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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간호법 시행으로 버림받는 필수의료 인력들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2026.06.16 13:23
체외순환사는 심장수술 중 환자의 심장과 폐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심폐기·에크모·심실보조장치 등 생명유지 장비를 운용하는 전문인력이다.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화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며, 혈액응고 상태, 혈액가스, 체온, 수분량, 장비 이상과 회로 안전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특히 선천성심장병 신생아와 소아 환자, 복잡심기형 환자, 고난도 성인 심장수술 환자에게 체외순환사는 수술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력이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체외순환사는 심장수술 중 환자의 심장과 폐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심폐기에크모심실보조장치 등 생명유지 장비를 운용하는 전문인력이다.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화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며, 혈액응고 상태, 혈액가스, 체온, 수분량, 장비 이상과 회로 안전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특히 선천성심장병 신생아와 소아 환자, 복잡심기형 환자, 고난도 성인 심장수술 환자에게 체외순환사는 수술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력이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간호법을 통해 이른바 PA로 불리던 진료지원인력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여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하고, 자격과 교육, 업무범위, 관리체계를 명확히 하여 환자안전을 높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그 취지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그동안 불명확한 지위로 일해 온 PA는 제도화하면서, 정작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와 대한체외순환사협회를 통해 교육자격인증보수교육 체계를 갖추고 오랜 기간 심장수술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켜 온 체외순환사는 간호법 시행으로 도리어 업무를 중단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체외순환사는 심장수술 중 환자의 심장과 폐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심폐기에크모심실보조장치 등 생명유지 장비를 운용하는 전문인력이다.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화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며, 혈액응고 상태, 혈액가스, 체온, 수분량, 장비 이상과 회로 안전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특히 선천성심장병 신생아와 소아 환자, 복잡심기형 환자, 고난도 성인 심장수술 환자에게 체외순환사는 수술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력이다.

간호법은 간호사의 업무에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료기사 등의 업무를 원칙적으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간호사의 업무와 의료기사 등 다른 보건의료 직역의 법정 업무가 충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체외순환 업무는 활성화 응고시간(Activated Clotting Time, ACT) 확인혈액가스 검사혈액응고 상태 확인검체 채취검사장비 관리 등 의료기사인 임상병리사의 업무가 포함되어 있다. 환자관리, 혈액검사생리기능 영역, 의료장비 운용 등이 결합된 독립적이고도 복합적인 고위험 전문업무인 체외순환업무는 간호사 또는 의료기사 어느 한 직역의 고유업무로만 설명할 수 없음에도 충분한 논의 없이 간호법상 진료지원업무 안에 일괄 편입시키면서 정작 그 업무를 오랫동안 수행해 온 숙련된 의료기사 출신 체외순환사들이 제도 밖으로 밀려날 상황에 놓였다.

국내 체외순환사들은 국가자격이 없는 상황에서도 1980년 대한심폐기협회를 설립한 이후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이후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와 대한체외순환사협회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으며, 2021년 제1회 자격인증시험을 시작으로 체외순환사 자격인증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자격인증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심장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에서 체외순환사로 근무한 경력이 5년 이상이거나, 심장외과 전문의 지도하에 독립적주도적으로 150례 이상의 개심술 체외순환 운영 경험이 있어야 하며, 체외순환사아카데미 기초 A, 기초 B, 심화 과정 각 8평점, 총 24평점과 실기교육 4평점을 이수해야 한다. 이후 자격인증시험에서 60점 이상을 받아야 자격증이 부여된다. 자격도 영구적이지 않다. 3년마다 보수교육과 임상경력을 확인받아야 갱신된다. 국가자격이 아님에도 상당한 수준의 경력요건, 증례요건, 교육과정, 자격인증시험, 갱신, 보수교육 체계를 갖춰 왔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환자안전을 위해 가장 먼저 체계적 관리를 해 온 전문인력인 체외순환사가 간호법 시행으로 오히려 제도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정부는 이들이 필요할 때에는 필수의료 인력으로 인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에크모는 중증환자 치료의 핵심 장비였다. 팬데믹 당시 에크모 장비 배치와 관리, 중증환자 지원체계 구축에는 체외순환사들의 역할이 컸다. 2023년 2월 당시 배성진 대한체외순환사협회장은 코로나19 대응 및 비축물자 관리에 기여한 공로로 질병관리청장 표창을 받았다. 코로나19 관련 의료장비 수급체계 일원화, 중증환자 지원관리 체계 수립, 에크모 의료장비의 지역 및 기관별 배치 효율화에 기여했다는 이유였다. 배성진 회장 역시 임상병리사 면허를 가진 29년차 베테랑 체외순환사다.

필요할 때에는 국가적 감염병 위기 대응 인력으로 활용하고, 공로를 인정해 표창까지 수여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간호법 하위규범을 만들면서 법제처 해석을 이유로 간호사 면허가 없으니 계속 업무수행은 어렵다라고 입장을 바꿔선 안 된다. 이제 갓 진료지원업무를 시작하는 간호사는 체외순환 업무 수행이 가능한데, 수십 년간 체외순환 장비를 운용하고 신규 체외순환사를 교육양성해 온 임상병리사 출신 체외순환사는 업무수행을 이어갈 수 없도록 하는 것은 환자안전을 위한 정비가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필수의료 인력의 손실이다.

주요 외국에서도 체외순환사를 간호사만의 업무로 관리하지 않는다. 미국은 간호사 면허를 필수요건으로 두지 않고 과학 또는 보건의료 관련 학사 등을 바탕으로 공인 체외순환 교육과정과 인증시험을 거치도록 한다. 영국과 아일랜드도 과학 또는 의학 관련 학위와 공인 수련기관의 임상수련 지위를 요구하고, 유럽 EBCP 인증은 특정 선행 면허 하나가 아니라 인증 교육과정 졸업, 2년 이상 임상경력, 현재 체외순환사 근무, 100례 이상 주도적 체외순환 수행을 요구한다. 일본은 오히려 병원에서 체외순환사로 일하기 위해 간호사 면허가 아닌 임상공학기사 면허를 요구한다. 즉, 국제적으로 체외순환사는 과학보건의료 학위 또는 관련 의료면허 위에 별도의 교육수련인증을 더해 관리되는 전문인력이다.

우리나라도 체외순환사를 간호법의 진료지원업무에 억지로 끼워 넣을 것이 아니라, 심장수술 필수인력으로서 별도 제도화를 논의해야 한다. 동시에 그 제도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명시적인 경과조치가 필요하다.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 ⓒ의협신문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 ⓒ의협신문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와 대한체외순환사협회가 인정한 체외순환사 자격인증을 이미 취득했고,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면 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3년, 5년 등 단순 유예기간을 정해 그 이후 업무를 중단시키는 방식은 납득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 체외순환사는 단기간에 대체 양성할 수 있는 인력이 아니다. 특히 소아심장수술과 고난도 심장수술 영역에서 숙련된 체외순환사의 공백은 곧 수술 역량 저하와 환자안전 위험으로 이어진다. 이는 간호법상 진료지원업무 제도화의 명분인 환자안전과도 맞지 않는다.

선천성심장병 아기들과 심장질환자들의 곁에서 수십 년간 심장수술을 지켜 온 숙련된 체외순환사를 간호법 시행으로 버림받는 인력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필수의료를 지켜 온 사람들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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