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침 맞고 MRSA 감염…신체 장애 후유증" 주장했지만
한의원에서 침을 맞은뒤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MRSA)에 감염돼 영구적인 신체 장애를 입었다며 4억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현대 의학 기술상 병원 감염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은 최근 환자 A씨와 가족이 한의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비용 역시 원고 측이 모두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2022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 허리 통증을 앓던 A씨는 원주시에 있는 C한의원을 찾아 한의사 B씨에게 부항과 침술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부항과 침술 치료 후 양쪽 다리 부종과 통증이 점점 심해지자 약 열흘 뒤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A씨는 하지 연조직염패혈성 쇼크괴사성 근막염 등 중증 감염 진단을 받았다. 수개월간 수술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우측 팔꿈치와 양측 손목, 모든 손가락 관절의 가동 범위가 제한되는 영구적인 신체장해를 입게 됐다.
A씨는 한의사 B씨가 시술 전 손 위생을 소홀히 했고, 소독되지 않은 침구류를 사용해 MRSA 감염을 유발했다면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진료기록부 부실 기재와 설명의무 위반으로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가 침을 놓은 부위는 종아리발목발가락 등 6개 경혈점인 반면 감염과 농양이 시작된 지점은 좌측 허벅지요추(허리)장요근 부위라며 시술 부위와 감염 부위 사이에 인접성이 없다고 짚었다.
A씨가 약 16년간 의원에서 근무한 의료기관 종사자라는 점도 짚었다. 재판부는 A씨가 일상적으로 병원 내 MRSA 감염원에 노출됐으며, 한의원 외에도 다른 병원과 정형외과 등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의원에서 작성한 진료기록부에 감염 예방 조치에 관한 기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시술 전 손이나 시술기구 소독조치, 시술부위의 소독과 같은 감염 예방 조치는 치료과정에서의 기본적인 조치에 해당하고, 이를 반드시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는 않는다면서 감염 예방 조치에 관한 기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감염관리에 어떠한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병원 감염은 발생 원인이 다양하고, 이를 완전히 예방하는 것도 현대 의학기술상 불가능하다면서 감염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자체만으로 의료상의 과실을 추정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례(2012년 3월 29일 선고 2011다42294 판결)를 들어 의료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설명의무를 위반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사의 설명의무는 중대한 결과 발생의 원인이 의사의 침습 행위(시술)로 인한 것일 때 발생한다며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거나 또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아니하는 사항에 관한 것은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는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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