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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특사경? "의료 현장, 상시 수사 체계로 편입될 수도"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제도 도입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의료계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 전문가들이 행정조사권과 수사권이 결합될 경우 의료현장은 사실상 상시 수사 체계에 놓이게 된다며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압수수색긴급체포디지털 포렌식 등 강제수사 권한이 의료기관 단속에 직접 활용될 경우 필수의료 위축과 인권침해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경찰공단의료계가 참여하는 합동감사기구 설치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20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의료정책포럼 특별사법경찰제도 무엇이 문제인가?에서는 특사경제도의 구조적 한계와 의료 분야 도입 시 파장에 대한 법조계의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최병일 변호사(법무법인텍스트)와 김해영 변호사(법무법인우면전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는 발제를 통해 공통적으로 행정조사권과 수사권의 결합이 인권침해와 권한 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 논의와 관련해 의료 현장이 상시 수사 체계로 편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최병일 변호사는 특사경 제도의 가장 큰 문제로 행정 공무원의 이중적 지위를 꼽았다.
최 변호사는 행정 공무원이 행정조사와 수사를 동시에 수행하게 되면 어느 시점부터 형사 절차가 적용되는지 경계가 불분명해진다며 권한 확대 해석과 절차 남용 위험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노동 분야 사례를 들며 근로감독관이 진정 사건 조사 단계에서는 행정조사를 하다가, 이후 특사경으로 전환해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행정조사 단계에서 확보한 자료를 사실상 탈법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출입국 단속 사례도 언급한 최 변호사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과잉진압, 무단 주거침입, 특사경이 아닌 일반 공무원의 현장 투입 등 인권침해 사례가 반복됐다며 건보공단 특사경이 도입되더라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 과정의 문제도 지적됐다.
특사경은 압수수색 이후 선별 압수와 전자정보 분석 과정까지 검사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지만 실무에서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며 법원도 이를 내부 절차 정도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어 현장에서는 절차 위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수사기관과 달리 행정기관 특사경의 압수수색은 행정권 행사처럼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에서는 인권보호보다는 단속 중심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특사경 제도 전반의 구조적 문제도 짚었다.
최 변호사는 사법경찰관이나 특사경은 사건을 송치한 뒤 불기소가 되거나 결과가 뒤집혀도 사실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이 인사 평가 등에 반영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청 폐지 이후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 체계를 어떻게 유지할지 명확한 입법적 정비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까지 부여하면 현장의 혼란과 권한 남용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영 변호사는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문제를 보다 강도 높게 비판했다.
건보공단은 이미 병원 데이터를 거의 모두 보유하고 있고, 사무장병원 의심 지표만 70여 개 이상 관리하고 있다며 이런 기관이 수사권까지 가지게 되면 의료기관에 대한 상시 감시 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는 공단이 의심 사례를 경찰에 넘기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지만, 특사경 권한이 부여되면 공단이 직접 수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며 행정조사와 형사수사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공단은 급여 지급자이면서 환수 기관이고 동시에 수사기관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며 보험사가 경찰권까지 갖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재정 절감 목표가 설정되면 결국 의료기관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사경이 한 번 현장에 들어오면 의료기관은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또 의료법상 상당수 조항이 징역 3년 이상 범죄로 규정돼 있어 긴급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행정 문제가 곧바로 형사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의료 분야에 대한 형사적 접근이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김 변호사는 산부인과 의료사고 사건에서 1심 실형 선고가 나오자 산부인과 의사들이 대거 분만을 포기했던 사례가 있다며 의료행위를 잠재적 범죄로 보는 시각이 강화되면 결국 의료인은 고위험 진료를 회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사경이 도입되면 진료 행위 하나하나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의료 현장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며 특히 필수의료 분야 위축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두 변호사는 공통적으로 특사경 제도 개선을 위해 ▲행정조사와 수사의 명확한 구분 ▲직무 범위의 법률상 구체화 ▲디지털 포렌식 절차의 법제화 ▲수사권 행사에 대한 실질적 통제장치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 특사경, 사무장병원 못 잡고 의료현장만 위축
토론자들은 공단 특사경이 사무장병원 근절이라는 명분과 달리 실제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의료기관 대상 과잉수사와 행정권 남용 위험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행 형사사법체계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사권 확대를 서두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장욱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건보공단이 주장하는 전문성과 효율성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장욱 교수는 공단은 급여 자료와 현지조사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주장하지만 이는 행정조사와 급여관리 영역의 전문성이지 형사수사 전문성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공단의 전문성은 중립적 수사 전문성이라기보다 보험재정 관리 전문성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특사경 제도가 도입되면 급여 삭감 논리가 형사처벌 논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행정상 위법과 형사상 범죄의 경계가 흐려지고 과잉수사 위험도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공단 특사경이 비용 효율적이라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장 교수는 공단 역시 순환보직 체계라 장기적인 수사 전문성 축적이 쉽지 않다며 결국 신규 인력 충원과 조직 확대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순한 비용 절감 제도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신고포상금 제도 확대를 제시하면서 사무장병원 문제를 공권력 직접 통제보다 사회적 감시체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와 내부 종사자의 신고를 활성화하면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예방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형사처벌은 최후수단이어야 한다며 보험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다양한 수단이 있음에도 특사경은 가장 강력한 규제방식으로, 최소침해 원칙 측면에서 문제가 크다고 강조했다.
