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6600억 재정이동 어떻게 메우나…개원가, 진료과별 보상책은?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개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막대한 손실 위기에 있는 일선 개원가의 관심은 재정의 이동과 분배에 쏠리고 있다.
현재 1699억원에 달하는 위탁관리료 폐지와 함께 약 4897억원 수준의 검체검사 관련 수가 조정이 확정적이다. 총 6596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까지 논의된 안은 현재까지 논의된 안은 만성질환관리료 인상에 813억, 심층진찰료 신설에 992억원을 투입한다는 정도다.
의료계는 심층진찰료의 구체화를 비롯해 행정적 부담 완화를 주장하며 진료과 의사회별로 손실 보상이 필요한 세부적인 안을 제시하며 정부와 의견을 조율해 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보다 구체적인 제도 개편 방안을 찾기 위해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과 1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올바른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 방안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검체 위수탁 제도개편 계획을 보고했다. 위탁기관이 검사료 전액을 청구한 뒤 수탁기관과 사후 정산하던 방식을 변경해 분리 지급하고 과보상으로 판단된 검체검사료 등 수가를 낮춰 아낀 재원을 저보상 항목으로 재배분하는 재정 이동을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검체검사 관련 수가는 검사료 100%에 위탁검사관리료 10%를 더 지급하고 있다.
의협은 토론회에서 위탁관리료 폐지에 따른 손실률이 큰 내과, 일반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의 손익을 계산해 공개했다. 위탁관리료 폐지, 진찰료 가산, 위수탁 기관 배분율을 60:40으로 조정했을 때로 가정했다.
내과, 검체판단료 신설 및 심층진찰료 재원 확대 등 요구
지난해 기준 내과 의원은 5723곳인데 총 2081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내과는 내과계 질환에 대해 (가칭)검체판단료를 신설하고 만성질환관리료 질환군을 차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31일 이상 장기처방료를 신설 및 심층진찰료 재원 확대도 요구했다.
조현호 대한내과의사회 총무부회장은 사실 위수탁 개편안은 20년 전부터 논의가 됐던 사안으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정책적인 게 아니라 정치적인 혁신이다. 여기에는 커다란 위험이 따른다고 운을 뗐다. 개원가에서 필수의료 중추를 담당하는 내과 의원의 뿌리를 흔드는 안이라는 평가도 더했다.
조 부회장은 내과의사회 등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마련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과보상된 영역에서 저보상 영역으로 재정을 이동하는 개념인데 의사들한테 추가적인 업무를 시켜서는 안된다라며 내과 손실 규모는 2600억 정도 되는데 이를 기존 만성질환관리료를 차등화하고 상담료 조정으로 맞추면 된다고 했다.
이어 토론회에 참석하기 전 당뇨병 및 이상지질혈증 환자 혈액 검사 결과를 보고 통화를 하고 았다. 해당 환자는 당뇨병으로 다약제를 쓰고 있는데 조절이 잘 안돼 주사제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때 어떤 약을 써야 할지, 이상지질혈증 조절이 잘 되고 있는지 모두 판단해야 한다. 이 환자는 중성지방도 높은데 생활습관 교육도 필요하며 피곤하다고 해서 칼슘과 인 검사도 진행했다라고 구체적인 사례를 꺼냈다.
그러면서 검체검사를 한다는 것은 당일로 모든 행위가 끝나는 게 아니라 결과를 갖고 해석을 해야 하고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라며 현재는 전화로 설명하거나 결과만 확인했을 때 진찰료를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행정력을 더 투입하는 식의 수가 신설 대신 의사의 노력을 반영할 수 있는 객관적인 수가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국가 암검진 제도의 전향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다.
산부인과, 질강처치료 수가 인상 및 검체 채취료 신설
전국 1344곳의 산부인과 개원가는 연 3072억원 규모의 위탁검사료를 청구하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면 1132억원의 손실이 예측되고 있다.
