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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늦었지만 정부가 분만 현장 위기 공식 인정한 것 의미 있다"

이정환 기자2026.05.26 16:27
[사진=freepik] ⓒ의협신문
[사진=freepik] ⓒ의협신문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분만 현장의 위기를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에 대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응급실이 환자를 받지 못해 진료가 지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및 응급 의료체계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보건복지부 보고에 따르면 ▲권역별 모자의료 네트워크 연내 전국 확대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이송전원체계 개선 ▲비수도권 중증모자의료센터 확충 및 지원 강화해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365일 24시간 대응체계 구축 ▲광주전라 이송혁신 시범사업 성공 모델 반영, 올 3분기 내 전국으로 조기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산부인과의사회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분만 현장의 위기를 정부가 스스로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이미 수년 전 시행됐어야 할 대책이었으며, 그 사이 무너져 내린 분만 인프라와 산부인과 의료 현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실제 효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아쉬움도 함께 전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수년 간 분만은 줄고, 분만병원은 문을 닫고, 산부인과 전공의는 떠나고, 야간휴일 분만 대응 인력은 사실상 소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받아줄 병원을 찾아 수십, 수백 킬로미터를 표류하는 상황은 단발적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붕괴의 결과라고 짚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동안 필수의료 살리기라는 구호만 반복했을 뿐, 현장이 실제로 살아남을 수 있는 보상인력법적 보호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이번 대책 역시 이 본질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는 한, 또 하나의 발표일 뿐 실효성있는 결과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전원이송체계 강화는 환영하지만, 그것은 받아줄 병원이 존재한다는 전제 위에서만 의미가 있다 ▲인력기준 완화는 해법이 아니라 위험신호다 ▲비수도권 지원은 검토 수준을 즉시 넘어서야 한다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 부담 완화는 속도가 핵심이다 ▲분만수가신생아 진료 보상은 가산 수준이 아니라 구조 개편 수준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중앙모자의료센터 전원전담팀 증원, 모자의료 정보시스템 개통, 헬기 연계 확대 등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에 실제로 진료할 의사간호 인력이 없으면 모든 시스템은 무용지물이라면서 정부는 이송 이전에 수용 가능한 병원, 즉 인력확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 지역 분만병원 전문의의 권역센터 당직 동원, 파트타임 근무 인정은 인력 부족을 행정적으로 봉합하려는 임시 조치에 가깝다면서 지금도 당직으로 지쳐있는 일선의 분만의들을 더 갈아 넣어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방식이며, 결국 또 다른 사고와 이탈로 돌아올 것이다. 근본 해법은 산부인과 인력 양성 구조, 보상 구조, 근무 환경의 전면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중증 모자의료센터 6개소 확충, 시니어 의사 인건비 지원, 국립대병원 산과 전임교원 증원 등은 모두 옳은 방향이지만, 이러한 정책은 수년 째 추진 예정 상태로 반복되어 왔다며 구체적 예산, 구체적 시점, 구체적 인력 규모 없이는 또 다른 공약에 그칠 것이다. 정부는 일정재원책임 부처를 명시해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배상책임 보장 확대, 불가항력 분만사고 국가보상 확대, 기소 제한 및 형 감면 등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분만을 포기한 의사는 이미 떠났고, 남아 있는 의사들마저 형사 위험에 노출된 채 진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법무부경찰청은 법 시행 시점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수사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 이는 의료계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국민 분만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라고 했다.

이 밖에 임신 주수미숙아 상태비수도권 가산 등은 필요한 조치이지만, 분만 자체가 이미 하면 할수록 손해인 구조에서 일부 가산은 현장을 되돌릴 수 없다. 분만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에 대해 필수의료 공공수가 체계를 별도로 설계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 현장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발표문으로만 소비한다면, 머지않아 받아줄 산부인과가 없어 산모와 아기가 사망했다는 비극이 더 이상 예외 사례가 아닌 일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책임은 현장을 지켜 온 의료진이 아니라, 정책 실행을 미뤄 온 정부에 있다고 분명히 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우리는 정부의 협력 요청에는 언제든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실행 일정과 재원이 명시되며, 의료진의 안전이 제도적으로 보장됨이 전제돼야 한다며 정부가 현장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을 수립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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