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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공의 중심 수련환경' 첫 단추 끼운 전공의법, 남은 과제는?

기획취재팀2026.06.24 13:22

[기획] 제22대 국회 상반기 결산-의료 관련 주요 법안 어떤 게 있었나?

지난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한 의대정원 증원 정책으로 2년이 넘도록 의료계는 큰 혼란을 겪었고,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붕괴 직전까지 가능 상황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2024년 4월 개원한 제22대 국회도 어느덧 임기 과반을 넘겼다.[의협신문]은 제22대 국회에서 통과한 의료 관련 주요 법안들은 어떤 게 있었고, 주요 쟁점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 제43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의료분쟁조정법, 응급의료법, 필수의료특별법, 비대면진료법(의료법 개정안), 문신사법 등 주요 법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고, 법안 시행을 앞두고 남은 과제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필수의료 살리기 첫발 뗀 의료분쟁조정법, 사법리스크 해소 기대
2. 응급실 밖에서 상담 중인 의사 때려도 가중 처벌...응급의료법 개정
3. 붕괴 위기 필수의료에만 쓰는 돈 생긴다특별법 제정
4. 비대면진료문신사추계위법, 의협 고군분투하며 남긴 성과
5. 전공의 중심 수련환경 첫 단추 끼운 전공의법, 남은 과제는?

국회 본회의장 ⓒ의협신문
국회 본회의장 ⓒ의협신문

2025년 말 국회를 통과한 전공의법(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 구성 문제와 수련 연속성 확보 방안 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전공의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이수진김윤 의원과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병합한 보건복지위원회 대안으로 마련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전공의 권익 보호와 수련 연속성 보장이다.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을 24시간으로 제한하고 응급상황에 한해 4시간 추가 연장을 허용했다. 휴게휴일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임신출산 전공의의 야간휴일 근무를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출산육아휴직 또는 입영으로 수련이 중단되더라도 동일 전문과목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수련 연속성을 보장한 점이 주목받았다. 의무사관후보생으로 입영하는 경우 휴직 이후 동일 전문과 복귀를 허용하는 내용도 명문화됐다.

■ 수평위 구성 놓고 의협 반발 위원 추천권 지켜내

법안 심사 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구성 문제였다.

지난해 9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수정안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추천 위원을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리고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학회 추천 위원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추천 위원은 기존 1명에서 삭제됐다.

이에 의협은 즉각 반발했다.

의협은 정부와 국회가 수평위에서 전공의 위원의 과반수 이상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오히려 전공의 참여를 제한했다며 의협 추천 위원 배제는 정책의 정당성과 수용성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특히 병원협회 추천 위원 확대에 대해 수련환경을 평가받는 주체가 평가자가 되는 구조적 모순을 심화시키는 결정이라고 지적하며 수평위 구성 전면 재논의를 촉구했다.

의협의 문제 제기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반영됐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협은 전공의를 포함해 14만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라며 현행법상 존재하던 추천권을 굳이 삭제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보건복지부와 복지위원들이 수정 의견에 동의하면서 의협 추천 위원 1명은 유지됐다. 다만 의협이 요구했던 전공의 위원 과반수 참여 보장은 끝내 반영되지 못했다.

지난 6월 출범한 제4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의협 추천 1명, 병협 추천 4명, 대한전공의협의회 추천 4명, 대한의학회 추천 3명, 전문가 2명, 보건복지부 당연직 1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전공의 추천 위원은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확대됐지만 과반수 참여 구조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 의료사고 법률지원채용 공정성 강화후속조치 본격화

법 통과 이후 보건복지부도 후속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 전공의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의료사고 및 의료분쟁 예방을 위한 수련환경 조성, 전공의 진료 참여 고지, 모집선발 과정의 공정성 확보, 실태조사 실시 등에 관한 세부 내용이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의료사고 발생 시 전공의 지원 체계 마련이다.

앞으로 수련병원은 의료사고와 의료분쟁 예방을 위한 내부지침을 마련해야 하며, 사고 발생 시 해당 전공의에게 법률상담과 조정 신청 등을 지원해야 한다.

또 환자안전 교육 정례화, 위험요인 보고체계 구축, 채용 과정의 차별 금지와 공정성 확보 의무도 명문화됐다.

보건보건복지부는 5년마다 전공의 수련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해 제도 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 교육 연속성 고려해야 vs 근무시간 단축 취지 훼손

법 시행을 앞두고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대표적인 쟁점은 연속 근무시간 제한과 수련 연속성 문제다.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전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올해 2월 열린 전공의 건강권수련환경 개선 토론회에서 응급상황뿐 아니라 회진과 인수인계 역시 중요하다며 교육 목적의 연속성 확보를 위한 예외 규정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근무시간 단축으로 수련 경험이 줄어드는 만큼 수련기간 연장 등을 통한 보완책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전공의 측은 법 취지 훼손을 우려한다.

강민구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24시간 근무 제한은 근본적으로 전공의 근무시간 자체를 줄이기 위한 장치라며 연속성을 담보하려면 당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수련의 질과 교육 연속성을 강조하는 교수 사회와 노동권건강권 보호를 우선시하는 전공의 사회의 인식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는 셈이다.

■ 전공의 중심 수련환경 실현 여부가 관건

전공의법 개정은 오랜 기간 제기돼 온 수련환경 개선 요구를 법률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속근무 제한, 출산입영 후 복귀 보장, 의료사고 지원체계 구축 등은 전공의를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교육 대상자로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평가된다.

다만 법 제정만으로 현장의 변화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수평위에서 전공의 의견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지, 근무시간 단축과 수련의 질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의료사고 지원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등은 앞으로 제도 운영 과정에서 검증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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