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검체검사 개편, 비뇨의학과 개원의 80% 직격타…폐업 위기"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안 중 위탁검사관리료 폐지와 위수탁 기관 사이 배분율이 확정되면 내과산부인과일반과비뇨의학과는 손실이 자명한 진료과다. 이중 비뇨의학과는 손실액만 놓고 보면 네 번째에 해당하지만 같은 의원이라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 전체 비뇨의학과 의원의 80%에 해당하는 비뇨의학과가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영향권에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저평가 의료행위 수가 인상을 비롯해 STI 검사 심사기준 완화 등을 공식 제안했다.
문기혁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장은 지난 18일 의협신문과 만나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이 확정된다면 비뇨의학과의 상당수는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현실을 토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검체 위수탁 제도개편 계획을 보고했다. 위탁기관이 검사료 전액을 청구한 뒤 수탁기관과 사후 정산하던 방식을 변경해 분리 지급하고 과보상으로 판단된 검체검사료 등 수가를 낮춰 아낀 재원을 저보상 항목으로 재배분하는 재정 이동을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위탁검사관리료 10%는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위탁검사관리료 규모는 1699억원으로 비뇨의학과의 청구액은 149억원이다. 고스란히 동네의원의 손실로 이어지는 비용이다.
손실을 심층진찰료 신설, 진찰료 인상 등의 보상책으로 보전한다고 해도 비뇨의학과는 연 738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수탁검사 배분율을 6:4로 적용했을 때 손실액으로 배분율이 커지면 손실도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기혁 회장은 지금까지 상호정산 관행이 완벽했다는 뜻이 아니다. 검체검사의 투명성 강화와 질 관리 필요성에는 동의한다라면서도 의원이 검사 전후 과정에서 실제 업무와 책임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를 리베이트나 할인 문제로만 보면 본질을 놓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수탁기관은 검체의 분석을 담당한다. 검사 적응증 결정, 환자 설명, 검체 채취와 품질 확보, 오염 방지, 라벨링, 보관, 결과 해석, 치료 결정, 환자 상담은 의원의 몫이다라며 검체검사는 검사실 안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진료실에서 시작해 진료실에서 끝나는 의료행위라고 설명했다.
비뇨의학과만 한정해 보면 첫 소변인지, 채취 전 배뇨 간격은 적절한지, 증상과 성접촉 위험은 어떤지, 항생제를 이미 복용했는지, 양성 결과를 어떻게 설명할지까지 모두 진료실에서 관리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보상 요구안으로 저평가 행위 5개를 선정해 수가 인상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전립선마사지 ▲경정맥신우조영 ▲요류속도검사 ▲72시간 배뇨양상기능검사 ▲감돈포경정복술 등이다.
문 회장은 저평가 행위 항목 5개도 고육지책으로 고른 것이라고 토로했다. 동네의원 안에서도 진료비 편중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저평가 행위의 수가 인상은 진료비 청구 상위권에 있는 의원에만 돌아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 3만 7514곳 중 상위 3.2%에 해당하는 1188개 기관에서 전체 의원급 진료비의 27.7%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구간을 2375곳(6.3%)으로 확대하면 이들 진료비 점유율은 67.9%로 늘어난다. 양극화로 인한 기관간 수입 격차가 적지 않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비뇨의학과 의원은 올해 1분기 기준 1128곳이 있는데 이 중 80% 수준인 약 900곳은 검체검사에 따른 매출 비중이 특히 크다는 게 비뇨의학과의사회 설명이다.
문 회장은 요로감염, 성매개감염, 혈뇨, 전립선암 의심, 남성호르몬 이상 등 진료의 상당 부분은 소변, 혈액 같은 검체검사에 의존한다라며 특히 성병 감염(STI) 검사와 요배양 검사는 검체 채취 방법과 결과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 검사를 과도하게 하는 게 아니라 진료 영역의 특성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만성질환관리료, 심층진찰료, 일반 진찰료 중심으로 보상책이 만들어진다면 비뇨의학과 손실이 실제로 흡수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저평가 행위 수가 정상화 이외에 검체 전후 관리료 또는 검체 판단료 신설, 일정기간 한시적 손실보전 장치, STI요로감염전립선암 관련 검사결과 판단료 신설, STI 12종 심사기준 완화 등을 제안했다. 검체판단료 신설은 의협이 주장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문 회장은 정부가 새로운 수가를 바로 완벽하게 설계하기 어렵다면 한시적 보전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제도 시행 처음 3년은 기관별 위탁검사 관련 수입을 기준으로 잔여 손실의 일정 비율을 보전하는 연착륙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STI 12종 검사에서는 ▲요도분비물, 배뇨통, 요도 가려움, 회음부 통증 등 요도염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부고환염, 전립선염, 반복 요로생식기 감염 등에서 STI 감별이 필요한 경우 ▲성매개감염 파트너 노출, 고위험 성접촉, 재감염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전 치료 후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한 경우 ▲클라미디아임질마이코플라스마 제니탈리움 등 원인균 확인이 치료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경우 ▲항생제 선택 또는 불필요한 경험적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원인균 확인이 필요한 경우 등 6가지 상황에서 급여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문기혁 회장은 STI 12종 검사(urine multiplex PCR)를 무제한 인정해 달라는 게 아니라 비뇨의학과 표준 진료에서 의학적으로 필요한 적응증이 명확하면 임상의사의 판단을 존중하고 사후 삭감하지 않도록 급여기준과 심사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는 과잉검사 요구가 아니라 항생제 적정사용과 환자안전을 위한 요구라고 밝혔다.
그는 제시한 6가지 경우까지 사후삭감 위험이 크면 의원은 검사를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고 환자의 정확한 진단이 늦어진다라며 진단이 늦어지면 STI 질환 특성상 지속적인 감염과 배우자 감염 등으로 질병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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