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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개최된 의협 대면 학술대회, AI·초고령화 맞아 의사가 할 일은?

홍완기 기자2026.07.11 11:27
대한의사협회 제43차 종합학술대회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제43차 종합학술대회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가 인공지능(AI)과 초고령사회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모색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학술의 장을 열었다.

이번 대회는 AI 활용의 윤리와 책임, 의료전달체계 개편, 전문직업성과 자율규제, 전공의 수련, 지역의료 등 의료계 핵심 현안을 총망라한 프로그램에 다채로운 문화행사까지 더해 종합학술대회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11일 열린 제43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우리는 변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사회 구조에 걸맞은 의사의 모습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종합학술대회는 의사의 전문성으로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의료: AI와 초고령화 시대를 재설계하다를 대주제로 삼았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7년 만에 전면 대면 방식으로 개최됐다.

김택우 회장은 AI는 이미 임상 현장에서 단순한 도구를 넘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초고령사회 진입은 의료인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AI가 가져올 임상적 편리함과 효율성뿐 아니라 진단 보조와 의료기록 작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 법적 책임, 환자와의 신뢰 유지 방안까지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이 AI 기술을 안전하게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인프라 구축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며 통합돌봄 시대를 맞아 지역의료와 노인의료의 지속가능성, 다학제 통합돌봄 체계에서 의사의 역할과 책임도 함께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가 국내 행사를 넘어 국제적인 의료 협력의 장으로 거듭났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세계의사회(WMA), 미국의사협회(AMA), 일본의사회(JMA) 등 글로벌 의료 리더들과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AI와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미래 의료 리더십을 논의한다며 의대생과 전공의, 공중보건의사를 위한 직역별 세션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세대 간 소통과 결속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영상 공모전과 인문학 강연 등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계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전하고, 국민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의료환경의 격변기일수록 전문가 집단 내부의 치열한 토론과 유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사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확고한 전문직업성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의사의 모습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리는 오프라인 종합학술대회인 만큼 회원들이 오랜만에 만나 학문과 친교를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의정갈등으로 지친 회원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교웅 의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일본의사회와의 공동 세션을 비롯해 의료정책보험의료감정전문직업성과 자율규제의학교육전공의 수련 등 명실상부한 학술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문화 프로그램 역시 AI 영상 공모전과 의인문학전, 건강한 우리 몸 그리기 대회 등으로 풍성하게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해 다시 한번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의사의 정당한 권익과 안정적인 진료환경이 보장돼야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번 학술대회가 흔들리지 않는 의사로서의 자긍심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축사를 통해 AI와 초고령사회가 가져올 의료환경 변화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대한민국 보건의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과제라며 AI와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기술은 의료서비스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현장 의료인의 적극성과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첨단 디지털 의료기술이 의료현장에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의료계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진료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더욱 경청하고 소통하겠다며 국민 건강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든든한 정책 파트너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유경하 대한병원협회장,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축사를 하는 모습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유경하 대한병원협회장,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축사를 하는 모습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유경하 대한병원협회장은 의정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의료현장을 언급하며 의료계와 정부 간 신뢰 회복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유 회장은 의정갈등이라는 큰 파도 속에서 의료현장은 혼란을 겪었고 국민도 큰 불안을 느꼈다며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 의료는 의사와 병원이 함께할 때 가장 강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의사들의 헌신으로 의료계의 구조적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고, 이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도 시작됐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진료받고 의사가 소신껏 진료하며 병원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를 신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역시 축사를 통해 의정갈등이 남긴 교훈을 바탕으로 의료교육과 수련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된 의료정책으로 의료계가 큰 혼란을 겪었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교육과 수련의 단절이라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짚었다.

이어 대한의학회는 전공의 수련교육의 성공적인 정착과 교육혁신을 통해 미래 의사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 전반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의정갈등을 통해 드러난 의료계의 과제를 성찰하고, AI와 초고령사회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학문은 의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고 소통과 연대는 의료계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고 격려했다.

의료 대전환 시대 핵심: AI가 아닌 인간 의사 스스로 의료 본질 지키는 것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플레너리 리더십 세션에서 기조발제를 하는 모습 ⓒ의협신문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플레너리 리더십 세션에서 기조발제를 하는 모습 ⓒ의협신문

