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소아의료 '붕괴' 막으려면 법적 부담 덜고, 국가 지원 나서야
의료사고 시 과도한 형사책임 부담과 진료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고질적인 저수가 구조가 맞물리면서 소아청소년과 진료체계가 마비되고 있다. 주말과 야간의 소아 응급실 진료 중단은 일상이 되었고, 입원할 곳을 찾지 못해 타 지역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필수 의료기자재와 소아용 의약품 공급 불안정까지 겹치며 소아진료 안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10년 전만 해도 124%에 달했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최근 20%대로 폭락하며 미래 전문의 공급의 대가 끊길 위기에 처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지난 11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소아의료에 대한 제도와 법적인 위기,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열어 소아청소년 의료의 멸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심화되는 법적 분쟁, 필수 의료자원 부족, 소아 진료 기반 약화 문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소아진료 현장에서 급증하는 의료사고 관련 법적 분쟁과 형사책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송한섭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소아 의료에서의 법적인 논쟁, 새로운 뉴노멀을 찾아서 주제 발표를 통해 소아 환자 진료의 특수성을 감안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한섭 변호사는 소아는 성인과 달리 자신의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질병의 경과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특수성이 있다면서 의료진에게 과도한 사법적 책임을 묻는 방식은 결국 필수의료 기피를 심화시켜 환자의 안전과 소아의료의 지속가능성을 해친다. 환자의 권리 보호와 의료진의 진료 안정성을 균형 있게 고려한 소아 의료의 뉴노멀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건이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아 의료 체계 강화를 위한 법제화 방안을 통해 지속 가능한 소아청소년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실태조사와 정보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할 법정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환자 생명과 직결되지만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소아 필수의료 기자재 및 의약품 문제를 다뤘다.
소아 필수 의료기자재 수급의 위기를 발표한 이상윤 서울의대 교수는 원자재 가격 상승고환율물류 지연소수 공급업체 의존도 심화 등으로 의료기자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해소 방안으로 △국가 필수 의료기기 비축 시스템 구축 △소아 필수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 간소화 △소아 적응증 허가 정책 지원 △수요가 낮은 의료기기 유지를 위한 인센티브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은호선 연세의대 교수는 소아 필수 의약품 수급의 위기 발표를 통해 소아용 의약품은 체중에 따른 소량 투여가 많아 성인 약제에 비해 전체 사용량이 적고 이윤이 남지 않는다면서 낮은 급여수가, 원료가 상승, 생산업체 및 유통 구조의 영세성, 정부의 모니터링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급 중단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약계는 필수 의약품 수급 위기 해결 방안으로 △소아 전용 약가 가산 △필수의약품 최저 생산 약가 보장제 △제조사 손실 보전 및 인센티브 △실시간 수급 모니터링 △소아 전용 제형 개발 지원 및 가산 등을 제안했다.
종합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소아의료 위기가 의료계 내부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생존과 직결된 필수의료 기반의 문제라는 점에 동의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소아 진료의 특수성을 반영한 사법적 판단 기준 마련 ▲의료진 보호와 환자 안전의 제도적 균형 ▲소아 필수 의료자원의 안정적 국가 공급체계 구축 ▲국가 책임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지속 가능한 소아의료 정책 수립 등을 제안했다.
김한석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서울의대 교수)은 아이들이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의료인의 책무이자 사회 전체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소아청소년 의료를 살리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의미 있는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제기한 구체적 대안을 바탕으로 공식 정책 제안서를 작성해 정부국회유관단체에 전달하고, 실질적인 법안 개정과 제도 개선을 위해 협력할 방침이다.
- ADC 급여 이후 '바벤시오' 높은 순응도로 포지셔닝?
- 출생아 7년만에 최대...산부인과·소청과는 왜 웃지 못하나?
- "2주째 딸꾹질 안 멎었는데" 알고 보니 양측 폐색전증
- 전문의 없는 교정 시설…정신질환 수용자 진료 의무화 추진
- 제77차 의료현안 관련 대한의사협회 정례브리핑
- "열 39.4도까지 참아도 돼" 논란 한의사, 결국 사과
- 국립대병원 의료장비 "노후화 심각" 17곳 중 9곳 내용연수 초과 30%↑
- 코로나19 헌신했더니…급여비 환수 철퇴 법원도 '적법' 판단
- 9월 지역의사선발전형 수시모집 앞두고 '거주요건 기준' 변화…왜?
- 의료혁신위 대정부 권고 제안 '일차의료 기능 강화 및 역할 확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