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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사법 '맹공' 나선 국힘 의원들 "처방 한 단어론 환자 못 지켜"

홍완기 기자2026.05.22 14:57
(왼쪽부터)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의협신문
(왼쪽부터)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의협신문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우려를 제기하며 법안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의료계 쟁점 법안으로 떠오른 의료기사법 개정안은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계속심사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법안 통과를 추진했던 더불어민주당 복지위 위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통합돌봄 방해 행위라는 취지의 비판 성명을 내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 간 장외 공방도 격화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통합돌봄의 취지와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재 논의 중인 정부 수정안이 책임 구조와 관리 체계가 불명확해 환자 안전과 의료현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의 통합돌봄 방해 주장에 대해 저열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국민건강과 환자안전이 걸린 입법을 충분한 검토 없이 처리할 수는 없다며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조문상 문제점과 환자안전 우려, 현장 혼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지적했고, 그때마다 정부가 수정안을 보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애초 법안의 완성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통합돌봄지원법은 이미 지난해 본회의를 통과했고 올해 3월 시행됐는데, 이제 와 법안 처리가 늦어졌다고 야당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법안소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를 근거로 ▲의료인과 의료기사 간 업무관계 변화에 따른 직역 갈등 우려 ▲의사와 의료기사 간 직접적 지휘감독 관계 배제 가능성 ▲지도와 처방 개념 혼용에 따른 해석상 혼란 등을 핵심 문제로 제시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대법원은 의료기사 제도에 대해 의사의 지도 아래 제한적으로 의료행위를 수행하도록 허용한 것이라고 판단했고, 헌법재판소 역시 의료기사 업무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반드시 의사의 지도 아래 수행돼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분한 숙의 없이 법안을 통과시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통합돌봄은 각 직역 간 유기적 협력이 중요한데, 준비되지 않은 입법으로 현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의사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의사 출신인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성명을 사실관계와 쟁점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집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통합돌봄의 취지와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법을 충분한 검토 없이 밀어붙이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민생 외면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도와 처방 개념이 함께 사용되면서도 책임 범위와 법적 정의가 정리되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할 경우 국민 안전 공백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로 몰아가는 것은 불필요한 직역 갈등을 조장하는 행태라며 통합돌봄이라는 명분 뒤에 복잡한 쟁점을 덮어두고 정치적 이벤트처럼 법안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역시 의사 출신인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도 앞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수정안에 대한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안 성격의 별도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한 의원은 정부 수정안은 환자안전보다 책임 공백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며 의료는 단순히 처방 한 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위험을 재평가하며 문제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문재활 체계가 처방 중심으로 전환될 경우, 의사는 환자 상태 변화를 몰랐다, 의료기사는 처방대로 했다, 의료기관은 관리 책임이 제한적이라고 주장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며 결국 가장 큰 피해는 환자와 가족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미애 의원은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둘러싼 이른바 5대 공백 문제를 집중 제기한 바 있다.

김 의원이 제시한 5대 공백은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 불명확 ▲의료기관 외 처방 전달 구조 미정립 ▲방문재활 서비스의 법적 성격 불명확 ▲약사법 수준의 관리통제 체계 부재 ▲해당 행위의 의료행위 여부 불분명 등이다.

특히 처방 전달 구조와 관련해 현행 의료법상 처방전은 진찰한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교부하는 구조인데, 의료기관 밖에서 이뤄지는 처방은 전달 방식 자체가 정리돼 있지 않다며 처방전을 환자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특정 의료기사를 지정할 수 있는지, 제3자 전달이 가능한지조차 설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방문재활의 법적 성격에 대해서도 의료행위라면 의사의 관여와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하고, 의료행위가 아니라면 별도의 법적 근거와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약사법은 처방조제투약 전 과정을 엄격히 관리하지만 방문재활은 수행 기준, 기록, 보고, 감독, 책임 구조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며 기본적인 사항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의료계는 이번 법안소위 계속심사 결정에 대해 환자 안전과 의료체계의 기본 원칙을 지키기 위한 우려가 국회에 전달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논의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라며 지속 대응 방침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2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계속심사는 종결이 아니라 보류인 만큼 향후에도 법안 추진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며 의료체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사와 치과의사들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민생을 외면해서가 아니라 환자 안전의 공백과 책임 혼선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보다 더 본질적인 민생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방문재활은 이미 재활의료기관 수가 시범사업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며 통합돌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은 의료기사법 부재가 아니라 서비스 설계 구조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의 지도감독 없이 단순 처방의뢰만으로 의료기사 업무가 독자 수행될 경우 환자 상태 변화 판단과 위험 상황 대응, 책임 소재에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의사의 지도감독이 배제된 의료행위는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대안적 제도와 법안 논의가 이미 제시돼 있음에도 굳이 처방의뢰 중심 구조를 고집하는 것은 특정 직역의 업무 범위 확대를 위한 졸속 입법으로 비칠 수 있다며 보건의료정책과 입법은 현장 의료전문가들과 충분한 숙의를 거쳐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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