김재선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 보험부회장은 산부인과 의사는 하루에 10~25명 내외의 환자를 보고 있다라며 정부가 제시한 진찰료 인상만으로는 외래 중심 산부인과 의원의 손실을 메우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직선제 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질강처치료 약 20% 인상과 매회 인정 ▲자궁경부암 검체 채취(pap smear)료 새롭게 산정 ▲STD PCR 채취료, HPV 및 Gram stain 감사 위한 질 분비물-질강 검체 채취로 신설 ▲저수가 영역에 있는 외래수술 기존 수가 대비 130% 인상 ▲Paracervical block 신설 ▲자궁근종 및 자궁내막 선증식증, 무월경 및 폐경, 성병에 관한 골반염 상담료 신설 ▲ 임산부 초음파 전체 급여화 등을 보상책을 제시했다.
김 부회장은 자궁경부 폴립 절제나 생검 등 외래 소수술은 출혈과 감염 위험이 커 의사의 높은 순련도를 요구하지만 수가가 지나치게 낮다라며 고도의 숙련도와 환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의료행위임에도 아직까지 관련 행위 수가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차 산부인과가 무너지면 임신 초기 관리도, 부인과 질환의 조기 발견도 불가능해지며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의료비 부담 상승과 필수 의료의 완전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의 필수의료 개편이 사각지대 없는 온전한 정책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뇨의학과, 전립선마사지요류속도검사 등 수가 인상 필수
위탁검사료 폐지에 따른 손실률이 네 번째로 큰 진료과로 꼽히는 비뇨의학과는 전립선마사지, 경정맥신우조영, 요류속도검사, 72시간 배뇨양상기능검사, 감돈포경정복술 수가 인상이 필수라고 했다.
민승기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보험부회장은 비뇨의학과는 과거 10년 동안 전공의 지원율이 20%대였다. 개원의사들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라며 비뇨의학과가 바닥치던 시기를 벗어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STD PCR 검사, 초음파 검사가 급여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술을 하지 않고 약을 쓰는 비뇨의학과 개원가에서 전체 매출의 25%가 검체검사 관련 매출이고 나머지 25%는 초음파 검사 매출이다라며 손실 규모로만 보면 비뇨의학과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비뇨의학과 개원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에 크다 보니 위기감,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라며 부위기를 설명했다.
민 부회장은 상대가치 개정 작업과 함께 검체검사 제도 개편도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더했다.
그는 검체관리료 10% 폐지를 확정해놓은 상태에서 검체검사판단료 신설은 꼭 필요하다라며 비뇨의학과는 행위에 대한 수가 인상 요구를 몇개 했는데 상급종합병원만 올려주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종별로 인상률을 다르게 적용한다고 하면 상대가치가 전부 왜곡이 된다. 검체검사 수가행위를 하향 조정한다면 저평가된 진찰료나 수술 처치 기능의 상대가치점수를 일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고 밝혔다.
일반과, 지역수가 신설 제안 진료과별 제한하는 핀셋보상 안된다
위탁관리료 폐지 시 일반과 의원의 손실규모도 312억원으로 만만치 않다. 진찰료를 상향조정한다고 하더라도 일반과 전체 손실액은 566억원 규모라는 추산이 나왔다.
좌훈정 대한일반과의사회장은 현재 진료과목별로 보상을 논의하는 구조 자체를 비판했다. 좌 회장은 진료과별로 제한을 두는 핀셋보상은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없으며 일차의료의 특성을 무시한 탁상공론적 방법이라며 만성질환, 심층상담 모두 표시과목이나 전문과에 상관없이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수행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도시와 달리 지방은 수탁업체들이 검체 수거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래를 기피하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하고 있는데 지역 의료기관도 제도개편에 따른 별도의 방법으로 보상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지역수가 신설을 제안한다고 했다.
좌 회장은 검체검사가 과보상 됐다는 것은 우리나라 수가가 전체적으로 낮기 때문에 수술 처치 등 다른 항목 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는 것이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결코 높은 게 아니다라며 건보재정 확충을 통해 전체적인 수가를 인상해야지 검체검사를 깎아서 다른 수가를 올리겠다는 것은 임시 변통에 불과하다. 따라서 수가 조정은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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