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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노인성 뇌질환 유발 원인 '압력 차'…병태생리 규명

송성철 기자2026.06.19 17:25
(그림 1)은 정상에서 혈종에 이르는 이 3단계 병태생리적 연속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정상 상태(A)에서 압력 차이가 벌어지면 혈관이 새기 시작하고(B), 정맥·림프계의 배출 능력이 한계에 달하면 물이 고여 수종이 되며(C), 이 압력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면 부실한 신생 혈관들이 돋아나 피가 섞이면서 만성 경막하 혈종을 형성한다(D). ⓒ의협신문
(그림 1)은 정상에서 혈종에 이르는 이 3단계 병태생리적 연속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정상 상태(A)에서 압력 차이가 벌어지면 혈관이 새기 시작하고(B), 정맥림프계의 배출 능력이 한계에 달하면 물이 고여 수종이 되며(C), 이 압력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면 부실한 신생 혈관들이 돋아나 피가 섞이면서 만성 경막하 혈종을 형성한다(D). ⓒ의협신문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주요 뇌질환인 만성 경막하 혈종(chronic Subdural Hematoma, cSDH)경막하 수종(Subdural Hygroma)미만성 경막 조영증강(Diffuse Pachymeningeal Enhancement)이 별개 질환이 아니라 하나의 공통된 압력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하는 연속적인 병태생리 현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조민제반승필김영덕심환석성승빈이기엽권오기) 연구진과 이수지 연세의대 교수(재활의학과)는 만성 경막하 혈종(cSDH)의 발생 기전을 생리학적으로 명괘하게 규명한 연구 논문을 세계적인 출판사 Springer가 발행하는 신경외과학 전문학술지 [Neurosurgical Review] 최근호에 발표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경막하 수종은 뇌척수액 누출로, 만성 경막하 혈종은 교정맥 등의 미세 출혈로 발생하는 별개 질환으로 간주했다. 미만성 경막 조영증강 역시 정맥 울혈 및 염증 반응 때문인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대뇌 위축이 있는 노인에게 특별한 외상이 없이도 만성 경막하 혈종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 천공술 배액 이후 혈종이 높은 빈도로 재발하는 현상, 경막하 수종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만성 경막하 혈종으로 진행하는 현상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공동연구진은 이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 질환이 본질적으로 긴밀히 연결됐다고 보고, 통합 경막간 압력구배 모델(Unified Transdural-Pressure Gradient Model)을 새롭게 제시했다. 경막을 사이에 둔 안팎의 최종 압력 차이인 순경막 압력 구배가 세포 투과성수액 축적혈관 리모델링을 결정하는 단일 핵심 원동력이라는 접근이다.

공동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두개내압 감소뇌 위축뇌척수액 감소 등으로 경막을 사이에 둔 압력 차이가 증가하면 경막 미세혈관의 투과성과 경막을 통한 수분 이동이 증가한다고 밝혔했다. 정맥 및 림프계 배출 기능이 이를 충분히 보상하면 미만성 경막 조영증강이나 경미한 경막 부종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보상 능력을 초과하면 체액이 경막 경계세포층으로 이동해 경막하수종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압력 구배가 지속되거나 강해지면 신생혈관 형성이 유도되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취약한 신생혈관에서 혈장 단백질과 적혈구가 새어 나오면서 만성 경막하혈종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핵심 가설을 구상하고 전체 모델 구성과 논문 작성을 주도한 조민제 교수(제1저자교신저자)는 만성 경막하혈종은 단순히 피가 고이는 질환이라기보다 경막 미세혈관의 투과성 변화수분 이동체액 배출 능력신생혈관 재형성이 함께 작용하는 압력구배 기반 질환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진이 제안한 모델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중간수막동맥 색전술(Middle Meningeal Artery Embolization)의 치료 기전도 설명이 가능하다.

조민제 교수는 기존에는 MMAE를 단순히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막아버리는 시술로만 이해했다면서 이 모델에 대입하면, 중간수막동맥을 차단함으로써 경막 미세혈관 내부의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을 떨어뜨려 경막 간 압력구배를 완화함으로써 혈종의 안정화와 재발을 감소하는 근본적인 생리학적 환경 조절 치료임을 증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진은 향후 경막간 압력구배, 경막 투과성, 정맥림프계 배출 기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접근은 만성 경막하혈종의 재발 위험 예측과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Q 논문의 핵심 메시지는?
A 만성 경막하혈종은 오랫동안 교정맥(bridging vein) 손상이나 반복적인 미세출혈로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그 설명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많다. 외상이 명확하지 않은 고령 환자에서 발생하거나, 경막하수종이 만성 경막하혈종으로 변하거나, 배액술 이후 재발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번 논문은 이러한 현상들을 경막간 압력구배라는 하나의 생리학적 원리로 설명하려 시도했다.

Q 기존 이론과 가장 다른 점은?
A 기존 이론은 혈종을 주로 출혈의 결과로 보았다. 이 모델은 그보다 앞선 단계에 주목했다. 두개강 내 압력이 낮아지거나 뇌 위축이 진행되면 경막을 사이에 둔 압력 차이가 커지고, 이로 인해 경막 미세혈관의 투과성과 수분 이동이 증가할 수 있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경막하수종이 생기거나, 신생혈관 형성과 함께 만성 경막하혈종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Q. 이 모델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A 만성 경막하혈종은 고령화 사회에서 점점 더 흔해지는 질환이다. 치료 후 재발도 중요한 문제다. 이 질환을 단순히 고여 있는 피를 빼내는 문제로만 보면 재발의 원인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반대로 압력구배와 경막 투과성의 문제로 이해하면, 왜 일부 환자에서 재발이 잘 생기는지, 왜 중간수막동맥 색전술(Middle Meningeal Artery Embolization) 같은 치료가 효과를 보이는지 더 생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Q. 이번 연구가 중간수막동맥 색전술과도 관련이 있나?
A. 그렇다. 최근 만성 경막하혈종 치료에서 중간수막동맥 색전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모델에서는 이 치료가 단순히 혈종막의 혈관을 막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막 미세혈관의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을 낮춰 경막간 압력구배를 완화하는 치료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혈종을 만든 근본적인 압력 환경을 조절하는 치료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Q 어떤 후속 연구가 필요한가?
A 향후에는 경막간 압력구배와 경막 미세혈관 투과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치료 후 압력구배가 실제로 정상화되는지, 그 정도가 재발률과 관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환자별 압력 환경과 배출 능력을 고려해 만성 경막하혈종의 재발 위험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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