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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 당일 수술 후 '마미증후군' 합병증…1억 3600만원 배상 판결

송성철 기자2026.07.19 15:03
A씨는 입원 59일 만인 3월 2일 퇴원했으나, 퇴원 13일 만인 3월 15일 낙상 사고를 당해 다시 D병원에 내원했다. B씨는 X-ray 검사 결과 수술 부위 케이지의 침강·골 파괴·감염을 의심해 정확한 상태 확인을 위한 정밀 MRI 검사를 강력히 권유했으나, 환자는 이를 거부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A씨는 입원 59일 만인 3월 2일 퇴원했으나, 퇴원 13일 만인 3월 15일 낙상 사고를 당해 다시 D병원에 내원했다. B씨는 X-ray 검사 결과 수술 부위 케이지의 침강골 파괴감염을 의심해 정확한 상태 확인을 위한 정밀 MRI 검사를 강력히 권유했으나, 환자는 이를 거부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내원 당일 척추 유합술을 받은 환자에게 마미증후군 등 영구적인 합병증이 발생한 사건에서, 사법부가 의료진의 진료상 과실을 일부 인정해 억대 배상 판결을 내렸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최근 환자 A씨가 신경외과 의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의사의 책임을 40%로 제한하고, 1억 3615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타 병원에서 요통양하지 무딘감양측 엉치부터 발바닥 저림 증상으로 보존적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아 2022년 1월 3일 D병원을 방문했다. 의사 B씨는 요추 4-5번 전방전위증추간판 팽윤중심성 척추관 협착증 진단 하에 내원 당일 1차 수술(요추 4-5번간 신경공 경유 추체간 유합술)을 진행했다. A씨는 1차 수술 다음 날부터 양하지 통증과 저림을 호소했다. B씨는 1월 6일 요추부 MRI 검사를 시행해 다량의 혈종이 좌측 천추 1번 신경근과 경막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당일 오후 2차 수술(혈종제거술)을 시행했다.

2차 수술 후에도 극심한 통증과 고열이 지속되자 병원 측은 진통제와 해열제를 투여했다. 이어 2월 24일 혈액검사 결과 염증 수치(CRP 13.16, WBC 14.5)가 급격히 상승하자, 원내 내과 협진을 통해 폐렴 의증 및 요로감염 의심 소견을 받고 항생제 치료를 시작했다.

A씨는 입원 59일 만인 3월 2일 퇴원했으나, 퇴원 13일 만인 3월 15일 낙상 사고를 당해 다시 D병원에 내원했다. B씨는 X-ray 검사 결과 수술 부위 케이지의 침강골 파괴감염을 의심해 정확한 상태 확인을 위한 정밀 MRI 검사를 강력히 권유했으나, 환자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A씨는 정밀 검사는 거부한 채 외래 진료만을 이어갔으며, 5월경에는 요통과 좌측 엉덩이 통증을 호소했다. 6월 16일 좌측 다리 저림과 함께 배뇨 곤란 증상이 새롭게 발생하자 의료진은 재차 MRI 검사를 권유했으나 환자는 재차 거부했다. 7월 7일 내원한 A씨가 우측 다리 통증과 배뇨배변 곤란 등을 극심하게 호소하자 요추 MRI 검사를 진행했고, 케이지 이탈과 심각한 신경관 압박 상태를 확인한 B씨는 당일 E 대학병원으로의 전원을 결정했다.

A씨는 E 대학병원에 입원해 약 한 달에 걸쳐 기기 제거와 재수술을 받았으나 양하지 근약증과 배뇨 곤란 등 영구적인 후유장해(마미증후군)를 입었고, 2025년 10월까지 총 9개 병원 및 요양병원을 거치며 594일 동안 입원요양재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수술 전 항혈전제 복용 중단 방치, 1차 수술 후 혈종 진단 및 치료 지연, 수술 과정 중 감염 관리 소홀, 수술 부위 감염(심부감염) 진단 및 치료 방치 등과 함께 마비장애 위험을 사전해 고지하지 않아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구 장애로 인해 잃어버린 장래 소득인 일실수입(8180만원), 이미 지출한 기왕 치료비(8900만원), 향후 필요한 약물 치료비(9500만원), 간병비와 향후 여명 기간 필요한 개호비(3억 3400만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4000만원) 등 총 6억 4056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1차 수술(추체간 유합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환자가 복용 중이던 항혈소판제(클로피도그렐)의 복용을 일정 기간 중단하도록 조치하지 않아, 수술 후 다량의 혈종이 발생해 신경을 압박하게 만든 예방 조치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차 수술 이후 발생한 수술 부위 감염(심부감염)에 대하여 적극적인 감별진단 및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조기에 진행하지 않아 수술 부위 감염과 수술 후 발생한 다량의 혈종이 환자의 마미증후군(하지 마비배뇨 장애보행 장애)을 초래한 선행 원인이라면서 피고의 과실과 원고의 장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A씨가 수술과 무관하게 퇴원 후 낙상 사고로 마미증후군 발생 및 고정물(케이지) 이탈과 침강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또한, B씨가 감염과 골 파괴 소견을 확인한 후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 정밀 MRI 검사를 강력히 권유했으나 이를 거부함으로써 수술 부위 감염 조기 발견을 하지 못한 것은 의료진의 합당한 치료 및 검사 지시를 불이행한 점도 짚었다. 아울러 대학병원 전원 이후에도 항혈소판제 복용 이력으로 인해 수술 치료가 추가로 지연되는 등 예후를 스스로 악화시킨 외적 요인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의료진의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40%로 제한하고, 청구액의 21%인 1억 3615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소송비용 역시 80%는 환자가, 나머지 20%는 의사 B씨가 부담하라고 결정했다.

이번 판결에 피고와 원고 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의료계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환자가 자발적으로 정밀 검사를 거부해 발생한 진단 지연의 책임마저 결과적으로 의료진에게 전가한 것은 임상 현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원 법무팀 관계자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에게 검사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 외에 물리적 강제력을 행사할 방법이 없다면서 의사의 지시 불이행과 외부 사고가 결합해 발생한 악결과에 대해서도 억대 손해배상 책임을 물은 판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판결은 고령이거나 복합 기저질환이나 고위험군 환자의 진료가 필수적인 외과계 기피 현상과 방어 진료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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