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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과다출혈 사망…법원 "의료과실 인정 어려워"
분만 과정에서 과다 출혈로 사망한 산모의 유족이 담당 산부인과 의사들을 상대로 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법원은 의료진이 당시 의학적 기준에 따라 최선의 지혈 처치와 전원 조치를 다했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A씨의 남편과 자녀 등 유족 3명이 산부인과 전문의 B씨와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모두 원고들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지난 2024년 5월 20일 경기도 ▲▲시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발생했다. 과거 자연분만 경험이 있던 경산모 A씨는 이날 오전 7시경 유도분만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오전 8시부터 자궁수축제인 옥시토신을 투여하며 분만을 시도했으나, 경막 외 마취 등의 영향으로 A씨가 힘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자 제왕절개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수술을 준비하던 중 분만이 급격히 진행되자 의료진은 다시 자연분만을 시도했고, 오전 11시 43분경 회음부 절개를 거쳐 2.79kg의 여아를 분만했다.
문제는 출산 직후 발생했다. 오전 11시 45분경 A씨의 자궁 수축이 약해지면서 질 출혈이 확인됐다. 담당 의사인 C씨는 질강 내부 열상을 확인하자 자궁수축제를 추가 투여하고, 자궁 마사지를 시행했다. 출혈이 울컥거리며 지속되자 C씨는 오전 11시 54분경 병원 운영자인 산부인과 전문의 B씨를 호출했다. B씨는 곧바로 수술실에 합류해 질강 내 열상 부위를 봉합하며 출혈 부위를 지속해서 확인했다.
의료진은 낮 12시 1분경 복부 초음파를 시행, 자궁 수축 상태가 양호하고 잔여 태반이나 혈종이 없음을 확인했으나, 질 출혈이 멈추지 않자 12시 10분경 수혈 준비를 시작했다. 이어 12시 20분경 보호자에게 상급병원으로의 전원 가능성을 설명한 뒤, 12시 26분경 자궁 내 출혈을 물리적으로 압박하는 바크리(Bakri) 풍선 삽입 시술을 시행했다. B씨는 K병원L병원J병원 등 인근 대형병원에 연락하며 이송이 가능한 곳을 물색했다.
오후 12시 41분경 수혈을 시작했으며, 12시 45분경 인근 J병원으로부터 환자 수용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전원을 결정했다. 당시 A씨는 혈압이 80/50mmHg까지 떨어지고 의료진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의 졸림(drowsy) 상태였다. 오후 12시 55분경 의사 C씨와 간호차장이 구급차에 동승, 자궁 마사지와 상태 감시를 이어가며 A씨를 J병원으로 이송했다.
오후 1시 15분경 J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으나 과다 출혈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오후 2시 13분경 심정지가 발생했다. J병원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출혈 억제를 위해 초응급 자궁적출수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A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당일 오후 6시 3분경 사망했다.
유족 측은 의료진이 산도 열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궁경부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자궁경부 열상을 방치했다면서 전원이 필요한 상황임을 인지하고도 뒤늦게 병원을 알아봐 전원 조치를 지연했다고 주장하며 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질벽과 자궁경부는 서로 붙어 있어 일반적으로 내진과 질벽 봉합 시 자연스럽게 관찰되었을 것이라며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2007년 5월 31일 선고 2005다5867 판결2009년 12월 10일 선고 2008다22030 판결)를 인용해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손해가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분만 후 사망을 야기할 정도의 자궁경부 열상이 있었다거나 산후 출혈이 자궁경부 열상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단정할 객관적 근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전원 지연 과실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상급병원에 환자 수용 및 처치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필수적이므로 일정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면서 의료진이 전원을 고려해 상급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한 오후 12시 26분부터 전원이 결정된 12시 45분까지 수혈, 바크리 삽입 시술, 자궁 마사지, 자궁수축제 투여 등 출혈에 대한 처치를 계속하는 사이 상급병원을 알아봤다고 판단했다.
한편 유족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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