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초등학생들의 상상력에 대하여
나는 대한의사협회 제43차 종합학술대회의 사전 행사인 건강한 우리 몸 그리기대회의 심사에 참여했다. 예선을 거쳐 올라온 초등부와 중등부 작품들을 미술의학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심사했다.
예술 작품의 평가는 흔히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라고 하지만, 흥미롭게도 미술대학 교수와 의과대학 교수들이 높이 평가한 작품들에는 상당한 공통점이 있었다. 좋은 작품은 분야를 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사람의 몸의 구조를 해부학에서 배우고 기능을 생리학에서 익혔으며, 의사로서 평생 사람의 몸을 다뤄 왔다. 그러나 이번 초등부 작품들은 교과서의 그림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자신만의 관찰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몸을 새롭게 해석하고 표현했다. 그러한 자유로운 시선은 단순한 지식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새로운 관찰은 과학의 출발점이면서 동시에 예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다빈치(Leonardo da Vinci) 역시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자 했으며, 그의 위대한 업적은 그러한 호기심과 상상력에서 비롯됐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한다. 이번 작품들을 보며 창의성은 나이가 들수록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린 시절에 가장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 선정된 입상작들은 오는 7월 1012일 열리는 제43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기간 중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가 학생들의 우리 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의사와 환자 사이의 거리를 조금 더 가깝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의사를 꿈꾸는 미래 세대에게는 작은 동기부여가 되고, 의료와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 소중한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뜻깊은 행사가 예산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의학과 사회를 잇는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
의학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아이들이 그린 우리 몸의 그림들이 의사와 환자, 그리고 미래의 의사를 이어주는 작은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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