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75세 이상 남성 PSA 검사는 저가치 의료? 비뇨의학과 의사들 발끈
전립선암 진단을 위한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가 75세 이상 남성에게는 저가치 의료라는 건강보험연구원의 연구 보고서를 놓고 비뇨의학과 의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저가치의료 관리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불필요한 반복 검사와 근거 없는 의료 이용은 줄여야 하지만 암 조기진단 검사를 단순 연령 기준으로 저가치로 분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23일 우려의 뜻을 밝혔다.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저가치 의료 측정지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암 선별검사진단검사심혈관 검사 및 시술 등 7개 영역 31개 저가치 의료 후보지표를 제시했다. 이 중 75세 이상 남성 PSA 검사도 포함됐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PSA 검사는 무조건 시행해야 하는 검사도 아니지만 75세가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불필요하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검사도 아니다라며 의학적 판단은 주민등록상 나이가 아니라 환자의 기대수명, 전신 건강 상태, 가족력, 기저 PSA 수치, 직장수지검사 소견, 환자의 선호를 종합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75세 이상 PSA 검사라는 지표명 자체가 삭감, 평가, 감시의 신호로 작동할 수 있다라며 청구 자료에는 환자의 건강 상태, PSA 상승 추세, 가족력, 의사와 환자의 공유 의사결정 과정이 담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도 단순한 연령 기준보다 개별화된 판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설정되고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비뇨의학과의사회에 따르면, 미국 USPSTF(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미국 질병예방 특별 위원회)는 70세 이상 남성의 일반적 PSA 선별검사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지만 개별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비뇨기종양학회 가이드라인에도 75세 이상에서 PSA가 3ng/mL 미만인 경우 선별검사를 중단하거나 간격을 늘릴 수 있다고 제시하면서도 매우 건강하고 기대수명이 최소 10년 이상인 선택적 환자에서는 공유 의사 결정 후 2~4년 간격의 선별검사를 지속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한다. 유럽비뇨의학회(EAU) 역시 전립선암 조기진단과 치료 결정에서 기대수명, 수행능력, 동반질환을 핵심 요소로 제시한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우리나라 전립선암의 현실을 고려하면 고령 PSA 검사를 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전립선암 신규 발생은 2만 2640건으로 전체 암 중 6위, 남성암 중 1위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70대가 41.3%로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도 18%에 달했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서구의 과잉진단 논리를 그대로 한국 고령 남성에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라며 한국은 전립선암 발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고령층에 환자가 집중되며, 진단 당시 고위험군 비율도 높은 특수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표가 향후 급여 삭감이나 평가 지표로 전환되면 의료현장에 위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PSA 검사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의사가 지표 부담 때문에 검사를 주저하거나 환자가 나이가 많으니 검사받을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해당 연구 보고서가 성급한 정책화로 이어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문기혁 비뇨의학과의사회장은 정책은 숫자를 보지만, 의사는 사람을 진료한다라며 청구자료 한 줄로는 환자의 얼굴, 가족력, 건강 상태, 기대수명, 불안, 가치관을 볼 수 없다. 75세 이상 PSA 검사를 일률적으로 저가치 의료로 낙인찍는 순간 일부 건강한 고령 남성은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75세 이상이라는 숫자 하나로 PSA 검사 가치를 판단하려는 일방적인 접근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며 대신 한국 남성의 급격한 전립선암 발생 양상과 초고령화 현실, 개별화 원칙을 강조하는 국제 가이드라인의 흐름을 반영해 한국형 PSA 선별검사 가이드라인을 함께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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