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지선 끝 '공단 특사경' 논의 언제?…법사위 "피해자 수사 구조" 우려 재조명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이른바 공단 특사경법에 대한 후반기 국회 재논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관련 입법 재추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공단 특사경은 지선이 끝난 뒤 원 구성이 되면 본격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오히려 당초 예상보다 논의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다만 5일 의장단 선출 이후, 원 구성이 돼야 법안 심사 등이 시작될 수 있는데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여름 동안 국회 공백 상태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공단 특사경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1소위원회는 지난해공단 특사경 관련 법안 7건을 심사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심사를 결정했다.
마지막 심사 당시 법안소위원회에서는 피해자가 직접 수사하는 구조라는 수사 절차상 문제와 함께 권한 남용, 과잉수사, 인권침해 가능성 등이 집중적으로 지적됐다. 의료계 역시 사무장병원 근절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특사경 권한 부여는 의료현장을 상시 수사체계로 만들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수사 공정성 문제였다.
김석우 법무부 차관은 사무장병원사무장약국 사건은 본질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사기범죄라며 보험공단이 피해자가 되는 사건을 공단이 직접 수사하는 구조는 절차상 굉장히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도 피해자가 수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수사 절차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라며 특사경 조직이 만들어지면 실적을 위한 과잉수사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단이 보유한 방대한 의료기관 데이터를 수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건보공단은 급여 청구와 현지확인 과정에서 축적된 각종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정보 관리 기능과 수사 기능이 결합될 경우 수사와 정보의 분리라는 기본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공무원 기관에 대한 특사경 권한 부여의 적절성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비공무원에게 특사경 권한이 부여된 사례는 선장기장, 국립공원공단 임직원, 민영교도소장, 금융감독원 등으로 제한된다. 이들 기관은 감독단속 등 행정권한을 갖고 있지만, 건보공단은 직접적인 행정처분 권한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김석우 차관은 기존 비공무원 특사경은 기초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전제로 수사권이 부여된 사례라며 공단은 이러한 행정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법사위에서는 특사경 확대가 국민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범계 법안소위 위원장은 공단 측이 특사경 도입 효과로 수사기간 단축과 재정누수 방지를 강조하자 수사는 재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속전속결 수사를 목적으로 수사권을 부여하면 인권침해와 권한 남용 소지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의료계와 법조계가 공동으로 개최한 의료정책포럼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재차 제기됐다.
최병일 변호사와 김해영 변호사는 행정조사권과 수사권이 결합되면 의료현장은 사실상 상시 수사체계에 편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공단이 이미 의료기관의 급여청구 자료를 광범위하게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사경 권한까지 확보할 경우 감시와 수사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김해영 변호사는 공단은 급여 지급자이면서 환수 기관이고, 여기에 수사기관 역할까지 맡게 되는 구조라며 보험사가 경찰권까지 갖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의료계는 사무장병원 근절이라는 목적에는 동의하지만 접근 방식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불법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면서도 기존 수사체계와 행정감독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해결해야지 의료 전반을 형사사법체계 중심으로 압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대안으로 의료계 자율규제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에는 의료인 단체의 자율징계권을 법률에 명시하고 국가 면허관리 체계와 연계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발의됐다.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작년 12월 18일 의료인 단체의 자율징계권을 법률에 명시하고, 그 결과를 국가 면허관리행정처분 체계와 연계토록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의료계는 전문가 단체가 의료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만큼 사후 수사보다 사전 예방과 자율규제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사무장병원을 가장 먼저 인지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지역 의료인들이라며 의료기관 개설 단계부터 의료계가 참여해 불법 개설을 걸러내는 것이 특사경보다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국회가 본격화되면서 공단 특사경법 재추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법사위가 이미 짚었던 수사 공정성 문제와 의료계법조계가 제기하는 권한 남용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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