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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의사에게 해로운 병원 근무 환경

안덕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2026.07.09 13:10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의협신문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의협신문

의료 전문직에서 생기는 소진(번 아웃) 문제는 이제 보편적인 주제가 됐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병원의 근무 환경이 오히려 의사의 건강에 유해하다는 역설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해결 방안이 무엇일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문제는 조직 의료가 지니는 형평성, 보장성, 그리고 효율성의 논의가 의사나 의료인의 건강보다 우선시한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SNPHARE(Syndicat National des Praticiens Hospitaliers Anesthesistes-Reanimateurs Elargi)는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을 대표하는 의료 노동조합이다. 1974년에 마취과 전문의 노동조합으로 시작하여 2012년에 공공 병원 시스템 내 모든 내과, 약학, 치의학 전문 분야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확장했다.

SNPHARE는 2025년 10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이메일을 통해 의료 종사자 3611명(응답자의 85%는 정규직 병원 전문의, 7%는 계약직)을 대상으로 업무 자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인 What Health? 분석 결과를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고용 형태(정규직, 계약직, 대학 소속), 근무 시간, 병원 위치(대학병원 또는 종합병원)와 관계없이 공공 의료 시설에 근무하는 의사, 약사,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했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여성이 차지했다. 설문조사에 가장 많이 참여한 전문 분야는 마취과와 중환자 치료(응답자의 15.3%) 종사자였고, 다음으로 응급의학과(9.3%), 정신과(9.1%) 등의 순이었다.

■ 병원 소속 의료진 과중한 업무 심한 스트레스로 일반인보다 심혈관 질환에 더 취약
프랑스 의료 전문지 [le quotidien du medecin] 6월 19일자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설문에 응답한 정규직 병원 의료진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51시간으로 추산됐다.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이 정기적으로 당직 근무에 참여한다고 답했으며, 이 중 46%는 당직 근무, 56%는 대기 근무, 26%는 당직과 대기 근무 모두 수행, 5%만이 당직 근무에 전혀 참여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병원의 근무 환경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 악화와 수면의 질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8%가 신체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고, 이 중 12%는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라고 답했다. 63%는 심리적 상태에, 65%는 수면의 질에 악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병원 의료진의 지난 5년간 입원 경험률(35%)은 3065세 일반 인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한 번 이상 입원 경험은 일반 인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응답자의 12.1%가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일반 인구의 경우 8.2%).

과중한 업무를 비롯해 스트레스와 야간 근무는 의료 종사자를 심혈관 질환의 위험에 더 취약한 집단으로 만든다.

이 연구는 의료 종사자들이 직업성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인에 노출되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의료 종사자들 사이에서 자가 처방이 매우 흔하며(50%), 의사의 의뢰에 의한 처방은 매우 드물다는 점(14%)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응답자의 27.7%가 정신 질환 병력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일반 인구(25%)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구체적으로는 병원 의료진의 14.1%가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일반 인구와 비슷한 수준이나, 주목할 만한 점은 14.5%가 불안 장애를 경험했다는 것이다(다른 고소득 계층에서는 5.6%에 불과).

연구는 이러한 결과가 의료진의 심리적 고통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스트레스, 트라우마 상황, 갈등, 공격성, 과중한 업무량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 조사에 따르면, 여성 의료진의 업무 관련 심리적 고통은 남성 의료진보다 두 배 더 높았다. 특히 업무 관련 스트레스가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45%가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답했으며, 그중 10%는 매우 나쁘다고 회신했다.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응답한 직장인의 비율은 3035세(55%)와 65세 이상(61%)에서 특징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의료인의 생활 방식과 관련해 응답자들은 불규칙한 식사 시간, 휴식 시간 부족, 당직 등으로 이상적이지 못한 환경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마취과 의사와 외과 의사의 경우 질 좋은 식사 시간을 보내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43%는 정기적인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지 않아 다른 직종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 의료 전문가의 58% 정도는 매주 알코올을 섭취하는데 (남성의 경우 67%), 이는 프랑스 일반 성인 인구(2023년 기준 37%)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다.

그러나 매일 알코올을 섭취한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2%에 불과해 일반 인구(7%)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는 의료 전문가의 알코올 섭취는 주로 주말에 여가 활동 목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 풍요 속 빈곤 병원 내 의료진 건강 관리 기회 적어 조직 의료 희생양 자괴감에 빠져
임신과 관련해 조산율은 14.7%로 일반 인구의 두 배에 달하였다. 작업 환경(특히 장시간 서서 근무해야 하는 조건), 지속적인 육아, 야간 근무, 장시간 교대 근무, 24시간 연속 등 다양한 원인이 지적된다.

임신한 응답자 중 근무 환경 조정을 받았다고 답한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44.1%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직장에서 근무 중 사고를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혈액 매개 병원체 노출 사고가 원인의 27.6%를 차지했지만, 급성 스트레스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응답자의 10명 중 1명꼴).

직업병을 인지해도, 많은 의료직은 심리적, 신체적 고통 속에서 복잡하고 까다로운 행정 절차를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처럼 의료 종사자의 스트레스 예방 및 지원을 위한 의료 모니터링과 직업 건강 서비스가 부족하다.

프랑스 전체 평균 주치의 부재는 1015%에 반해 의사의 22%는 주치의를 지정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병원 의사들은 특정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도 의료적 사후 관리를 덜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직업 건강 서비스 기관으로부터 진료 예약을 제안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기타 자유 응답에서 많은 의료 종사자들은 10년 또는 20년의 경력 동안 직업의학 전문의를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매우 좋아하고 헌신적이라고 말하면서도, 마치 소모품처럼 느껴지고 쇠퇴 직전에 놓인, 심지어 치명적인 시스템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고통은 육체적 피로와 제도적 방치 환경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심각한 고통이다. 열악한 근무 환경은 병원 의료진 절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노조는 이제 의료진의 건강을 공공 보건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때라고 선언했다.

근무 시간과 형사처벌이 OECD보다 훨씬 많은 우리나라에서 과연 병원의 근무 환경은 의료인들에게 어떤 육체적 정신적 영향을 미치는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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