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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AI 시대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의료계 "환자 안전·책임체계 보완 먼저"

홍완기 기자2026.06.22 15:45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22일 개최한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 ⓒ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22일 개최한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 ⓒ의협신문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환자 안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보완 없인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의료계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22일 개최한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의료계는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환자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생산자의 권리 보장, 책임 귀속 체계 마련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영석 의원은 작년 11월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 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보건의료정보 개념을 정립하고, 국가 등의 책무를 규정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AI 시대에 맞춰, 보건의료정보 및 디지털 기술과 제품들이 환자 치료 및 보건의료 분야 연구, 산업 등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 수집에 직접 참여하게 될 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보건의료정책연대 등 의료계 관계자들은 패널 토론에 참석해 법안이 데이터 활용과 산업 진흥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의료현장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갑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 ⓒ의협신문
김형갑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 ⓒ의협신문

김형갑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는 현행 법안이 데이터 유통에 집중돼 있을 뿐 AI 시대에 필요한 규율 체계는 충분히 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개발자이기도 한 김형갑 이사는 현재 논의는 데이터를 모으고 유통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학습에 활용된 데이터는 사실상 회수하거나 통제하기 어렵다며 데이터 활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김 이사는 의무기록에는 환자의 민감한 사생활 정보가 포함돼 있는데, 현재 법안은 어떤 범위까지 요청하고 제공해야 하는지가 충분히 정리돼 있지 않다며 플랫폼 사업자들이 환자의 요구를 명분으로 사실상 대량의 의료정보를 수집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활용을 논의한다면 데이터를 생산한 의료인과 기관의 권리, 업무 부담, 책임에 대한 규정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문술 대한병원협회 제2정책위원장 ⓒ의협신문
양문술 대한병원협회 제2정책위원장 ⓒ의협신문

양문술 대한병원협회 제2정책위원장은 병원협회가 과거 해당 법안에 대해 데이터 개방활용 중심의 제정안이라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소개하면서도 법안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데이터 활용에 따른 비용과 편익의 균형 문제를 제기했다.

양문술 위원장은 데이터 활용으로 발생한 경제적 가치가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어떻게 환류되는지 법안에 명확한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핀란드처럼 데이터를 제공한 기관에 대한 비용 보상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 있는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의료기관마다 EMR 체계가 매우 다양하다며 영국 NHS와 같은 단일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속도로 데이터 연계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현실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환자가 자신의 정보 활용을 거부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윤표 대한약사회 정보통신이사 ⓒ의협신문
이윤표 대한약사회 정보통신이사 ⓒ의협신문

이윤표 대한약사회 정보통신이사는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의 출발점은 민간기업 활용 확대가 아니라 환자 안전을 위한 의료기관 간 안전한 정보 연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표 이사는 약물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복용 약물, 질환, 임상수치 등의 정보가 중요하지만 국내 의료정보 연계 수준은 해외에 비해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보전송 대상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점을 우려했다.

약품명이나 용량, 투약일수 등은 단순 데이터지만 상담 과정에서 얻은 생활습관, 가족관계, 복약 순응도 등의 정보는 약사의 전문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며 임상적 판단 영역까지 전송 대상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만큼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기반 복약상담 서비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이사는 일부 기업이 약물비서, 복약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약사의 면허 행위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의료인 전문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법률상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계에서는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준범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이미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 중심병원, 건강정보 고속도로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관련 법적 근거 마련이 늦어지고 있다며 법안 논의가 4년 가까이 지연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AI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국가 차원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의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며 의료인력 부족, 응급의료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AI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법안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산업계를 일률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보험사와 공익적 의료 AI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을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정말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술 개발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이 법안은 단순한 산업 진흥법이 아니라 국민이 자신의 건강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하는 의미도 갖는다며 데이터 활용으로 창출된 가치를 국민 전체에게 환류할 수 있는 공적 환류 체계까지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시은 보건의료정책연대 대변인은 데이터 생산 주체와 책임 구조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시은 대변인은 보건의료 데이터는 의사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구급대원,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인력 등 수많은 보건의료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며 이 데이터의 권한과 의무, 활용에 따른 가치 배분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기관이 의료법상 기록 보관관리 의무를 지고 있음에도 데이터 전송 이후 발생하는 보안사고나 오남용에 대해서는 통제 권한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책임은 의료기관에 남아 있는데 통제 권한은 없는 구조는 책임과 권한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사고 발생 시 책임질 주체와 데이터를 통제하는 주체를 일치시키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활용에 대해서도 AI는 의료인의 판단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명확히 규정돼야 하며, AI와 의료인 사이의 책임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정부 법안에 우려 해소 장치 상당수 반영조문 단위 논의 필요

최경일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 ⓒ의협신문
최경일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 ⓒ의협신문

최경일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이날 제기된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우려에 대해 법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상당 부분 이미 해소돼 있는 내용들이라며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최경일 과장은 이번 법안은 현재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쟁점적 사안들을 새롭게 규정하기보다는 지금 단계에서 추진 가능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체계에도 부합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보건의료정보 활용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하면서법안은 보건의료정보를 활용하되 가능한 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현행 제도와 규정에 맞춰 안전장치를 마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의료계가 제기한 의료인의 임상 판단 정보까지 전송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법안이 다루는 정보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법안에서 말하는 보건의료정보는 건강정보 고속도로, 진료정보교류 시스템, 건강보험 청구자료, 국가건강검진 정보 등 표준화된 전자적 정보라며 의료인이 환자를 진료하면서 개인적으로 작성하는 메모나 임상적 판단 내용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가 제기한 정보 유출 및 해킹 우려에 대해서도 보건의료정보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과장은 해킹은 보건의료정보뿐 아니라 금융정보 등 모든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당연히 보안 강화는 필요하지만 정보 활용 자체를 막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건강정보 고속도로는 해킹 사고가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고, 보안 수준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100%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해킹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조문 중심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과장은 법안심사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려가 있다면 조문별로 어떤 내용을 수정하거나 보완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해 달라. 그런 논의가 이뤄질 때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법안 심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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