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하반기 국회 안갯속…민주당이 복지위를 양보한 이유는?
22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사실상 단독으로 결정한 뒤 일부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넘기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면서 보건복지위원회를 비롯해 주요 상임위가 정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저녁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합의 없이 제출한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의결했다. 일방적으로 18개 상임위원회 중 11개 상임위 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하고 나머지 7개는 야당 몫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협의 없는 상임위원장 선출 자체를 문제 삼으며 나머지 상임위 위원장직 수용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하반기 국회가 6일부터 열렸지만 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채로 파행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상임위원회 보이콧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17일 전까지는 원 구성을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한 상황.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원 구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4일 오전에 열린 제88차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국회 보이콧을 이어가며 민생 법안은 물론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 처리에도 협조하지 않고 있다. 헌정 사상 최악의 민생 태업이라며 제헌절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그 전까지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특검법과 민생 법안을 함께 처리하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이 명분 없는 민생 보이콧을 이어간다면 이번 주 본회의 개최를 요청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오후에 열린 제144차 의원총회에서도 국회가 일하지 않으면 가장 피해를 보는 당사자는 다름 아닌 국민이라며 책임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이 상황을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참을 만큼 참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국민의힘은 당장 국회로 돌아오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정애 정책위의장,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이정헌 원내부대표도 잇따라 국민의힘을 향해 맹목적 비난이 아니라 치열하게 토론하고 일하자며 원 구성을 요구했다.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보건복지위원회도 공전이 예외는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포기하고 넘긴 상임위 중 하나에 포함되면서 보건의료 관련 법안 심사와 주요 현안 논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15명으로만 위원회가 구성된 상태며, 여당 간사로는서영석 의원이 내정됐다. 여기에 김윤, 남인순, 서미화, 서영석, 소병훈, 이수진, 전진숙 의원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남았다. 권칠승, 김교흥, 박용갑, 박지원, 이인영, 허종식 의원과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 진보당 전종덕 의원이 후반기 보건복지위에 새롭게 합류했다.
복지위 의원들도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은 더이상 정치적 계산 뒤에 숨지 말고 지금 즉시 원구성에 협조하라라며 간호법, 사회보장급여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은 물론 통합돌봄, 필수의료, 사회안전망 강화 등 국민 삶과 직결된 과제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보건복지위원장을 야당에 넘긴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대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할 때도 더불어민주당은 11개 상임위 위원장을 주장하며 7개는 야당에 넘기는 형태를 취했는데, 이때는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2년 만에 판단이 달라진 것. 그러자보건복지위원회를 지난 2년 동안 이재명 정부의 주요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가 상당 부분 입법 단계까지 마무리됐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근거 마련 법 개정을 비롯해 필수의료특별법 제정, 의료인 의료사고 형사책임 부담을 완화하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 등 주요 과제로 삼았던 의료정책 관련 법안 상당수가 이미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 여당 관계자는 국정과제에 있는 보건의료 관련 내용 중 큼직한 부분은 입법 완료했다고 본다라며 복지위 현안은 여당과 야당의 생각이 같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남은 과제들은 조율을 통해서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복지위원장을 맡으면 정부 정책에 대한 견제 기능은 강화될 수 있다. 국정감사와 현안질의 등을 통해 현 정부의 의료개혁 후속 대책과 건강보험 재정 상황, 필수의료 정책 등을 집중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더불어민주당이 위원장 자리를 계속 이어나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이 나머지 7개 상임위 위원장 자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21대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핵심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독식하고 7개 상임위를 야당에 제시하자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나머지 상임위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 당시 모든 상임위를 독식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후 재보궐선거에서 서울과 부산시장을 야당에 내줬고, 2022년 대선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다.
현재 국힘 내부에서는 7개 상임위라도 받자는 의견과 모두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 등이 혼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당선 수가 높은 의원 중심으로 한 국힘 상임위원장 명단이 만들어져서 도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현재 야당도 내부 상황이 혼란한 터라 원구성이 언제 완료될지 전혀 예측할 수조차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7월도 넘길 수 있다라며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9월이 돼서야 정식 일정을 진행한 경험도 있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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