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데이터로 확인된 1차의료 위기 신호 "이대로 괜찮나"
상위 20%에 속하는 의원들이 전체 의원급 진료비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0% 기관들은 전체 진료비의 30%를 놓고 나누어 가지는 셈으로, 대다수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내년도 수가 인상률 결정을 앞두고 의원급 경영지표를 공개했다. 전체 진료비 파이 가운데 의원급 몫이 해마다 줄어드는 와중, 동네의원간 진료비 소득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실수진자수 증가율이 2024년 이래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소비자물가와 간호조무사 등 종사자 인건비는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이며 의원들의 주머니를 압박하고 있다.
■ 의원 진료비 점유율 지속 감소...1차의료 기반 악화
수도권대형병원 쏠림 현상과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지속되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역할과 기능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실제 전체 진료비 가운데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투입되는 금액의 비중은 최근 십수년간 큰 폭으로 줄었다.
2000년 전체 진료비의 36%, 2001년 32% 수준이었던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8년 19%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최근 5년까지도 2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병원의 몸집은 눈에 띄게 커졌다.
2001년 32%였던 병원 진료비 점유율은 2007년 40%, 2018년 50%를 각각 돌파했다. 이후에도 매년 5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 매년 전체 진료비 가운데 절반 정도가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투입되고 있다.
■ 의원급 내 양극화 심화, 대다수 동네의원 고사 위기
의원 간 진료비 편중과 양극화 또한 지역의료 기반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 3만 7514개소 중 상위 3.2%에 해당하는 1188개 기관에서 전체 의원급 진료비의 27.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위 구간을 6.3% 2375개 기관으로 넓히면 이들이 점유하는 진료비 비중은 40%로, 상위 19% 7125개 기관까지 확대하면 이들 진료비 점유율은 67.9%로 더 늘어난다.
역으로 계산하자면 이들 상위 구간을 제외한 81%의 동네 의원에서 전체 의원급 진료비 중 나머지 32.1%를 나눠 갖게 되는 셈으로, 양극화로 인한 각 기관간 수입 격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진료비가 상위기관에 과도하게 집중되고, 대다수 동네의원들은 낮은 보상 구조 속 경영난을 감내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원의 상당 수는 주 6일 진료 등 격무에 내몰리고 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실시한 2020년 전국의사조사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 의사의 61%가 주 6일 및 야간진료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의원은 늘고, 환자는 줄고...필수과 마이너스 성장
동네의원을 찾는 환자 수, 이른바 실수진자 수가 최근 감소추세로 돌아선 점도 개원가의 위기 신호를 더욱 짙게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 실수진자는 2024년 4560만명으로 처음으로 마이너스(전년대비-0.45%) 성장률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4548만명으로 또 줄었다(-0.28%).
같은 기간 의원급 의료기관 수는 각각 2.71%, 2.26%가 늘었다.
진찰 행위 기반 필수 진료과의 상황은 더 어렵다.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소폭 증가 추세에 있으나, 내과소아청소년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 의원 등 진찰 중심 진료과에서는 의사 1인당 평균 수입이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대개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내과 의원의 의사 1인당 평균 수입은 2023년 전년대비-2.7%, 2024년 -2.4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과 의원 의사 1인당 평균 수입 또한 -9.51%, -9.82%, 이비인후과 개원가 의사당 평균 수입은 -4.15%, -10.91%, 가정의학과 의원 의사 1인당 평균 수입은 -12.01%, -6.95%로 줄었다.
■ 물가 못 따라가는 수가, 의원 경영 압박 가중
인건비와 임대료관리비 등 기본 관리비용의 지속적인 상승도 부담이다. 단순한 경영환경의 악화를 넘어 개원가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전언이다.
실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인상률은 최근 3년 연속 2% 이하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밑돌고 있다. 같은 기간 의원급 간호조무사 임금인상률은 3.56%로 수가 인상률의 23배에 달한다.
의원급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직원 인건비 인상분만으로도 상당한 경영 압박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다.
대개협은 의원급 의료기관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의원을 찾는 실수진자는 줄고 있다며 이는 1차 의료시장의 과밀화를 초래,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동네의원들은 종사자 인건비를 대부분이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올려 고용창출과 소득재분배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이로 인한 경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짚은 대개협은 작년 동네의원폐업률이2.8%에 달한다. 최소한의 경영유지를 위해 현실적인 수가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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