존 약 대비 대등하거나 우월한 데이터도 확보했다. 올해 내 전임상을 마치고 내년 1상이 목표다. 사업화까지는 짧게는 1년, 길게 봐도 3년이면 충분하다라면서 자가면역질환, 다발성경화증, 당뇨병성망막병 등을 주 타깃으로 한다. 기술적 우월성은 물론 대량생산 가능성도 확인했다.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설명했다.
포스텍-가톨릭의생명공학연구원의 지난 20년은 결국 한국형 의사과학자 양성 모델의 기반을 닦아온 시간이었다. 여기에 최근 기술이전 성과가 더해지면서, 연구의 축적이 산업화와 인재양성으로 동시에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가톨릭대와 포스텍이 제시한 새로운 길은 단지 한 대학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 바이오헬스 연구 생태계가 가야 할 방향을 가늠케 한다.
김완욱 단장은 포-가연구원이 지금까지 거둔 성과는 우연이 아니다. 연구자의 단절 없이, 우리 자산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대로 보여준다라면서 가톨릭대와 포스텍은 이제 의사과학자 양성, 원천기술 개발, 사업화, 재투자의 선순환을 하나의 구조로 묶어내고 있다. 한국형 하버드-MIT 모델을 표방하는 이 시도는 대학 연구가 산업과 환자에게 닿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가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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