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하루 커피 3~5잔, 간경변·간암 위험 낮춘다 '디카페인도'
커피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이 간경변과 간암,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이 낮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하루 5잔 이상 커피를 마신 사람에서 가장 큰 예방 효과가 확인됐으며,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미국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컬센터의 김현석(Hyun-Seok Kim) 박사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여자 35만 4957명을 대상으로 평균 1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최근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1일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연구 시작 시점에 간경변이나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a)이 없었던 성인으로, 연구진은 커피 섭취량과 종류(카페인디카페인), 설탕 및 인공감미료 첨가 여부를 설문으로 조사하고, 이후 발생한 간질환과 사망을 의료기록을 통해 확인했다.
분석 결과 하루 5잔 이상 커피를 마신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간경변 발생 위험이 32%(HR 0.68), 간세포암 발생 위험은 47%(HR 0.53),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은 42%(HR 0.58) 낮았다.
하루 1~2잔만 마신 경우에도 간경변 위험은 20%(HR 0.80), 간세포암 위험은 24%(HR 0.76),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은 31%(HR 0.69) 감소하는 등 비교적 적은 양의 커피도 유의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효과가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에서 비슷하게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카페인이 아닌 다른 생리활성 물질이 간 보호 효과를 매개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설탕이나 인공감미료를 첨가한 커피에서도 일정 수준의 보호 효과는 유지됐지만, 무가당 커피보다 효과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김현석 박사는 이번 대규모 역학 연구는 카페인 유무와 관계없이 커피가 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많은 사람이 실천하기 쉬운 식이요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커피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혈압과 심박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간 보호 효과와 심혈관계 부작용을 함께 고려하면 하루 약 3잔 정도가 가장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2023년까지 연장해 분석하고, 이전 연구보다 더 많은 간질환 사례를 포함한 가장 포괄적인 장기 추적 연구라고 평가했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7세였으며 남성이 49.5%, 백인이 93.9%를 차지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전체의 대부분으로, 하루 1~2잔이 45.4%로 가장 많았고, 3~4잔은 21.1%, 5잔 이상은 11.5%였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약 15%, 설탕이나 인공감미료를 넣는 사람은 3.4%였다.
연구진은 연령, 성별, 흡연 여부, 사회경제적 수준, 대사질환, 음주량, PNPLA3 유전자형 등 간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보정해 분석했다.
또한 참가자 가운데 2만8961명은 MRI를 통해 간 지방, 간 철분 농도, 섬유화염증 정도(cT1)를 평가했고, 4만4633명은 단백체(proteomics) 분석을 시행했다.
MRI 분석에서는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간 지방 축적이 적고, 섬유화 및 염증을 반영하는 cT1 수치가 낮았으며, 간 내 철분 농도도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 역시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단백체 분석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서 간세포 합성 기능과 관련된 단백질은 증가한 반면, 섬유화와 대식세포 활성화를 반영하는 단백질은 감소해 커피의 간 보호 효과를 뒷받침하는 생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커피는 접근성이 높고 비교적 안전하며 비용 부담도 적어 적당량의 무가당 커피 섭취를 권장하는 것은 간질환 예방을 위한 현실적이고 확장 가능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커피 섭취량을 참가자가 직접 보고한 설문조사에 의존해 회상 편향 가능성이 있으며, 관찰연구인 만큼 커피와 간질환 감소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향후 식습관, 유전정보, 다중 오믹스(multi-omics) 데이터를 통합한 후속 연구를 통해 커피의 간 보호 기전을 규명하고, 특히 어떤 집단에서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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