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글루코사민, 치매 환자에겐 독? 알츠하이머 진행·사망 위험 증가
관절 건강 보조제로 널리 사용되는 글루코사민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인지기능 저하 환자에서는 오히려 질환 진행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맥나이트 뇌연구소 라몬 선(Ramon Sun) 박사 연구팀은 글루코사민 복용이 알츠하이머병 및 관련 치매 환자의 생존율을 낮추고,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의 치매 진행 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4년까지 플로리다대학교 의료시스템에 등록된 알츠하이머병 및 관련 치매 환자 약 2만 4000명과 경도인지장애 환자 약 4만1000명의 전자의무기록을 분석했다. 대상자 가운데 약 8%는 진단 후 1년 이상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비복용군에 비해 5년 내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2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또 알츠하이머병 및 관련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10년 생존 분석에서는 글루코사민 복용군의 사망 위험이 비복용군보다 25% 증가했다(P=0.0023).
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년 생존율에서는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글루코사민의 부정적 영향이 일반인보다는 이미 신경퇴행성 변화가 진행 중인 환자에게서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글루코사민이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단백질에 당이 결합하는 N-결합 당화(N-linked glycosylation)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에서는 글루코사민 투여 후 단백질 당화가 증가하면서 인지기능 저하가 악화됐으며, 해당 과정을 억제하자 기억력이 개선됐다. 또한 사후 뇌조직 분석에서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정상인보다 당화 축적이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라몬 선 박사는 글루코사민의 위해성은 단순한 역학적 연관성에 그치지 않는다며 알츠하이머병 뇌에서 N-당화 축적 정도는 질환 진행 단계와 비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후향적 관찰연구에 기반한 만큼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으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전 유전학 연구에서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에게 글루코사민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어, 질환 발생 전과 발생 후의 효과가 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구팀은 향후 알츠하이머병 또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가운데 글루코사민을 복용 중인 환자를 대상으로 중단 여부에 따른 인지기능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현재 치매 환자에서 글루코사민 복용 중단을 권고하는 지침은 없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환자와 의료진이 복용 지속 여부를 논의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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