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건강검진서 '지방간입니다' 들었지만" 10명 중 4명은 병원 안 갔다
국내 지방간 환자 상당수가 건강검진을 통해 질환을 인지하고도 정작 치료나 정밀검사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병비만 등을 동반한 고위험군조차 간 섬유화 검사를 받는 비율이 10명 중 1명 수준에 그쳐, 지방간 사후관리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최근국내 지방간 환자의 치료 연계 및 가이드라인 이행 실태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전대원 한양대학교 교수팀이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을 받아 오주현 차병원 교수, 이준혁 노원을지대병원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 연구팀과 공동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Liver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전국 성인 1만2946명을 대상으로 웹 기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지방간 질환(SLD)이 있다고 응답한 3064명 중 연령성별 등을 고려해 최종 1000명을 선정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방간 환자의 79.9%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기보다 건강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질환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의료기관을 방문해 후속 진료를 시작한 비율은 57.7%에 그쳤다. 나머지 42.3%는 진단 이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의료기관을 찾지 않은 이유로는 지방간이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4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어서(23.9%), 의료진으로부터 추가 검사나 사후관리 권고를 받지 못해서(23.9%) 순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지방간을 단순한 간 질환이 아니라 대사 이상과 심혈관질환 위험 신호로 인식하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방간 관리의 핵심으로 꼽히는 간 섬유화 검사 시행률은 매우 낮았다. 치료 연계 환자 가운데 실제 간 섬유화 검사를 받은 비율은 14.9%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고위험군에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뇨병, 비만, 반복적인 간수치 상승, 심혈관 대사 위험 요인 등을 가진 고위험 지방간 환자의 간 섬유화 검사율은 12.1%에 머물렀다.
의료기관별 차이도 확인됐다. 치료 연계 환자 중 68.8%는 1차 의료기관을 방문했지만, 이곳에서 간 섬유화 검사를 받은 비율은 10.6%에 그쳤다. 반면 전문 진료기관의 검사율은 24.4%였다.
연구진은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이미 간 섬유화 위험이 높은 상태일 수 있다며 발견 자체에 그치지 않고 어떤 환자에게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선별하고 실제 검사로 이어지게 하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 섬유화 검사에서 간경변 전단계로 진단된 경우 적극적인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7~10%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라며 정기적인 간 섬유화 검사를 통해 질환 진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가이드라인 권고에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 고위험군조차 충분한 간 섬유화 검사를 받고 있지 못한 점을 확인했다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사망률 감소를 위해 체계적인 관리 경로 개선 등 의료현장 적용 가능한 이행연구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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