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협,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일방적 추진 강력 반대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추진에 대해 일차의료를 강화하기는커녕 의료전달체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환자 진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보건복지부는 7월 8일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참여기관 공모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지역 주민이 평소 이용하는 동네의원에서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 건강관리, 돌봄 연계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지속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된다.
또 사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 요건을 갖춘 의원 또는 거점지원기관이 신청할 수 있다. 운영 방식에 따라 단독모형 또는 협력모형을 선택할 수 있으며, 진료과목에 따른 참여 제한은 없다. 다만, 시범사업 관련 소정의 교육과정은 이수해야 한다.
단독모형은 의원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다학제 팀 전문 인력을 확보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의사 2명과 전담 간호사 1명을 포함해 총 4명 이상의 다학제 팀을 갖춰야 한다.
협력모형은 의원 단독으로 다학제 팀을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 지역 내 의원 약 10곳이 거점지원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참여하는 방식이다. 거점지원기관은 의사 1명과 전담 간호사 1명을 포함해 총 3명이상의 다학제 팀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의협은 정부의 시범사업은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주치의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사회적 합의가 되어있지 못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이번 시범사업이 자칫 의도된 형태의 주치의제 모델의 단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시범사업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환자 인두제적 요소와 위험도별 월정액을 지급하는 보상 구조 등 의료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내용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이는 의료비용 통제와 환자의 의료 이용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로 장기적으로 환자의 선택권을 위축시키고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고, 무엇보다 이러한 시범사업은 변형된 형태의 주치의제 모델로 비춰질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위 주치의제를 도입하는 성급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대변인은 의협은 시범사업 성과지표에 유출률(타 의원 이용 비중)을 포함하는 것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환자는 질환의 특성과 중증도에 따라 동네 의원, 지역 전문 단과의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등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권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안과 진료나 심부전 환자의 심장내과 진료와 같이 전문 진료가 필요한 경우 지역 전문 단과의원으로 의뢰하는 것은 정상적인 의료전달체계이며, 이를 유출로 평가하는 것은 의료전달체계의 기본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김성근 대변인은 그런데도 정부가 유출률을 성과지표로 설정한 것은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제한하고, 의원 간 협력과 의뢰회송 체계를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면서 유출률은 성과지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시범사업 수가와 관련해 통합수가제 도입에도 강하게 반대했다.
정부 공모자료에 따르면, 참여 의원에 대한 진료서비스 보상은 통합수가제와 행위별수가제 중 선택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환자의 위험도(Hierarchical Condition Category)에 따라 월정액을 지급하는 통합수가제는 의료기관이 정해진 보상 범위 안에서 진료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로, 적극적인 진료와 필요한 검사처치를 시행할수록 의료기관의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김성근 대변인은 이는 결국 필요한 진료를 줄이도록 압박하는 과소진료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축시키고, 의료의 질 저하와 환자와 의사 간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HCC는 미국의 메디케어에서 민간 보험사가 건강한 가입자를 선호하고 중증 환자를 기피하는 역선택을 막기 위해 도입된 위험조정 제도로서 이를 의료기관 수가에 적용하는 것은 성격상 맞지 않다고 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주치의제도 연구 동향,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내부 토론회를 개최해 관련 쟁점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임도 알렸다.
김성근 대변인은 정부는 주치의에 대한 개념과 제도적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수가제 도입과 유출률 성과지표를 전제로 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다시 한번 충분한 의료계 의견수렴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방향으로의 제도 재설계 과정을 거쳐 시범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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