전성훈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는 현장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특사경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전성훈 이사는 검사의 지휘감독 권한이 약화되는 방향으로 형사사법체계가 개편될 경우 사실상 공단 실무자가 최종 의사결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순환보직 구조상 전문성 축적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비공무원 조직에 대한 수사권 부여 사례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비공무원 특사경은 장소적 특수성이나 긴급성, 불가피성이 인정되는 영역에 제한적으로 허용돼 있다며 전국 어디서나 활동하는 공단 직원에게 같은 수준의 권한을 부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사무장병원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전 이사는 과거처럼 비의료인이 직접 병원을 운영하는 형태보다 최근에는 MSO(병원경영지원회사) 방식으로 진화했다며 제도 환경은 바뀌고 있는데 과거 방식의 단속 논리로 특사경을 확대하려는 것은 시대 변화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행 조사 체계의 문제도 언급했다.
전 이사는 행정조사와 수사의 경계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현장에서는 사실상 압수수색과 유사한 자료 확보가 이뤄지고 있다며 행정조사와 수사 전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훈정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장은 특사경은 사후 대응 방식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고 비판했다.
좌 회장은 지금의 사무장병원은 과거처럼 단순한 통장 관리 방식이 아니라 MSO생협 형태 등으로 이미 진화했다며 특사경이 이런 구조까지 실질적으로 단속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수사가 시작될 시점이면 자금은 이미 빠져나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의협은 오래전부터 사후 단속보다 의료기관 개설 단계에서 사전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건보공단 현지조사 과정에서의 불신 문제도 거론했다. 좌 회장은 현지확인 과정에서 법과 맞지 않는 요구나 과도한 압박을 경험했다는 의료인들이 적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특사경 권한까지 부여하면 결국 진료비 환수 영역까지 수사권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검찰경찰공단의료계가 참여하는 합동감사기구 설치 등을 제안했다.
김광현 입법조사관은 공단 특사경 도입 필요성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의 도입에는 신중론을 폈다.
김 조사관은 사무장병원 수사가 지연되는 현실과 자금 흐름 추적의 어려움 때문에 특사경 논의가 나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사경 권한을 논의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특사경 조직은 일단 권한이 부여되면 조직 확대와 실적 압박이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며 실적을 유지하기 위한 무리한 수사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수사 범위 확대 가능성에 대해 사무장병원 수사 과정에서 다른 사안들이 발견되면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며 향후 의료사고 영역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부 특사경 인력 보강이나 경찰공단 협업팀 운영 등 절충적 대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며 수사 지연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행정 문제는 행정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며 형사는 최후수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과장은 현재 공단과 심평원도 사전 감시와 분석을 위한 다양한 장치를 갖고 있다며 굳이 새로운 옥상옥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특사경 권한이 부여되면 단순 청구 오류나 해석 차이까지 형사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의료현장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처럼 바라보는 구조적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말 특사경이 필요하다면 엄격한 자격시험과 외부 감독체계, 조사 전 과정 녹화, 피조사자 권리 고지 등이 전제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공단과 의료계가 대립만 할 것이 아니라 거버넌스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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