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보험사 직원 '함정'에 발목…벌금형에 면허정지 처분
보험회사 직원이 환자로 가장해 허위 진료기록부 작성을 유도했더라도, 이에 응해 기록을 작성했다면 면허정지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인천시에서 A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B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원고가 모두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2024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B씨는 2024년 7월 23일경 환자 C씨에게 지인 소개로 왔다. D보험에 가입했고, 10회 수액을 맞겠다. 다른 병원도 다 그렇게 한다며 보험사기 제안을 받았다. C씨의 제안에 넘어간 B씨는 진료한 사실이 없는 7월 6일과 7월 20일에 정상적으로 진료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기록했다. 알고보니 C씨는 보험회사 직원으로 B씨에게 함정을 파 접근했던 것.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된 B씨는 2025년 2월 20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의료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같은 해 6월 5일, 의료법 제22조(진료기록부 등) 위반을 근거로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따라 B씨에게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다.
B씨는 보건복지부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보험회사 직원이 환자인 척 가장해 범의를 유발케해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게 됐다면서 함정수사의 부당성과 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했다.
B씨는 또한 허위 작성으로 인한 청구 금액이 3만 9000원으로 매우 소액인 점, 과거 의료법 위반 전력이 없는 점, 환자가 10회분을 선결제해 향후 처방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 진료기록부 거짓 작성이 1회에 한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1개월 면허정지는 비례의 원칙에 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함정수사와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 본래 범의가 없는 자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을 써서 범행을 유도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하지만,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이 없는 민간인이 단순히 범행을 부탁한 경우는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 의심 사례 보고 및 고발 규정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보험사 직원을 수사기관으로 볼 수 없고, C씨가 수사기관과 공조해 움직였다는 증거도 없다며 B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과 관련해서도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의료법 입법취지와 의료인 업무가 일반 국민의 생명건강에 직접적으로 양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진료기록부를 거짓 작성은 엄격히 규제해야 할 공익상 필요가 크다면서 이러한 법 위반 행위가 환자들의 보험사기 등 또 다른 범행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의사면허 자격정지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 원고가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어느 정도 피해 발생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원고의 잘못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위반 행위가 1회에 그쳤거나 의료법 위반행위로 제재받은 전력이 없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부당하게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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