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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수 누락을 '부당청구' 몰아 '억대 과징금' 처분 '위법'

송성철 기자2026.06.29 16:22
입원실 병상 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허가나 신고 절차를 일부 누락했더라도, 인력·시설 등 요양급여 기준을 충족한 상태에서 환자에게 실질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면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청구’로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급여비를 환수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의료기관의 단순한 행정 절차 위반행위에 국민건강보험법령의 속임수 등 부당청구 행위를 적용해 억대 과징금과 환수 처분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에서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입원실 병상 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허가나 신고 절차를 일부 누락했더라도, 인력시설 등 요양급여 기준을 충족한 상태에서 환자에게 실질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면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청구로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급여비를 환수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의료기관의 단순한 행정 절차 위반행위에 국민건강보험법령의 속임수 등 부당청구 행위를 적용해 억대 과징금과 환수 처분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에서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입원실 병상 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허가나 신고 절차를 일부 누락했더라도, 인력시설 등 요양급여 기준을 충족한 상태에서 환자에게 실질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면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청구로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급여비를 환수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의료기관의 단순한 행정 절차 위반행위에 국민건강보험법령의 속임수 등 부당청구 행위를 적용해 억대 과징금과 환수 처분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에서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재판장 이정원 부장판사, 판사 조은엽이지은)는 A 의료재단에 보건복지부가 내린 과징금 1억 7496만원과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건보공단 6414만원, 양평군수 3112만원)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소송비용 역시 보건당국이 각자 부담하라고 주문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0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건복지부는 A 의료재단이 운영하는 B 병원을 상대로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B 병원은 입원실의 병상 수를 변경하면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변경 허가를 하지 않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변경 신고도 하지 않은 채 환자를 입원시켜 진료비를 청구한 사실을 적발했다.

보건복지부는 병상 수 변경 허가와 신고 누락을 의료법 제33조 제5항 및 국민건강보험법 제43조 위반(1차 위반 시 경고 및 100만원 이하 과태료)이 아닌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98조제99조(의료급여법 제28조제29조)에서 규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2025년 5월과 6월 억대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건보공단과 양평군은 7월 14일 요양급여비 및 의료급여비 전액 환수 조치를 단행했다.

A 의료재단은 의료법을 위반하지 않았고, 설령 위반했더라도 그 내용만으로 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상 부당이득 징수를 할 필요성이 없어 처분사유가 부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2019년 5월 30일 선고 2015두36485 판결, 2020년 3월 12일 선고 2019두40079 판결)를 인용하며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 법률과는 그 입법 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르다면서 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 법률을 위반하여 요양급여를 제공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한 것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서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국민건강보험법과 다른 개별 행정 법률의 입법 목적 및 규율대상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국민건강보험법령상 보험급여기준의 내용과 취지 및 다른 개별 행정 법률에 의한 제재수단 외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 징수까지 하여야 할 필요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전제했다. 즉, 의료법상 제재 수단 외에 건보법상 부당이득징수까지 추가로 감행해야 할 실질적인 필요성과 정도를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법원은 B 병원이 2004년 개설 당시 총 입원실과 총 병상 수로 허가를 받았으나, 2012년 2월 건물을 증축하면서 입원실당 병상 수가 변동될 때마다 변경 허가를 받아왔던 만큼, 이번 허가신고 누락이 의료법 및 건보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번 처분의 사유는 단순한 변경허가 및 신고라는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에 불과하다면서 B 병원이 해당 입원실을 이용하여 실시한 각종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 행위가 관련 급여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거나, 의료법령에서 요구하는 적정한 인력시설장비를 실질적으로 갖추고 있지 않았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보건당국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B 병원이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이 사건 각 처분은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B 병원이 실질적인 의료 기준과 인력 요건을 모두 충족한 이상, 단순한 변경허가 의무나 신고 의무를 해태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의료법상 제재 수단인 의료업 업무정지개설허가 취소의료기관 폐쇄 등을 적용하는 것과 별개로, 이미 정당하게 지급된 요양급여비용과 의료급여비용까지 부당이득 징수의 대상으로 보아 환수해야 할 정도의 공익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보건복지부건보공단양평군수는 서울고등법원에 상소, 항소심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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