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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추나는 실손, 도수는 봉쇄? 의료비 관리의 형평을 묻는다

손문호 KMA폴리시 특별위원2026.06.10 09:55
ⓒ의협신문
ⓒ의협신문

정부가 도수치료를 관리급여 체계로 편입하면서 의료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6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도수치료에 회당 4만 원대 수가를 적용하고, 주 2회연간 최대 24회로 제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 설명은 명확하다. 비급여 진료비 부담을 줄이고, 과잉진료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책 목표 자체를 반대할 의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똑같이 손을 이용한 수기치료임에도 의과의 도수치료에는 강한 가격횟수 통제가 들어가고, 초과 진료비 수납까지 사실상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한방의 추나요법은 전혀 다른 구조 속에서 관리한다.

추나요법은 이미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들어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안내에 따르면 추나요법은 환자당 연간 20회까지 요양급여로 인정되며, 추나요법관리시스템을 통해 환자별 실시횟수를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20회라는 횟수 제한이 있는 것은 맞다.

핵심은 그 다음이다.

추나요법은 건강보험 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환자가 부담한 급여 본인부담금은 실손보험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도 치과한방항문질환 치료의 경우 원칙적으로 국민건강보험 보장대상인 급여의료비 중 본인부담분은 보장하고, 비급여 의료비는 보장하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국민이 체감하는 제도 구조는 이렇다. 추나요법은 급여화되어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인정되고, 급여 본인부담금은 실손보험 청구의 길이 열려 있다. 반면 도수치료는 관리급여라는 이름으로 가격과 횟수가 묶이고, 의학적 필요가 있더라도 기준을 초과하면 질환 치료 목적의 비급여 수납까지 제한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것이 과연 공정한 의료비 관리인가.

도수치료가 과잉진료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가 컸고, 실손보험과 결합하면서 일부 시장 왜곡이 발생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장 왜곡이 있었다면 필요한 것은 정교한 기준과 사후관리이지 특정 직역의 치료행위만 일방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의과의 도수치료와 한방의 추나요법은 각각 학문적 배경과 시술 체계가 다르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 보면 둘 다 근골격계 통증과 기능 회복을 목적으로 손을 이용해 시행되는 수기치료다. 그렇다면 정부는 최소한 같은 수준의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데, 정책을 달리 펼친다면 이는 의료비 관리가 아니라 직역 간 규제 불균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진료 자율성의 침해다. 근골격계 질환은 환자마다 경과가 다르다. 단순 요통과 수술 후 강직, 관절 구축, 골절 후 재활, 만성 통증 환자를 같은 횟수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다. 의사는 환자의 상태, 기능 제한, 치료 반응, 재활 필요성을 종합해 판단한다. 그런데 행정 기준이 의학적 판단보다 앞서기 시작하면, 진료실은 환자를 보는 공간이 아니라 횟수를 세는 공간으로 변한다.

정부가 진정으로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의사와 환자 사이의 필요한 치료를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불필요한 청구와 허위과잉 사례를 정밀하게 걸러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치료 효과, 적응증, 기록 기준, 치료계획서, 주기적 재평가, 환자 설명 의무 등을 강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일률적 횟수 제한과 초과 진료비 수납 금지는 필요한 환자의 치료 접근권까지 제한할 수 있다.

도수치료만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추나요법, 한방물리요법, 약침, 첩약, 각종 비급여 한방치료까지 포함해 전체 수기비급여 치료의 기준을 동일한 잣대로 다시 점검해야 한다. 국민 의료비 관리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그 기준은 직역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추나는 급여화해 실손 청구의 길을 열어주고, 도수치료는 관리급여로 묶어 초과 진료비 수납까지 막는다면, 이는 의료비 관리가 아니라 직역 간 규제 불균형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의과 진료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치료행위에 대해 같은 원칙과 같은 책임, 같은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의료비 관리는 필요하다. 그러나 형평성을 잃은 관리는 개혁이 아니라 또 다른 불공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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