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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 보내선 안 남는다" 의학한림원 '키우는 정책' 제안
정부가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선발전형을 본격 시행하는 가운데, 단순히 지역으로 의사를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에서 성장하고 정착할 수 있는 교육수련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지역의료 해법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지역의사 양성은 의무복무 중심의 인력 배치 정책이 아니라 교육의 질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키우는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과 공동으로 제3회 의학교육 간담회를 개최하고 사립의대 관점의 지역 정주 의사 양성 전략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는 왕규창 전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이 좌장을 맡아 정부와 의료계, 의학교육계, 전공의, 의대생 등이 함께 지역의사 양성 정책의 방향을 모색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제정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선발전형이 시행되는 시점을 앞두고 마련됐다. 정부는 2027학년도 490명, 2028학년도부터는 매년 613명의 지역의사를 선발할 계획이지만, 참석자들은 입학정원 확대만으로는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조민우 울산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발제를 통해 지역의료 문제를 사회정책의사국민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힌 만성질환에 비유하며 단편적인 인력 공급 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조민우 교수는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력이 반드시 지역에 정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 간호인력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지역 정주를 위해서는 강제 배치보다 지역에서도 양질의 교육과 수련을 받고 연구와 진료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의사가 지역에서도 전문성을 키우고 경력을 설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장기적인 정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재현 성균관의대 교수(의료관리학교실)는 발제에서 일본 등 해외 사례를 들어 의무복무와 강제 배치 중심 정책의 한계를 짚었다.
박재현 교수는 일본의 지역할당 입학제 역시 일부 지역에서는 의무복무 종료 이후 절반 이상이 지역을 떠나는 등 장기 정착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소개하며, 지역의사 정책은 선발부터 교육, 배치, 경력개발, 정주까지 연결되는 전주기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성공적인 지역의사 양성을 위해 ▲지역 정주 의지가 확인된 학생 선발 ▲지역사회 기반 장기 임상실습 확대 ▲정주율과 지역 기여도를 반영하는 대학 평가 및 교원 보상체계 개편 ▲사립의과대학을 공공의료 거버넌스에 공식 편입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특히 사립의대 역시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양성의 핵심축인 만큼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정부의 지역의사제 추진 방향과 교육현장의 과제를함께 논의했다.
김태훈 교육부 의대교육기반과장과 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역의사법에 따라 2027학년도 490명, 2028학년도부터 매년 613명을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는 의학교육과 지역 중심 수련모델 구축, 중앙권역 지역의사지원센터와 커리어 코디네이터 도입 등을 포함한 전주기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교육 기반 없이 지역실습 확대 어려워숫자보다 지역에 남을 이유를 만들어야
의학교육 현장에서는 제도 시행에 앞서 실질적인 교육 기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동욱 동국의대 학장은 지역 임상실습 의료기관 확보와 교육 담당 교수 인력, 실습 비용과 숙소, 안전관리 체계 등 기본적인 교육 인프라가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리 제주의대 학장 역시 지방 소규모 의대는정원 확대와 학사 혼란의 여파를 겪고 있다며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교육에 전념하는 교수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료계는 공급 확대보다 지역에서 근무할 유인을 만드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일 대한의학회 정책이사는 공중보건의사 유인책 강화, 계약형 지역의사제 보완, 의무복무 최소화, 지속 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을 제안했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몇 명을 더 배출할 것인가보다 왜 지역에 남으려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지역의사제가 효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 사이 지역의료를 지탱할 수 있는 진료환경과 수련 생태계를 먼저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한림원은 지역 정주 의사 양성의 성공 조건으로 의학교육의 질 보장, 학생의 자기결정권과 대학 자율성 존중, 사립의대와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의료 기여에 대한 공식 인정과 지원, 평가지불규제 체계의 구조적 개혁, 복무 이후까지 이어지는 정주 여건 마련 등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의학한림원은 지역 정주 의사 양성은 특정 대학이나 특정 의사의 희생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의료계가 함께 설계하고 함께 책임져야 할 사회적 과제라며 사립의대 역시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양성의 중요한 축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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