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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협 "검체·영상검사 수가 인하, 의료공급 붕괴 신호"

홍완기 기자2026.06.18 15:16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의협신문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의협신문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정부의 검체검사 및 영상검사 수가 인하 방침에 대해 필수의료 강화라는 명분 아래 의료공급 기반을 약화시키는 정책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병의협은 18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검체검사와 CTMRI의 비용 대비 수익률이 각각 평균 190%, 200% 수준이라는 이유로 수가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기본진료 저보상 문제를 외면한 채 재정중립 방식으로 재원을 재배분하려는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건강보험 수가 구조 개편 공청회에서 지역필수의료 보상 강화를 위해 검체검사와 영상검사의 상대가치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단계로 해당 분야 수익률을 150% 수준까지 낮추고, 2028년까지 110% 수준의 균형 수가를 목표로 추가 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연간 2조원 이상의 재정을 절감해 필수의료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병의협은 정부가 제시한 수익률 수치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병의협에 따르면 정부가 활용한 2023년 회계자료 기반 원가분석은 상급종합병원 6곳, 종합병원 74곳, 의원급 88곳을 표본으로 삼았고, 종합병원 표본에는 신포괄수가제 참여기관도 포함돼 있다. 의원급 역시 전문과목과 규모, 장비 보유 여부에 따라 원가구조가 크게 다른데 평균치로 처리됐다는 점에서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병의협은 원가 배분 방식과 감가상각 처리, 공통비 배분 기준, 지역별 물류비와 인건비 차이 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표본을 근거로 전국 의료기관에 동일한 수가 인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이번 개편안에서 진찰료의 장기 동결 문제를 인정한 점에 주목했다.

병의협은 정부 스스로 20여 년간 동결된 진찰료 수준을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은 건강보험 수가체계의 핵심 문제가 검사 분야의 과보상이 아니라 기본진료의 구조적 저보상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현재의 상대적 격차를 단순히 검사 과보상으로 해석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병원과 의원급중소병원의 현실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대형 의료기관은 검사량 집중과 높은 장비 가동률, 대량구매 등을 통해 원가를 낮출 수 있지만 의원급과 중소병원, 의료취약지 의료기관은 임상병리사 인건비와 장비 임대료, 검체 위탁 물류비 등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병의협은 일부 대형기관에서 산출된 평균 수익률을 근거로 저밀도 공급망까지 동일 비율로 수가를 인하하면 과잉이윤 시정이 아니라 지역 의료공급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수가 인하가 검체검사 위탁관리체계 개편, 위탁관리료 폐지, 위수탁기관 정산 관행 개선 등과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병의협은 검체검사 의뢰 비중이 높은 내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의원들에게 검사수익은 단순 부가수익이 아니라 낮은 진찰료를 보완하는 운영 재원 역할을 해왔다며 기본진료 수가 현실화 없이 안전판 역할을 하던 수익구조를 제거하면 진료 축소와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료취약지의 경우 검체 수거망과 영상장비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수가 인하 충격이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호주는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해 GP 진료 인센티브를 확대했고, 영국은 취약지역 의사 유치를 위해 별도 재정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의료취약지역 근무 의사에 대한 추가 보상체계를 도입했다.

병의협은 해외 선진국들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기본진료 수가 인상과 취약지 가산, 직접 재정투입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며 전국 공통 수가 인하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에는 △검체검사영상검사 수가 인하 계획 유보 △원가분석 표본 및 방법론 전면 공개 △진찰료수술료입원료 등 저평가된 기본진료 분야에 대한 별도 재정투입 △검체검사 위탁관리체계의 투명한 재설계 등을 요구했다.

병의협은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검사수가를 깎아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 필수의료 공급 기반을 지원해야 한다며 획일적인 수가 인하는 의료기관의 줄도산과 지역 의료 접근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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