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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비의료인 문신, 무면허 의료행위 아니다"

송성철 기자2026.05.22 16:52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문신 시술업자 A씨와 B씨의 상고심(2022도13370, 2021도15611)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과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각각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문신 시술업자 A씨와 B씨의 상고심(2022도13370, 2021도15611)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과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각각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비의료인이 행하는 통상적인 문신 시술은 의료법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규정해 처벌해 온 1992년 이후 34년 동안 유지하던 사법부의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문신 시술업자 A씨와 B씨의 상고심(2022도13370, 2021도15611)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과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각각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비의료인의 통상적인 서화 문신미용 문신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된다고 한 대법원 판결(2004도67391도3219 판결)을 비롯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변경한다면서 피고인이 한 문신행위는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한다고 판결했다.

A씨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지난 2019년 5월 27일경 문신용 기계에 염료를 주입한 뒤 고객의 오른팔 피부에 상처를 내어 글귀를 새기는 이른바 레터링 문신 시술을 하고 대가로 35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원심(수원지법)은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보아 유죄를 선고했다.

B씨는 2020년 112월경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두피문신시술을 하여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 1심과 원심(서울서부지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의료법상 의료행위의 개념이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시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서화문신과 미용문신은 개성과 미적 취향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질병 예방치료와 무관하며, 시술자와 피시술자 모두 의학적 전문지식에 기초한 행위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문신 시술에 수반되는 보건위생상 위해 우려 역시 현대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바늘 깊이를 자동 조절하는 타투 머신이 대중화되었고 일회용 바늘, 멸균기, 소독제 등 위생용품 사용이 보편화되어 부작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문신용 염료는 관련 법령에 따라 관리하다가 2025년 6월부터 위생용품 관리법상 위생용품으로 편입돼 안전관리를 한층 강화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번 판례 변경에는 문신을 대중적인 문화로 받아들이는 국민적 인식 변화와 정부의 입법 동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대법원은 성인 인구의 상당수가 이미 문신을 경험했으며, 병역판정 신체검사나 경찰공무원 채용 시 문신 관련 판단 기준이 대폭 완화된 점도 의료행위 변화의 근거로 꼽았다.

특히 대법원은 2025년 10월 28일 제정, 2027년 10월 29일 시행을 앞둔 문신사법(법률 제21070호)을 들면서 이러한 입법은 문신행위에 대한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그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현저히 변화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신사법은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받은 문신사의 자격과 위생 교육, 안전관리 의무 등을 규정했다. 문신사법은 국가시험면허 관리위생 교육 등 준비 기간을 고려해 시행일을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로 했다. 법률 시행 이후 최대 2년간 임시등록면허 취득 유예 등 특례도 부여했다.

대법원은 오직 의료인에게만 문신 시술을 허용하고 비의료인에게 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서화문신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의 일반적 인격권, 행복추구권,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에 이를 수 있다면서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필요성을 짚었다. 일반적으로 단지 문신 시술만을 업으로 삼으려는 일반인에게 취득이 극히 어려운 의료인 자격 취득을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비의료인의 직업 선택 자유를 전면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판결을 선고하면서 비의료인의 문신 행위를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한 2004년 선고(2004도673)를 비롯한 종래의 대법원 판결을 모두 변경한다고 밝혔다.

의학계와 의료계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례 변경과 관련해 문신사법 시행일(2027년 10월 29일)까지 법률 공백을 우려했다.

보건복지부가 문신사법 시행을 준비하기 위해 추진한 문신사법 시행 준비 자문단은 대표성 논란 끝에 무산된 상태다.

이에 따라 당장 시급한 위생 및 안전관리 등에 차질이 발생, 소비자의 건강 보호 장치에 적신호가 켜졌다.

의학계는 비의료인의 피부 침습 행위인 문신으로 인한 부작용합병증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 기준과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기준과 관리 없는 제도화는 국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문신 시술 공간과 상담대기 공간을 분리하고, 혈액체액이 스며들지 않는 비다공성 재질의 바닥가구 등을 배치해야 한다며 시술 중 발생하는 감염원을 차단하기 위한 환기 시스템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부과학회는 문신 바늘은 진피층과 직접 접촉하는 침습 도구인 만큼 소독이 아닌 멸균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면서 일회용 바늘 재사용 금지와 문신 보조 도구의 교차오염 방지 가이드라인도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신용 염료의 안전성 확보 문제도 짚었다.

이재만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문신 염료는 안료매개체방부제분산제 및 안료 생산 부산물이 혼합된 복합물질이라면서 문신 염료로 인한 감염알레르기 반응육아종 등의 합병증과 인체대사 과정을 통해 분해되면서 면역반응과 인체 유해 독성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만 정책이사는 문신 색소 분해 산물의 발암성과 전신 독성을 비롯해 심각한 건강 위험 가능성에 관한 의학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법 시행과 임시 면허제도 도입 과정에서 ▲위생감염관리 ▲건강검진 ▲위생교육보수교육 ▲안전장비시술 기준 ▲감염사고 대응체계 ▲보험배상 제도 ▲시설 관리인증제 ▲윤리동의 절차 ▲시험면허 관리 ▲공중보건 영향 등의 문제를 선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문신사법 시행에 앞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세부 추진 과제로 ▲감염위생관리 교육과정 표준화: 의협 산하 감염관리 전문위원회의 교과 과정 설계와 위생감염응급처치 등을 포함한 표준교재 발간 ▲건강검진 및 감염병 관리: 문신사 건강검진 항목(간염HIV결핵 등) 제안, 검진 결과 미이행 시 면허 갱신 제한 ▲위생시설 인증제 참여: 시설 인증과 점검 프로세스에 의료전문가 참여, 위생기준 준수 여부 확인 ▲감염사고 대응 네트워크 구축: 지역 보건소질병청의협 간 보고체계를 설계, 감염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과 협력해 치료 프로토콜 제공 ▲사용 염료 안전성 확보: 염료는 체내에서 수년에서 수십 년간 잔류하므로, 의약품과 동일한 수준의 안전성 확보 ▲전문의약품 엄격한 관리: 전문의약품 유통사용 시 기존 의료법약사법 준수, 일반의약품 허용 규정 검토 ▲국민안전 홍보 및 인식 개선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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