대표 프로그램인 플레너리 리더십 세션(Plenary Leadership Session)에서는 초고령사회와 AI 시대, 환자를 위한 의료계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글로벌 의료계의 대응 전략과 미래 리더십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택우 의협회장을 비롯해 세계의사회(WMA), 미국의사협회(AMA), 일본의사회(JMA)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택우 회장은 초고령사회와 AI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의료계가 기술을 수용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의료의 본질을 지키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택우 회장은 우리나라는 2024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50년에는 국민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노인 인구는 전체의 18.9%지만 건강보험 진료비는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등 의료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I 역시 의료현장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정부도 AI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며 보건의료 분야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AI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의료계가 어떻게 활용하고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의료계의 책임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생성형 AI가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사실처럼 답변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과 허위 의료정보 확산, 개인정보 유출 위험 등을 언급하며 AI가 의료현장에서 활용될수록 정보를 검증하고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전문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외 연구에서는 생성형 AI가 허위 의학정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거나 가짜 질병 정보를 사실처럼 인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국민 상당수도 AI를 활용한 의료상담을 경험했지만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진위를 가려내는 능력이라며 그 방파제 역할은 의료계가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cqueline W. Kitulu 세계의사회장, Willie Underwood 미국의사협회장, Yukihiko Ikebata 일본의사회 부회장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Jacqueline W. Kitulu 세계의사회장, Willie Underwood 미국의사협회장, Yukihiko Ikebata 일본의사회 부회장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AI 시대 의사의 역할도 새롭게 제시했다.

미래 의료환경에서 의사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할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의료 전문성 강화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의료윤리와 인간적 가치 수호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일차의료 기능 강화 ▲재택의료와 통합돌봄 확대에 따른 지역사회 중심 의료를 꼽았다.

특히 과거에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였다면 앞으로는 AI까지 함께하는 협력 구조가 될 것이라며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의사라는 숙련된 운전자가 통제해 환자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끄는 구조가 미래 의료의 모습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표준화된 반복 업무는 AI를 적극 활용하되, AI가 제공한 정보는 반드시 의사가 검증하고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윤리와 공감 능력을 지키는 것이 의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 대응 방향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AI를 이용한 무면허 의료행위와 허위 의료광고, 의료정보 유출 등 새로운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우리나라 의료환경에 맞는 AI 의료윤리 기준을 마련하고, 전문가가 전문가를 관리하는 자율규제 체계를 구축해 국민 신뢰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AI 전문성 교육 강화와 의료데이터 활용 기반 마련, 비대면진료 표준지침 마련, 통합돌봄 정책 제안 등을 통해 의료계가 AI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미래 의료에서 의사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은 AI를 책임 있게 활용하는 최고 책임자이자 비판적 검증자, 그리고 환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휴머니즘을 갖춘 의료인이라며 환경은 바뀌더라도 의료의 본질은 바뀌어서는 안 된다. 대한의사협회는 기술보다 사람을, 변화보다 의료의 본질을 우선하는 의료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우용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 학술위원장과 홍순원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 문화위원장이 Plenary Leadership Session에서 좌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이우용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 학술위원장과 홍순원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 문화위원장이 Plenary Leadership Session에서 좌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AI부터 의료정책까지현안 총망라한 학술 프로그램

의협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미래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학술 세션을 마련했다.

전문직업성과 자율규제 세션에서는 ▲전문직업성과 자율규제의 철학과 윤리 ▲세계 의사면허 자율규제 모델 비교 ▲한국형 지속전문직업개발(CPD) 도입 ▲한국형 의사면허원 설계 ▲의사면허 자율규제의 법제도적 실행 전략 등을 다루며 의료계 자율규제 체계 구축 방안을 집중 조명했다.

의료정책 세션에서는 진료권과 의료전달체계 개편, 이재명 정부 보건의료정책의 방향과 과제, 바람직한 보건행정 거버넌스,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정책 등을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보험 세션에서는 최근 건강보험 정책 변화가 의료기관에 미치는 영향과 건강보험 재정,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운영 등을 중심으로 향후 보험제도 방향을 진단했다.

젊은 의사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전공의 세션에서는 2026년 전공의 수련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련환경 변화와 역량 중심 수련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법 통과 이후 진행된 설문으로, 근무 시간 단축 등의 영향을 중심으로 한 분석논의가 이어졌다.

최근 복무 단축 이슈로 조명받고 있는 공중보건의사 세션에서는 지역보건의료에서 공보의 제도의 역할과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문화 프로그램도 풍성국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의협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문화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진행됐다. ⓒ의협신문
의협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문화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진행했다.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학술행사와 함께 국민과 소통하는 문화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진행됐다.

건강한 우리 몸 그리기 대회에서는 초중등학생들이 신비한 우리 몸, 의학의 미래를 주제로 그린 수상작이 전시돼 미래 의료를 바라보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공유했다.

AI 영상 공모전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AI, 의사의 진심을 그리다를 주제로 제작된 작품들이 상영돼 의료와 첨단기술이 만나 만들어낸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다.

의인문학전 흰 가운 너머에에서는 의사들의 문학 활동과 저서를 소개하며 진료실 밖 의사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했다. 행사장에서는 의인문학동호회의 활동과 의사들이 직접 집필한 도서, 의인문학상 수상작 등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한국여자의사회는 비전 2030 선포식을 열고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기념 퍼포먼스를 진행,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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