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자동차보험사 제소에 '외상성 뇌손상' 환자 집중 재활치료 '위축'
일부 자동차보험사의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자보 심의회) 제소가 중증 재활환자 치료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집중 재활치료가 필요한 회복기 외상성 뇌손상 환자를 자보 분심의에 제소하면서 치료 횟수가 줄어들어 기능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씨는 지난해 10월 교통사고로 외상성 뇌손상을 입어 부전사지마비떨림협동운동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었다. A씨는 아이엠재활병원 낮병동에서 일주일에 5회 집중 재활치료를 받았다.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한국형 바델지수(K-MBI)는 첫 내원 당시 68점에서 91점으로 향상, 기능 회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자동차 보험사의 자보 심의회 제소 이후 집중 재활치료 횟수를 일주일에 5회에서 3회로 줄여야 했다.
A씨는 처음에는 집중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통증도 줄고 걷는 것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면서 한창 회복되는 시기에 치료가 주 3회로 줄어들면서 재활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공휴일이라도 끼면 치료를 더 받지 못해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자보 심의회에 접수된 심사청구 건수는 2023년 기준 총 1만 9372건(101억 3174만원)으로 보험회사가 57.7%(1만 1170건, 43억 9221억원)를 차지한다.
우봉식 대한회복기재활학회 이사장(아이엠재활병원장)은최근 자동차보험 환자의 회복기 집중 재활치료에 대한 자동차보험사의 심사청구와 자보 심의회의 삭감 조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헌법이 보장하는 환자의 보건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부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의료계와 학계는 집중 재활치료가 외상성 뇌손상 및 뇌졸중 환자의 장애율을 낮추고, 일상 복귀율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대한뇌신경재활학회와 대한재활의학회가 제정한 [뇌졸중 재활치료를 위한 한국형 표준 진료지침(2024년 개정판)]에서는 뇌손상 환자는 적응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기능 회복에 필요한 충분한 강도와 시간의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강력히 권장된다(권고수준 A, 근거수준 Ia)고 권고했다.
질병관리청 지원으로 국내 11개 대형병원 재활의학과가 수천 명의 환자를 장기 추적 조사한 중증 뇌졸중 환자의 집중재활 효과 연구(한국 뇌졸중 장기 추적 코호트 연구, 2023년) 결과, 집중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군이 일상생활 동작 수행 능력(K-MBI)과 신경학적 중증도(NIHSS)에서 통계적으로 월등히 뛰어난 회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콰켈(Kwakkel) 교수팀(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의료센터)이 Stroke과 Lancet에 발표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재활치료 시간과 횟수(치료 강도)가 늘어날수록 환자의 보행 능력 및 일상생활 자립도가 비례해 상승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러한 최신 의학적 근거에도 진료 현장의 보험 심사 잣대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뇌손상(뇌졸중외상성 뇌손상 등) 등 환자에게 장기간 시행하는 전문재활치료의 인정기준(공고 제2019-422호)은 2019년 말 발표 이후 7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았다. 심평원 인정기준은 치료의 종류와 횟수를 최소화(1일 1회, 1종목)하고, 보험사가 3개월 무호전 시 감액2년 인정 원칙동일 일 중복 제한 등의 조항을 이용해 삭감 명분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의학계는 현행 심평원 심사 지침이 충분한 시간과 고강도 포괄치료를 권고하는 학회의 최신 표준 진료지침을 제약하고, 재활환자의 치료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는 입장이다.
의료계는 여기에 자동차보험 다빈도 경증 상병의 진료비가 한방에 집중되면서 자보 진료체계의 불균형은 물론 재정 건전성 악화국민 보험료 부담 가중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평원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2조 8114억원) 중 한방 진료비(1조 6972억 원) 비중이 60%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목허리 염좌(S13, S33) 등 경증 다빈도 상병 진료비는 한방이 76%를 차지했으며, 건당 진료비 역시 의과(30만원31만원)에 비해 한방(85만원86만원)이 최대 2.8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봉식 이사장은 현재 자동차보험 재정은 경증 환자 위주의 한방 진료비가 급증하면서 극심한 누수 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제도적 누수는 통제하지 못한 채, 정작 집중적인 치료와 회복이 절실한 중증 외상 환자를 대상으로 무분별한 심의 제소를 남발해 병원을 압박하고, 필수 재활치료를 위축시켜 손해율을 메우려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봉식 이사장은 불의의 사고로 인해 고통받는 재활 환자가 진료비 삭감으로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퇴원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환자의 건강권과 진료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관계 당국을 대상으로 자보 진료비 심사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을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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