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커프리스 혈압계 도입 등 달라진 고혈압 진료지침 공개
대한고혈압학회가 고혈압 진료지침을 새로 내놨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커프리스 혈압계 활용을 처음으로 임상 권고안에 포함시키는 한편, 젊은 층에서 늘어나고 있는 이완기 단독 고혈압을 새롭게 분류에 추가하는 등 고혈압 치료의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내용으로다.
임신성 고혈압에 대해서도 적극적 치료를 권고하고 나섰는데, 약제 공급 부족 이슈라는 현실적 제약을 뛰어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로 개정된 고혈압 진료지침(6판)의 핵심 내용을 설명하고, 그에 따른 임상현장의 변화를 전망했다.
새 지침의 핵심변화는 ▲커프리스 혈압계 도입 ▲이완기 단독 고혈압 신설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 혈압 강하 ▲난치성 고혈압 개념 확대 ▲임신성 고혈압의 적극적 치료 등 5가지로 요약된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커프리스 혈압계 첫 도입
이번 지침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커프리스 혈압계의 임상 도입 권고다. 권고 수준은 IIb, 구체적으로는 진료실 밖 혈압 측정 시 커프리스 혈압계의 활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커프리스 혈압계를 혈압 측정 기기로 가이드라인에 담아낸 것은 한국이 처음으로, 국제 학계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학회는 커프리스 혈압계는 커프 가압에 따른 불편감이 없고, 일상생활이나 수면 중에도 연속 측정이 가능해 사용 편의성이 높으며 혈압 변동성에 대한 정밀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고할 잠재력을 가진다며 자가 측정의 용이성을 통해 고혈압의 인지율과 치료율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권고 배경을 밝혔다.
임상현 학회 진료지침위원장(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은 초기 진단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진단 후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야간 혈압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매우 용이하다며 커프를 감는 번거로움이 없어 편의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충분치는 않다. 학회가 권고등급을 IIb로 설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학회는 과거 전자 혈압계의 임상 안착 사례와 같이, 커프리스 혈압계도 향후 혈압관리의 핵심 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일 학회 이사장(서울의대/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은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으나, 이미 국내 임상 현장에서 사용 중인 만큼 올바른 측정 방법을 권고하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판단했다며 현재는 데이터가 부족해 IIb 권고로 시작하지만, 향후 대규모 아웃컴 연구 데이터가 누적되면IIa나 클래스 수준으로 권고 등급이 상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회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대규모 임상연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1000명 이상 규모의 개원의 참여형 임상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커프리스 혈압계의 정확도 검증, 보정방법, 적용기술과 데이터 분석절차, 임상 적용방식과 결과의 해석 등에 대한 표준지침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완기 단독 고혈압 신설-고위험군 등 적극적 치료 강조
한편 이번 개정 지침은 고혈압 분류 체계에 이완기 단독 고혈압(140/90㎜Hg 미만 중 이완기만 높은 경우)을 신규 분류로 추가했다. 이는 젊은 층에서 호발하는 이완기 고혈압의 경각심을 높이고 치료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항고혈압제 복용으로 얻는 이득이 부작용보다 상회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목표 혈압도 한층 적극적으로 강화됐다. 중저위험도 노인 환자의 기준은 기존대로 유지되지만 ▲고위험군 ▲당뇨병 ▲만성콩팥병(CKD) ▲뇌졸중 환자의 목표 혈압은 130/80㎜Hg로 하향 조정됐다. 최근 임상 연구 결과를 반영해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예후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이 증명된데 따른 결과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위험군이 2% 내외에 불과해 사실상 대부분의 당뇨 환자에게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이 명시됐다. 다만 뇌졸중 환자 중 경동맥 순환 부적절 등 논란이 있는 일부 군에 대해서는 표준 조절(140/90㎜Hg)을 유지하도록 예외를 뒀다.
적극적 치료를 위한 새로운 무기로는 ▲ARNI(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리신 억제제) ▲SGLT-2 억제제(당뇨 외 항고혈압 효과 부각) ▲비스테로이드성 MRA(미네랄로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제 등 최신 약제들의 임상 활용안이 지침에 대거 녹아들었다.
진단 받고 약 타는데수 주? 임신성 고혈압 적극 관리 권했지만
임신성 고혈압 치료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했다. 다만 임상현장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한계다.
임신 중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항고혈압제로는 △메틸도파 △라베타롤 △니페디핀 △암로디핀 등이 있다.
메틸도파와 라베타롤하드랄라진 등은 대부분 개발된 지 오래된 1세대 약제로,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차례로 철수하면서 지금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한 수입으로만 수급이 가능하다.
진단 후 실제 임부가 약제를 받아 사용하기까지 몇주 이상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다빈도로 쓰이는 암로디핀은 임부 금기이며, 니페디핀 서방제 등으로 버티고 있으나 특히 2차 약제가 극히 제한적이라는게 현장의 호소다.
김광일 이사장은 일부 제약사에서 사회공헌 측면으로 약제를 도입하려 해도 약가 규정상 고가가 될 수 없어 도입이 무산되는 등 일관적인 행정 절차가 부족하다며 병원 내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한 도입 절차도 너무 복잡해 현장에서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는 유산조기출산임신중독증 등 산모와 태아 모두의 악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김 이사장은 정부와 제약업계가 함께 모여 유연한 약가 제도 적용, 제약사 손실 보전 등 정책적인 특단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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