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응급의학의사회 "권역응급의료센터 확대, 지정보다 운영이 더 중요"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정부의 권역응급의료센터 확대 지정에 대해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최종치료 책임 구조와 지역 응급의료 인프라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보건복지부의 중증응급의료체계 강화를 위한 권역응급의료센터 53개소 선정 발표와 관련해 이번 권역응급의료센터 확대는 응급의료체계 개선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새롭게 지정된 12개 병원이 응급의료 최상위 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정부의 응급의료체계 강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재의 정책만으로는 현장의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최종치료 책임을 사실상 부과하는 방식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우선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적정 규모에 대한 과학적 기준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순히 지역별 수요나 정치적 논리에 따라 권역센터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국내 응급의료체계에 적합한 권역센터 수와 이에 필요한 인력예산 지원 규모를 포함한 장기 로드맵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레벨1 외상센터가 전체 외상센터의 약 10% 수준인 점을 예로 들며, 국내 400여 개 응급실 환경에서 적정 권역응급의료센터 수에 대한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종치료 역량을 권역센터 평가의 핵심 지표로 삼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의사회는 응급실은 응급처치와 급성기 치료를 담당하는 공간이며, 최종치료 역량은 병원 전체의 의료 수준과 진료 역량을 반영하는 요소라며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확대가 곧바로 최종치료 역량 강화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평가 과정에서 기존 권역응급의료센터 일부가 탈락한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책임 있는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그동안 권역센터 운영을 위해 막대한 시설과 장비, 인력을 투자한 의료기관들의 손실을 방치한 것은 중앙응급의료센터와 보건복지부의 지도감독 책임과도 연결되는 문제라며 기존 센터에 대한 단계적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현재 응급의료 위기의 본질은 권역센터 수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진단했다.
의사회는 응급의료 위기는 의료인을 둘러싼 법적 위험, 상급종합병원의 만성적인 과밀화, 지역 응급의료 인프라 붕괴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비롯됐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권역센터만 늘린다고 새로운 진료 역량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정책이 권역센터와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정작 지역 응급의료체계의 기반인 지역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지역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확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이번 권역응급의료센터 확대가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향후 응급의료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최종치료 체계를 의료기관에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회는 보다 올바른 방향의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준비가 돼 있으며, 현장과 함께 지속 가능한 응급의료체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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