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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도 삶의 질" 옹호에 의사들 "비아그라도 급여화" 풍자

홍완기 기자2026.06.24 13:10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정부의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화 추진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의료계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야당이 건강보험 우선순위는 생명이라며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자, 여당은 건강보험이 국민의 삶의 질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적극적인 옹호에 나섰다. 의료계 역시 건강보험 재정과 필수의료 위기를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23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논란과 관련해 지금 이재명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건강보험이 국민의 건강과 삶을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 의원은 그동안 건강보험은 생명을 살리는 데 집중해 왔다면서도 이제는 국민의 삶의 질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의료는 단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건강보험에서 소외돼 온 영역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표 사례로 1형 당뇨병 소아 환자의 무선 인슐린펌프를 제시했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유선 인슐린펌프는 무겁고 선이 자주 빠져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주고 있지만, 무선 인슐린펌프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급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단지 생명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아이답게 신나게 학교에서 생활할 권리, 바로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건강보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탈모뿐 아니라 중증 건선, 아토피, 소아근시 등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또 탈모약 급여화 논의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원칙과 우선순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며 야당은 탈모약 급여화를 정쟁의 소재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의 새로운 방향을 논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탈모 급여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선민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탈모치료제 공급액이 2500억원을 돌파했다고 소개하면서 본인부담률 30% 수준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연간 최대 1797억원의 재정이 필요하고 진료비까지 더하면 총비용은 연간 29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건보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반대 의견 또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탈모는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하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청년 세대에게는 사회적 생존이 걸린 필수재라는 절실한 목소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전면 적용이나 배제 대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야 한다며 비만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논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등탈모 급여화 옹호 움직임은 야당의 공세에 대한 반박 성격도 짙다. 야당은 탈모 급여화 추진이 건강보험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지난 17일 SNS를 통해 필수의료 위기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건강보험 우선순위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건강보험의 우선순위는 표심이 아니라 생명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도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탈모의 고통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보건의료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암희귀질환중증질환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환자와 가족이 있는데 이들보다 M자형 탈모가 먼저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건강보험 재정은 올해 적자로 전환되고 누적 준비금도 2029년이면 바닥난다며 건강보험은 국민 생명의 최후 안전망이라는 무게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역시 SNS를 통해 건강보험은 생명을 지키는 약속으로 정치인이 생색내며 나눠주는 하사품이 아니다라며 희귀질환 환자들이 고가 신약의 급여화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표를 얻기 위해 건강보험의 원칙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의협 선심성 복지 안 돼현장 의사들 풍자 비판

의료계도 탈모 급여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탈모로 인한 고통과 사회적 요구는 공감하지만 건강보험은 선심성 복지 제도가 아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근 대변인은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중증환자의 치료 부담 완화와 필수의료 유지라는 가장 시급한 과제에 집중돼야 한다며 충분한 우선순위 검토와 재정 영향 평가 없이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을 논의하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 운용의 방향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무분별한 급여화의 폐단은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과학적 근거와 효과성 검증 없이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 의사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배장환 부산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은 23일 페이스북에 수능 보고 나면 여자 수험생들이 전부 쌍꺼풀 수술을 한다며 쌍수 없어서 취직 면접에서 고통을 당하니 20세 미만 쌍수도 급여화해 달라고 적었다.

이어 20~30세 유방확대술, 18~30세 여유증 수술, 40~50세 비아그라도 급여화해 달라고 덧붙이며 탈모 급여화 논리를 풍자했다.

김경태 성남시의사회장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왕 선심 쓰시는 김에 비아그라도 건강보험 적용 부탁드린다며 비뇨의학과 전문의 입장에서 의외로 이 정책은 남녀를 불문하고 정장년층부터 노년층까지 폭넓게 공략할 수 있는 상당한 표밭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탈모를 비롯해 비만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질환까지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의료계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할 때 필수의료와 중증질환 보장 강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는 7월 4일 정부 주도의 탈모 관련 공론화 논의가 예정된 가운데, 탈모 급여화 논의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과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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