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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바다 위 진료실 '병원선’ 법적 근거 부재

송성철 기자2026.06.25 17:37
충청남도 병원선은 도내 6개 시·군, 32개 유인 도서를 운항하며 섬 주민 3,440명의 건강을 보살피고 있다. 의료진 3명, 의료지원인력 7명, 운항 및 행정인력 10명이 탑승한다. X-ray실, 임상병리실, 물리치료실을 비롯해 골밀도 측정기, 생화학 분석기, 전해질 분석기, 자동 뇨 분석기, 당화혈색소 측정기, 자동 혈액 분석기 등을 갖추고 있다. 320톤급으로 전국 5척의 병원선 중 최대 규모다. [사진=충남도청] ⓒ의협신문
충남 병원선은 도내 6개 시군, 32개 유인 도서를 운항하며 섬 주민 3,440명의 건강을 보살피고 있다. 의료진 3명, 의료지원인력 7명, 운항 및 행정인력 10명이 탑승한다. X-ray실, 임상병리실, 물리치료실을 비롯해 골밀도 측정기, 생화학 분석기, 전해질 분석기, 자동 뇨 분석기, 당화혈색소 측정기, 자동 혈액 분석기 등을 갖추고 있다. 320톤급으로 전국 5척의 병원선 중 최대 규모다. [사진=충남도청] ⓒ의협신문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섬은 총 3390개에 달한다. 이 중 유인섬은 480개로, 약 81만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 등 공공보건의료시설을 갖춘 섬은 192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나머지 288개(60%)는 의료시설이 없는 의료 공백 상태다.

병원선(Hospital Ship)은 의료기관 접근성이 제한 된 섬 지역을 돌며 주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생명선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병원선은 4개 지방자치단체(인천충남전남경남)에서 5척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섬 주민의 병원선이 현행 법체계상 규정이 없어 법적 지원과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진옥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은 최근 발행한 [이슈와 논점] 보고서(섬 주민을 찾아가는 병원선, 법.제도 공백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를 통해 병원선은 섬 주민 진료와 처방 등 의료접근성을 보완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현행 지역보건법에 따른 지역보건의료기관이나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기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이로 인해 행정적 혼선이 발생하고, 의료진과 주민 보호 측면에서도 심각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진옥 입법조사관은 2025년 12월 의료법 개정으로 비대면진료가 공식 제도화되고, 공중보건의사 급감에 따라 취약지 비대면진료 확대와 원격협진 시범사업에 지역보건의료기관 확대 등을 발표한 바 있으나, 법적 지위가 없는 병원선은 제외됐다면서 만성질환 관리와 약제 처방 등을 위해 비대면진료가 필요하지만, 법적 근거가 부재하다고 밝혔다.

전국 보건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PHIS)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았다.

그는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는 관련 법령에 근거해 PHIS를 활용해서 보건행정 및 사업, 진료 및 진료지원, 실적.통계 등을 관리하고 있지만, 병원선은 시스템 사용이 불가능해 환자 정보 교류가 차단돼 있다고 짚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는 별도로 예산을 투입해 독립적인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재정적.행정적 비효율을 감수하는 상황이다.

의료진과 섬 주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 보호 장치도 부실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진옥 입법조사관은 병원선은 선박안전법 적용을 받아 관리운영하지만 응급상황이 아닌 일상적인 진료를 위해 병원선을 탑승하거나 병원선이 닿기 어려운 섬 지역에서 병원선으로의 이동을 위한 보조정 탑승 시에 법적 근거가 부재해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서 일반주민의 선박보험 포함 여부도 불명확해 사고 시 보상범위를 놓고 분쟁 가능성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병원선 운항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했다.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농업.임업.어업용 및 연안여객선박용 석유류는 부가가치세 등을 감면하는 면세유 혜택을 적용하지만 정작 의료취약지 공공의료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병원선은 제외된 실정이다. 실제 병원선 운영(1척 기준) 예산은 약 7억 5천만원에서 15억원이 소요된다. 이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60%에 달한다. 특히 최근 중동지역 위기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병원선을 운영하는 지자체들은 유류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제22대 국회에 병원선 유류세를 면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2024년 8월 14일 더불어민주당 서삼삭 의원)이 발의됐으나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장기 계류 중이다. 정부와 재정당국은 도서.산간 지역 공공서비스 형평성 논란과 면세유의 타 용도 유출 및 부정사용 가능성 등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진옥 입법조사관은 병원선의 법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병원선 3법의 조속한 입법화를 제언했다.

지역보건법을 개정해 병원선을 지역보건의료기관으로 규정함으로써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PHIS 연계 및 비대면진료에 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동시에 국민건강보험법과 건강검진기본법 개정을 통해 병원선을 요양기관 및 국가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 섬 주민이 배 위에서 정상적인 요양급여 혜택과 국가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꼽았다.

아울러 선박안전법 시행규칙을 개정, 임시승선자 범위에 진료 목적의 섬 주민과 환자를 명시함으로써 안전사고 발생 시 법적 보호와 보험 보상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을 주문했다.

한진옥 입법조사관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면세유를 적용하면 연간 유류비의 약 30%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법 개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고유가로 고통받는 지자체를 위해 단기적으로 국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소외된 섬 주민의 유일한 의료 줄기인 현행 병원선의 법적 공백을 메우고, 안정적인 운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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