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폐세척액 액상생검' 연구 성과 다시 주목
고통스러운 조직검사 없이 폐세척액만으로 항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폐세척액 액체생검 기술을 다룬 연구 성과가 다시 한번 주목 받았다.
이계영 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장)가 최근 국제학술지 Translational Lung Cancer Research(TLCR중개 폐암 연구)로부터 Most Cited Paper Award(최다 피인용 논문상)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폐세척액은 기관지내시경 검사 중 기관지폐포세척술을 통해 얻어지는 식염수 기반의 체액으로, 종양 부위에서 직접 채취한다.
폐암 치료에서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유전자 변이 확인은 핵심 과정이다.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는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신 표적항암제를 쓸 수 있어, 치료 전 반드시 검사해야 한다.
문제는 기존 검사법이다. 표준 방법인 조직 검사는 폐 안쪽 깊숙이 바늘을 찌르거나 기관지경으로 조직을 떼어내야 해 환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계영 교수는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말초성 폐암, 특히 초기 폐선암의 진단에서 조직검사는 쉽지 않아 수술적 조직검사가 빈번히 일어난다라고 설명했다.
혈액으로 검사하는 혈장 cfDNA(cell-free DNA) 방법도 있지만, 혈액 속 종양 DNA 농도가 낮고 반감기가 2시간 미만이어서 민감도가 들쭉날쭉한 한계가 있다.
이계영 교수 연구팀은 이 두 가지 한계를 동시에 극복하는 방법으로 폐세척액 액상생검(BALF Liquid Biopsy)을 개발했다. 기관지내시경 검사 시 종양 부위에서 채취하는 기관지폐포세척액(Bronchoalveolar Lavage FluidBALF/폐포까지 닿는 세척액)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계영 교수는 기관지폐포세척은 폐암을 진단하기 위해 이미 시행하는 기존 검사 절차라며 별도의 추가 침습 없이 이 과정에서 채취한 세척액만으로 유전자 검사까지 함께 수행할 수 있어 환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세척액 속에 떠다니는 세포밖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EV)에 주목했다. 세포밖소포체란 암세포를 포함한 거의 모든 세포가 방출하는 나노미터(nm) 크기의 미세 입자다. 이 입자 안에는 모세포의 유전 정보를 담은 이중가닥 DNA(dsDNA)가 포함돼 있다.
폐암 세포는 종양이 있는 부위, 즉 종양 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TME)에 세포밖소포체를 풍부하게 방출한다. 기관지폐포세척액은 그 부위에서 직접 채취되기 때문에, 혈액보다 훨씬 높은 농도로 종양 유래 세포밖소포체를 포함하게 된다.
연구팀은 현재 폐세척액에서 세포밖소포체 내 DNA와 cell-free DNA를 효과적으로 분리하는 DNA 추출 키트(kit)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으며, 추출된 BALF cfDNA를 이용해 real-time PCR 방법으로 EGFR 유전자변이를 검출하는 키트(kit)도 개발해 현재 식약처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연구는 2016년 10월2017년 12월 건국대병원에서 비소세포폐암(NSCLC)으로 진단받은 13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직 검사 기준으로 전체 환자의 39.4%(54명)가 EGFR 변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폐세척액 기반 검사의 전체 민감도는 76%, 특이도는 87%였다. 눈에 띄는 점은 병기가 진행될수록 정확도가 뚜렷하게 올라갔다는 사실이다. 조직 전이가 동반되는 4기 환자에서는 일치율이 92%에 달했다. 특히 4기에서는 조직 검사로 확인된 EGFR 변이 양성 31명을 모두 잡아냈을 뿐 아니라, 조직 검사에서는 음성이었던 6명에서 추가로 변이를 탐지했다. 이는 종양 부위에서 직접 채취한 세척액이 혈액이나 조직 소량 채취보다 종양 DNA를 더 풍부하게 포함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계영 교수는 특히 진행성전이성 폐암 환자에서 조직 확보가 어렵거나 검체량이 부족한 경우, 이 방법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상 논문은 폐세척액 액상생검 기술을 처음 학술적으로 입증한 선도 연구다.
이계영 교수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224명으로 대상을 넓혀 민감도 97.8%, 특이도 96.9%, 일치율 97.7%를 확인(Cancers, 2022)했으며, 진단 후 즉각적인 EGFR 검사와 신속한 치료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전향적 임상 2상 연구(TLCR, 2023)도 발표했다.
이계영 교수는 폐암 비침습 정밀 진단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폐세척액 액상생검을 개발하고 국제 SCI급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한폐암학회 이사장한국세포밖소포체학회장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분자폐암연구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출됐다.
- 프로포폴 처방 때 환자 투약내역 확인 '권고'
- 공보의·군의관 줄지 않는 '3년' 복무…의료계, 국회와 여론 환기 총력
- 경북 보건단체, '제13회 캄보디아 해외 의료봉사 해단식' 개최
- 복지부, 비정상·가짜진료 조사 위해 전문가평가제 활성화 추진
- 박형욱 교수, 이소희 '의료사고 사각지대' 주장에 "과장·선동" 비판
- "군의관·공보의 군사훈련기간, '복무기간'으로 산정해야"
- 중환자 관리 패러다임 "병상 수에서 치료 역량 중심으로"
- 전쟁의 땅 우크라이나에 심는 재활치료 '씨앗'
- ADC 급여 이후 '바벤시오' 높은 순응도로 포지셔닝?
- 출생아 7년만에 최대...산부인과·소청과는 왜 웃지 못하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